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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잊을만하면 올라오는 포니 시
게시물ID : pony_29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리티
추천 : 4
조회수 : 2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2/02 04:50:38

언덕 (애플잭)

지은이: 레리티

 

가자, 언덕으로

태양이 머금은 황금빛

붉은 햇살, 빠알간 사과들이 잉태되는 곳.

 

가자, 언덕으로

묵은 바람이 사과내음을 품고 살아

지친 이들의 발굽,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가자, 언덕으로

지친 할매, 나무그늘 흔들의자에 앉아

촉촉한 땀방울,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

 

가자, 언덕으로

사과들이 무르익어 붉게 물들 때

우리들 땀방물, 사과향이 베어 나오는 그곳으로

 

 

허물 (레리티)

 

지은이: 레리티

 

그대가 저를 보러 오기 싫다하여

저를 버리시려거든

차라리 흙발로 짓밟아주시와요.

 

순결을 뺏긴 백합처럼 고이 짓뭉게서

어떤 흔적도 남지 않을 만큼

 

소녀의 기억 속, 그대가

더 이상 남아있을 수 없도록.

 

 

그 님에게 보내는 편지 (트와일라잇)

 

지은이: 레리티

 

묵은 책냄새 발굽에 베어

종이 냄새 넘쳐흐른다.

 

둥실 뜬 먼지 나락

갈기털에 뒤엉켜

하늘하늘 흩날리고

 

일에 지쳐 잠든 용

 숨소리 새근거릴 때에

 

오늘도 지친 발굽

그 님에게 편지를 쓰기에

발굽에서 살아 숨쉬는 묵은 책냄새.

 

루나님 달이 활짝 피어난 밤.

그대님께 가는 이 편지에서도

이 냄새 느껴지실런지.

 

 

케이크 (핑키 파이)

 

지은이: 레리티

 

어릴 적 살던 고향은

돌 캐던 농장이었지요.

 

멈춰버린 바다처럼

침묵과 정적속에 죽어 있던

고독의 공간이었어요.

 

어서 집에 들어오렴

내일도 돌을 케야 한단다.

아버지, 전 이런 삶이 싫었답니다.

 

그래서 파티를 열었어요.

케이크도 사고

풍선으로 장식도 하고

멋진 음악도 나왔었지요.

 

돌처럼 굳어버린 그대 맘, 풍선에 담아

둥실 떠보낼 수 있도록

 

당신의 웃음은 곧 나의 행복.

돌냄새 자욱한 곳

화려한 케이크 덩그러니 우뚝 서

회색 공간 돋보였던

나의 케이크.

 

 

창공 (레인보우 대쉬)

 

지은이: 레리티

 

시린 바람이 갈기를 어루만져

더욱 차갑게, 어쩌면 20% 더 차갑게

날고 날아서 얼어버리도록

아니면 무지개가 나오도록

 

어찌 날개를 퍼덕이냐 물어본다면

불나방처럼 그 어떤 이상향을 찾아 퍼덕이는

날개짓일 뿐이라 말하겠지.

 

소설 속, 데어링 두처럼

창공을 날며

날다가 날다가

닿지 않는 무언가를 찾을 때 까지.

 

 

나무 (플러터샤이)

 

지은이: 레리티

 

손을 내밀어보세요.

저는 그대를 헤치지 않아요.

오직 그대를 바라만 보겠습니다.

 

필요하면 먹을 것도 주고

물도 주고

보금자리도 내어줄거에요.

 

그저 당신이 절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전 행복하답니다.

 

전 나무에요.

그대에게 먹을 것을 주고

쉴 곳을 제공해주고

그러다가 이 내몸 시들어 잠들면

그대는 저를 버리고 떠나가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저는 그대의 나무가 될거니까요.

이유는 묻지 마세요.

저는 플러터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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