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왕을 흉노의 선우로 인정
중국인들은 ‘북방 소수민족 세력의 궐기’였던 5호16국이 중국을 통치했다는 사실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중국인이 아니라고 여기는 북방 기마민족이 중국을 통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 동북방에 위치한 기마민족 고구려는 흉노가 동북아시아를 지배했을 때는 흉노에 속했으나, 점차 독자적인 제국으로 발전해 흉노가 멸망한 후에는 동북아의 패자로 군림했다. 이 같은 사실은 고구려가 5호16국을 건설한 주도 세력인 선비 등을 부용세력화하여 속국으로 취급하면서 북방 기마민족의 맹주 중에서도 맹주 역할을 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한 사료가 이러한 정황을 확인해주고 있다.
중국 중원이 오·촉·위 삼각 관계로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을 때 ‘삼국지’의 주역인 오나라 황제 손권은 동천왕 7년(234), 당시 요동반도를 장악하면서 오나라와 고구려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인 공손연을 협공하자며 사굉(謝宏)과 진순(陳恂)을 고구려에 파견한 일이 있다. 이때 손권은 고구려 동천왕을 흉노의 수장을 의미하는 ‘선우(單于)’라 부르면서 의복과 보물을 함께 보냈다. 이화여자대학교 신형식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233년 오(吳)의 손권이 사신 진단, 장위, 두덕 등을 공손연에게 보냈다. 그러나 공손연이 이들을 죽이려 하자 진단과 황강 등이 달아나 고구려의 동천왕에게 가서 자기들은 원래 손권의 밀명을 받아 고구려로 오던 중에 풍랑으로 요동해안에 표류해 공손연의 관헌들에게 문서와 방물을 모두 빼앗기고 간신히 살아서 고구려로 들어왔다고 했다. 동천왕은 이들의 간계를 모르고 그들을 오나라로 돌려보내면서 예물을 보냈다. 이에 오의 손권이 234년 사자 사굉, 중서, 진순을 고구려에 보내 동천왕을 선우에 책봉하고 예물을 보낸 것이다(책봉이란 정식 수교(修交)의 외교적 관례로 주종 상하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삼국지’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견사자사굉(遣使者謝宏) 중서진순(中書陳恂)
배궁위선우(拜宮爲單于) 가사의복진보(加賜衣服珍寶)
그러나 손권의 정략은 실패했다. 동천왕은 236년 오나라 사신의 목을 베어 위(魏)로 보냈으며 238년 위의 태위 사마선왕이 요동지역의 공손연을 공격할 때 구원병 수천 명을 보내 지원했다. 그러나 동천왕 16년(242), 고구려의 지원으로 요동의 공손연이 멸망했음에도 위가 요동지역 전체를 차지하자 동천왕은 요동 서안평을 공격하여 점령했다. 그러자 246년 위의 관구검이 고구려를 공격했는데 동천왕은 보병과 기병 2만으로 비류수에서 이들을 맞아 격파한다. 그러나 관구검을 격파한 동천왕이 여세를 몰아 개마무사로 무장된 철기병 5000명으로 관구검을 계속 공략했다가 크게 패하여 수도인 환도성이 함락되는 수모를 겪으며 고구려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http://k.daum.net/qna/openknowledge/view.html?category_id=KL&qid=2eFBk&q=%C8%E4%B3%EB+%B0%F8%BC%D5%BF%AC&srchid=NKS2eFBk 위구르 반군 지도자 오마르를 만나면서 흉노와 고구려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흉노어에 대해 좀 더 알아보죠
유라시아를 정복했던 흉노족의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학자들이 이를 연구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딱이 뭐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의 대략적인 공통견해는 투르크어를 기반으로 하는 예니세이어, 그중에서도
Ket어가 아닐까하는 쪽으로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흉노의 군장들을 뜻하는 선우(單于)들의 호칭을 잘 살펴보면
우리 고대어와 그 어떤 실마리를 찾는 것 같아 아주 흥미진진한 것이죠.
우선 선우(單于)라는 말부터 살펴봅시다.
'單于'를 선우로 읽는 배경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으나
중국어를 연구하는 역사언어학자들은 이 '單于'의 발음이 흉노가 활동하던 당시 고대음가로는
'Zaym gu' 로 불렸다고 생각합니다.
