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정치얘기하다가 몇번 심하게 싸운 후로 서로 의식해서 정치얘기는 그동안 피했습니다.
오늘 대화하는데 어머니가 먼저 사람들이 선동당해서 철도파업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오유에서 본 자료들 토대로 잘 설명해 드렸더니 그건 일단 두고봐야 한다고 하시면서 종교인들도 선동당했다고 말을 돌리시더군요.
집안이 천주교 집안이라 종교인들 시국선언에 마음을 조금 돌리실줄 알았는데, 전라도에서 선동당한 종교인들끼리만 또 난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아니다, 지금 티비에서 일부러 안 보여주는것이지 불교랑 개신교까지 난리가 났다, 해도 무슨소리냐, 티비에 다 나온다. 전라도사람들만 선동당해서 그러는거다 그러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국정원 얘기를 다시 하시는데 예전에 제가 말할때는 대선개입 안했다더라, 뉴스에 그렇게 나왔다. 그러시더니 지금은 원래 어느 정부나 국정원은 항상 개입해왔다. 박근혜는 잘할 것이다. 믿고 기다려야한다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 너도 항상 좌경세력한테 선동당해서 걱정이다. 정신차려라 그러시는데 제가 또 대답하면 예전처럼 목소리 커지고 끝없이 싸우게 될것같아서 그냥 어머니, 지금 평가내리지 말고, 그냥 한번 두고 보세요. 그러고 대화를 끊었습니다.
우리 어머니 정말 평생 순하게 아버지 뒷바라지 잘 하시고 정직하게 일하면서 사신분입니다. 욕하시는거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어요. 정말 법 없어도 살 사람이 우리 어머니입니다. 근데 유독 정치얘기만 나오면 사람이 확 바껴버립니다. 마지막으로 심하게 싸웠을때는 저한테 빨갱이소리까지 하셨어요.
저 말고도 비슷한 다른 부모님들도 많으실꺼라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저 박정희 시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세뇌당해온 결과인데요... 그냥 이제 부모님세대는 놔드려야 겠습니다. 어차피 이젠 깨어있는 젊은이들이 점점 투표권도 많이 가지게 될테고.
다만, 지금 위정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언론들, 혹시라도 세상이 그냥 유야무야 넘어간다 해도 전 제 자손 대대로 가르칠껍니다. 그 시절 언론은 저열하고 또 비굴했다고. 부모님한테 빨갱이 소리 듣게 만든 원흉이니깐요.
하도 답답해서 한탄좀 늘어놔봤습니다... 철도 노조원분들 국민을 위해 대신 고생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마음속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