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쓴 커피를 좋아합니다.
2009년 처음으로 동네에서 강하게 볶인 케냐 커피를 핸드 드립으로 마신 이 후로 저에겐 -커피는 써야지-가 당연시 되었습니다. 그때 부터
강하게 볶인 케냐, 만델링, 과테말라(2차 팟 정점에서 소리가 완전히 떨어지는 시점까지 로스딩된)를 즐겨 마시게 되었고, 산미가 높은 커피가
고급커피라는 말이 나올 때에도 쓰디 쓴, 너무 써서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커피를 내려 마셨습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 갈때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낄 때에도 제 손엔 커피가 있었습니다. 커피전문점을 시작해서 오늘 같이 바람이 불고 추운
날까지 쓰디쓴 커피를 마십니다.
핸드드립이 좋았고, 강하고 진한 커피가 좋았고, 로스팅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커피전문점.. 장사는 잘 될때도 있고 안 될때도 있고 그냥 저냥 하루 하루
살며 연예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그렇게 삶니다. 몇일 전에는 사랑고 아껴주고 싶은 사람에게 힘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에도 카페에 앉아서
유독 쓴 커피를 마셨습니다. 커피는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