[It is believed by some historical linguists to be approximately pronounced "zyam-gu" in archaic Chinesewikipedia-]
이것은 單의 음가가 'chyan'이었고 고대 한자음에는 'ch'(ㅊ)발음이 없어 'd'.'t'였다가
후대에 'z'/'c'음가와 병행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單은 선/단 이렇게 두 음가가 있는 것이죠.
아울러 '于'의 경우 성조 및 음운계열로 보아 고대에는 초두음 g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그래서 '구'(gu)로 재구하는 것이죠.
그런데 '單于'의 고음가 'zaym-gu'는 선어미의 음 'm'과 다음어의 초두음'g'가 맞물려 'ng'로 유음화
되고 그래서 'zayng-gu'즉 '짱-구'에 가까운 발음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훈족역시 편두풍습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과거 선우들의 머리는
편두였고 그래서 오늘 뒤통수가 큰 사람을 '선우'에 견주어 짱구라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이 'Zaym(n)-Gu'는 고대 북방계 우리말로 발음하면 'dan(ng)-gu'(단/당-구)였을 것으로 보는데
그것은 구개음화로 초두음 'ㅈ'이 고대에는 'ㄷ'으로 발음되었던 경향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말을 비롯 알타이어는 일본어와 같은 남방어의 특징인 개방어미를 잘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말해 이전 어미가 폐쇄음으로 닫힐 경우, 즉 자음받침으로
끝날 경우 후치음도 자음을 붙혀 음을 닫는 것이죠.
그래서 이 '단/당-구'는 어미첨가를 통해 '단군'/'당군'/당궁'/당굿/당굴과 같은 음가로 재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즉각적으로 이 말들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실제로 이 '單于'는 돌궐과 투르크계에서 'Tar-ku' 로 불렸고 유럽에 진출한 훈족의 시조왕의
이름은 'kama Tarkan'이었습니다.
이제 그러면 과거 흉노 선우들의 이름을 대조해 보기로 합시다.
1.Tu-Man (頭曼) / Tumen : 240 - 209 BC ==> 여러분이 잘 아는 두만선우입니다.
2. Mo-Tun (冒顿) / Batur : 209 - 174BC
==>모돈이라고 알려진 이 선우의 별칭은 '바툴'(영웅)입니다. 카스피해에서 만주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제국을 건설했지요.
'모둔'은 또 '신령한 나무'를 뜻하는 말인데 우리가 말하는 박달나무의 학명은 'Betula'(베툴라)
입니다. 어떤 커넥션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3. Ki-Ok (老上) / Kok-khan 174 - 161BC
==> 노상선우로 알려진 분이죠. '老上單于'를 중국식으로 읽으면 '라오샹샨유'이지만
중앙아시아에서는 '꼭칸 타르쿠'로 발음합니다.
여기서 'ki-ok' / kok이란 단어인데 이는 '위대한, 높은, 처음의, 떠오르는'등의 뜻입니다.
우리말 '꼭-대기', '꼭두-새벽', '꼭지'의 '꼭'과 같은 것이죠.
아울러 '푸르다'는 뜻에서 '하늘' 그리고 '동방'을 뜻하기도 합니다.
4. Wu, Shi-Lu(烏, 師盧) / Uy-shilar: 105 - 102/1BC
==> 오사로 선우입니다. 눈여겨 볼 것은 '師盧'(사로)의 흉노어가 'Shi-lar'(실라)라는 점입니다.
만일 흉노어로 신라의 옛국명 斯盧, 斯羅 등을 발음한다면 '사로'/사라가 아니라 '실라'였을 가능
성입니다.
5.Ku/Zhou, Li-Hu (句, 黎湖) / Kulighu : 102/1 - 101/0BC
==> '구려호'선우입니다. 흉노어로는 '쿨리쿠'인데 '黎'에 해당하는 음이 '리'li입니다.
6. Anguo (安國) / Arqu 93-94AD
==> 안국선우입니다. 漢에 봉기를 일으켰죠. 흉노어로는 '아르쿠'인데 이는 지도자를 뜻합니다.
백제의 왕을 일컫는 '어라하'와 비교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상 여기까지 하고 다음편에 계속하죠..
- 솔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