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당신이 찍은 후보가 당선이 됐다고 칩시다. 근데 그 후보가 당선이 되고 난 다음에 돌변해서 또라이짓만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선자를 욕하겠죠? 이미지관리했다, 국민들을 속였다, 당선되고 나니 변했다.... 그런데 그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은 당선자를 욕하기 전에 스스로의 안목 없음을 책망해야 합니다. 그 후보를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바로 당신이니까요. 유권자에게도 어느 정도의 책임은 있습니다. 속인 사람도 나쁘지만 속은 사람도 나쁜 겁니다. 속으니까 속이죠. 속인 놈이 지지받고 안 속인 놈이 욕 먹는다면 어떤 정신나간 후보가 속이지 않겠습니까? 현실이 그러한데 속이지 않는다는 것은 선거를 포기한 거겠죠.
그럼 당신이 찍은 후보가 안 되고 다른 사람이 됐다고 칩시다. 그 후보도 역시 알맹이를 까보니 쒯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러면 이제 그 당선자나, 그 당선자를 선출한 사람들을 책망할 수 있습니다. 봐라, 내 말이 맞았지, 하면서.
그런데, 만약 당신이 투표를 안 하면, 당신은 그냥 닥치고 있어야 합니다. 지도자가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그건 다 당신 탓입니다. 당신이 표를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무책임했기 때문에 무책임한 지도자가 선출된 것입니다. 투표 안 한 주제에 정치인 욕질 하지 마세요. 완전히 적반하장입니다. 욕먹어야 할 사람은 투표 안 한 당신입니다.
투표합시다. 당신이 누굴 지지하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습니다. 애초에 투표에 있어 틀린 선택이라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이건 객관식 시험이 아니니까요. 당신의 선택이 현명했는지는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말고, 소신껏 한 표 행사해 주세요.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