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안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격동의 세월은 근대에 들어 많이 겪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그다지 큰일을 겪지 못했다.
우리에게 테러나 전쟁은 다른나라의 일로 여겨졌고 앞으로도 우리가 그런 일에 휘말려 들 일은 없어 보였다.
그것은 국민들 뿐 아니라 국회의원, 정부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테러는 우리와 전혀 관련없는 일이며 국제사회에서 그들이 그러한 극단적인 것과 마주칠 일은 없어 보였다. 당연히 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교육이나 정신 대비가 되어있을 리가 없다. 대사관이든, 외교부든 모두 그냥 동네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저씨들일 뿐, 테러에 대한 예방법이나 대처법, 협상법 등에 대한 경험도 전무한 소위 '면사무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무원' 일 뿐이다.
그러한 우리나라가 이제 미국에게 질질 끌려 테러의 위협이 있는 전장으로 끌려갔다. 그동안 방안에 앉아 TV 나 보며 앉아 총 쏘는 법도 잊어버리고 있던 땡보 PX 병이 전쟁이 터져 총탄이 빗발치는 최전선으로 던져진 것과 같다.
끌려가자마자 테러라는 총탄이 여기저기 날아든다. 그러나 그는 전쟁을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 어떻게 싸우는지 모른다. 총 쏘는 법도 모르겠다. 우왕좌왕 할 뿐..
테러와 전혀 관련없을 거라 생각하고 안일한 공무원 생활을 계속하던 외교부 직원들... 어느날 AP 통신에서 한국인이 테러단에 잡힌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이 아저씨들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 '어.. 그러니까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지?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뭐 큰일이야 벌어지랴. 대충 넘기고 일단 오늘 퇴근해야지. 진짜면 다시 연락이나 그런게 우리 윗사람에게 오겠지 뭐'
이러한 국제 분쟁문제나 테러문제에 대해 경험도 없고 별로 쓸 일도 없을 거라 생각했으므로 대처 시스템 역시 그냥 평소 형식적으로 파일에 책읽듯이 대충 짜여져 있다. 그러한 , 탁상공론식으로 머리속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짜여진 시스템이 실제 쓸 순간이 닥치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민 한사람이 당장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협상해야 하는지는 물론 아예 직접 접촉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다. '어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는거야 이거 설마 진짜 죽이진 않겠지?' 결국 테러집단과의 접촉은 하지도 못했으며 그대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우리나라는 온실속의 화초였다. 윗대가리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에게 '대 테러' '외국과의 협상' 그런 거창하고 솜씨가 필요한 일은 무리이다. 마치 방위가 전쟁나서 적 특전사와의 백병전 앞에 던져진 것과 같다. 그냥 그날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회사의 무능한 전무 한사람이 '너도 그래도 우리 회사 사람이잖아' 하고 외국 바이어와의 협상 자리에 턱 앉혀진 것과 같다.
더이상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어리버리를 까면 안된다. 무역이고 외교고 협상이고간에 더이상 이대로는 안된다. 무역은 옛날 무조건 걸어잠그고 세상 장사 돌아가는 이치 모르고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우린 안사 팔기만 할꼬야 그러면 돈벌리겠지 흐흐' 라는 식으로 하다가 국제사회에서 경제 말아먹었고, 외교는 뭔가 변변하고 큰 국제활동 한번 안해본,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백면서생처럼 국제물정 모르고 어리버리 '테러는 뭐지?' 하다가 테러 당하고..
이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우리 자신을 국제사회에 내던져라. 그래서 부딪히는 것들을 직접 체험해 보면서 그에 대처하는 실무법들을 익혀야 한다.
그냥 해외에 나가있는, 하루 대충 보내고 퇴근하면 되는 면사무소 해외지사처럼 생각하는 대사관 놈들 역시 직접 대사관에 테러도 당해보아야 직접 발로뛰며 해외에서의 위험한 일들에 대처하는 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마냥 어리버리 까지 말자. 언제나 우리를 보호해주는 든든한 엄마인줄 알았던 미국이 '너도 일해!' 하고 길거리에 우리를 내던졌다. 그렇다면 뒤늦게라도 그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지. 얻어터지고 또 때려가면서라도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지. 내던져졌다고 벌벌 떨며 웅크려 길가에서 울고 있기만 하면 결국 맞아죽든 굶어죽든 죽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