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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밥 맛있게 먹어본 기억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military_45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eEtranger
추천 : 3
조회수 : 104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7/02 22:12:1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66730
 
이 글 보고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11년도 군번 홍천에서 중대보급병으로 전역해서 예비군 2년차인 꼬꼬마입니다 ㅎㅎ
 
위 글 리플 보니 다 같은 통조림으로 만드는 짜장면이니 부대마다 맛이 다를 리가 없다고 한 리플이 있더라구요.
 
제 경험으로 말해보자면 -_-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 부대 밥은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가끔 나오는 해물비빔소스 비빔밥이 도저히 못먹어줄만한 거라는 걸 빼면 그냥저냥 먹어줄 만한 그런 퀄리티의 짬이 나오는 부대였죠.
 
그러다 제가 상병 꺾일 때쯤 해서 저희 부대가 홍천지역 유해발굴단에 동원되게 되었습니다.
 
부대는 홍천 중심부에 있고 유해발굴 현장은 홍천 가장자리에 있어서 도저히 대대에서 식사추진해오기는 무리라
 
저희는 근처에 있는 3X 전차대대로 식수를 넘기고 거기서 해주는 밥을 한 달간 받아오게 되었습니다.
 
 
저를 처음 놀라게 했던 사건은 빵식을 하던 날 일어났습니다.
 
배식당번인 저희들은 중대원들보다 보통 한시간 반 정도 일찍 일어나 식사추진을 갑니다.
 
잠이 부족해서 식관을 준비시켜놓고 비몽사몽한 가운데 식당에 엎드려 식사가 준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
 
 
 
어디선가 솔솔 바닐라 향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갓 만든 빵에서 나는 기분 좋은 빵 냄새. 은은하게 풍기는 바닐라 향.
 
 
 
그 향기의 근원을 찾아 식당으로 들어가봤는데 웬걸
 
 
 
빵을 찌고 있더군요.
 
 
 
밥 만들 때 쓰는 그 둥그런 밥솥 아시죠?
 
 
그 밑에 10파이 철근을 용접해서 찜기를 만들어 깔아두고
 
 
300개 가까이 되는 빵을 일일이 하나하나 다 까서 찌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패티
 
패티를
 
굽습니다
 
삶는게 아니라 구웠다구요
 
 
 
 
 
그렇게 충격쇼크를 받고 전차대대에서 받아온 빵과 패티, 스프 등이 담긴 식관을 배식대에 놓고
 
하루 종일 삽질하고 돌아와 허기 레벨이 맥스로 치닫고 있는 백여명의 중대원 앞에서 식관 뚜껑을 열었는데
 
군인이 좀비되는거 한순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식간에 동나는 햄버거들
 
 
 
이외에도 전차대대 취사병들은 여러 번 저희를 충격에 빠뜨렸는데
 
양념치킨 소스를 직접 만든다든가
 
그 직접 만든 소스에 치킨을 볶아서 준다든가
 
비빔밥에 들어갈 계란을 삶지 않고 후라이로 해준다든가
 
후라이드 치킨이 나오는 날 뚜껑을 꼭 닫지 말고 가라고 그래야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든가
 
 
등등이 있었죠
 
전 이 대대에서 짜장면이 나왔다면 아마 짜장소스 직접 볶아서 줬을 거라고 감히 장담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분들은 저처럼 '짬' 말고 맛있는 '밥' 먹었던 기억 없으신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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