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 두번째 이야기 주제로 출산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사실은 군대와 출산을 한번에 이야기하며, 남녀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서로를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도 고민해 보려 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두번에 나누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주제였던 군대에 관한 글은 아래에 링크로 가보시면 볼 수 있습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isa&no=357186&s_no=357186&page=9 : 정의로운 사회 (1. 군대)
이 후 부터는 글의 성격상 존칭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시간에 다루었던 군복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남성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계층인 여성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공격을 받는 여성들이 내놓는 카드로 출산이 종종 이용이 된다. 남성들은 군복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지지만, 여성들은 출산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는 군복무는 출산과 같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가능하다. 사회적 책임의 종류가 군복무이냐 출산이냐 혹은 다른 무엇인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책임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 없이 다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군복무라는 사회적인 책임과 출산이라는 사회적 책임이 동일한 책임가치로 이야기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남성들은 군복무는 법적인 강제성을 가지고 있고, 여성의 출산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출산은 아무런 강제성도 갖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출산의 강제성만이 이해된다면 출산과 군복무라는 두 가지의 사회적 책임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고 있지 않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자. 남녀가 결혼을 통해 하나의 가정을 이루었다고 하면, 일반적인 경우 우리사회의 부모님들은 여성의 임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여성은 이런 부모님의 기대에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어떠한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주는 인식에서오는 강제성이 법적인 강제성에 우위에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현재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률이 1보다 작은 값을 갖진 않는다. 이는 평균적으로 우리나라의 부부들이 1명 이상의 자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된다. 이는 기혼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1번 이상의 출산을 경험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낮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할 점은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 결합하여 2명의 아이를 낳아야 사회적 숫자가 유지될 수 있는 부분에서의 출산률이 낮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지 앞서 지적하였듯이 부부당 1명의 자녀는 가지고 있다.) 단언컨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결혼한 우리사회의 여성은 출산이라는 부분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보다 남들의 기대에 맞추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이라고 한 이유는 베이비리스 부부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리스 부부는 우리사회에서 일반적인 가정모델에 아직까지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성은 출산을 강요받는 사회에 있다. 이는 남성이 징병제로서 법의 강제성을 받는 것과 다르다고 볼 수 없다. 어쩌면 더 강한 구속력과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경우 여성들은 출산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을 가지고 있다. 남성들이 군복무를 하기 전의 마음도 두려움과 걱정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여성의 경우 두려움과 걱정을 하면서도 출산을 원하는 경우가 더 많고, 남성들은 두렵고 걱정되기 때문에 회피하려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여성의 경우 출산을 강요받지만 여성들도 출산을 원하고(출산시의 고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군복무를 강요받고 그 강요받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논점을 바꾸어 이야기해 보자. 우리사회에서 군복무는 "남성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남성의 책임으로 주어져 있는 부분이고, 출산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의존하게 된다. 사실은 이 부분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구성원으로서 군복무와 출산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군복무는 남성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여성도 할 수 있다. 다만 사회적 인식이 그 부분에서 남성이 더 잘할 것이란 기대로 남성에게 맡기고 있는 것 뿐이다. 따라서 남성의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에서 여성도 군복무에 관해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는 문제제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내가 글씨를 잘 쓰기 때문에 남들의 편지를 대신 써줘야 하는 의무를 준다면, 나는 불만을 표시할 것이다. 잘할 수 있다고 해서 나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의 문제제기는 그 효율적 측면이나 사회적 인식을 떠나서 남성들이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잘하는 사람만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사회적 책임을 가져가는 것은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출산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남자들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출산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출산이라는 사회적 책임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인 것이다. 따라서 출산에 대해 여성들이 본인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계층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나눌 수 있는 성질 혹은 주제가 될 수 없다. 남성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모소설에서 처럼 모두가 장님인 세상에 단 한명만이 눈을 뜨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글씨를 읽는 것은 다른 사람은 할 수 없고, 오직 눈을 뜨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따라서 글씨를 읽어주는 역할을 눈을 뜬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 된다. 하지만, 이런 고유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다른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제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적 배려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책임의 무게를 덜어주거나 면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출산이라는 여성 고유의 사회적 책임을 한다고 해서 다른 책임으로 부터 멀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우리사회가 이러한 여성들의 노고에 감사해하며 다른 책임으로 부터 그들의 책임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복무와 출산이라는 두 문제는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며, 군복무는 군복무대로 그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의해야 하고, 출산은 출산대로 그 사회적인 책임을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p.s 글을 쓰다보니 제목을 출산으로 잡은 것이 미안해 질정도로 군복무와 연결시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그저 제가 생각하는 것이지, 사회적 통념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제가 생각하는 부분에 동의하시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다르게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으실 겁니다. 군복무에서의 이야기 처럼 다른 분들의 생각도 알게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