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왜 국민 앞에 직접 나서지 못할까?
박근혜는 취임 후, 한번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거나 공식 기자 회견을 하지 않았다.
사과를 해야 할 일도 청와대 비서관들 앞에서 중얼거렸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할
문제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하라 했다.
이런 박근혜의 국정 운영 방식을 이명박이 나대다가 바보 되었으니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 마사지 하는 찌라시들도 없을 만큼 불통이나 오만이라 평하는 시각도 있지만,
나는 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
하나는 자격지심이다. 야당의 반대 보다 국민의 반발에 대응할 만한 뾰족한 논리가 없다.
민주당에겐 대선 불복이냐고 눈을 부라리면 되지만, 국민은 과정이 불법이니 결과도 아니라는
데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결국 자기를 반대하는 세력들을 종북이나 빨갱이로 몰아야 하고, 또 나라를 분열시킨다며
핑계를 대야 하는데, 역으로 국민 통합이니 국민 행복이니 자신이 선창한 정책이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된다.
둘째는, 왜 국민들이 자기만 가지고 그러는지 무척 섭섭해 하는가 보다. 공공 기관들의 선거
개입은 법적으로 이명박 정권하에서 일어난 일이니, 이명박을 잡아 넣으라는 민원이 없다는
점에 적지 않게 의아해 하는 가 보다.
재임 중엔 퇴임만 하면 바로 잡아 감옥에 처 넣을 듯 벼르던 국민들이 이제는 모든 원망을 자신
에게 돌리니, 이명박을 제물로 쓰려는 최후의 보루도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라.
셋째는, 겉으로는 무척 강하게 보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지만, 속으로는 당황의 연속이다.
사실상 집권 이후에 가시적으로 보여 준 것이 없다. 뭘 해도 시장이 외면하는 건 이명박 때와
다름이 없다.
이런 상태로 지속되면 모든 똥 바가지를 다 뒤집어 쓸 수 있다는 불안이 극에 달해 있지만
누구 하나 직언도 조언도 하지 못하는 주변을 절대 깨닫지 못한다.
배우자나 가족이 있으면 위로도 받고 스트레스도 풀겠지만, 박근혜는 벽에 걸려 있는 부모
사진 밖에 없으니, 결국은 독백에 불과하다. 이런 심리 상태에 있는 싱글이 우리나라의 운명을
맡고 있다는 것이 끔찍하다.
우리는 그녀가 TV 토론이나 대선 유세 과정 그리고 취임 이후 보여준 리더십을 통해, 능력의
한계와 소통 불능의 사고 방식을 익히 체험하였는데, 이에 더하여 갈수록 꼬이는 정국의
난맥상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박근혜의 조기 사퇴 필요성은 대선 과정에서
야기된 불법뿐 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심각한 자질 미달에 기인한 것이 더 커져 가고 있다.
5년 후, 이명박은 쓰레기라도 남겼는데, 넌 휴지 한 장도 없냐고 비난 받지 않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