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런 거 나온다고 치고, 제작이 온전하게 재미난 게 나왔다고 쳐요.
하지만 사람들은 제작자나 우리들이 바라는 뭐 그런 거엔 '전혀' 신경 안 씁니다. 신경은 쓰겠죠. 이전부터 그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있다면야....
하지만 그런 걸 통해서 뭔가 알린다거나 하는 생각은 포기하는게 좋습니다. 이미 게임에선 뻔질나게 해악과 패악질에 대해 언급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사람들은 게임을 갖고 놀려고 하는 거지, 그걸 가지고 '아! 역사의 이면을 알아가는구나!'하는 감동을 느끼진 않습니다.
또 모르죠. 그 게임이 정말 희대의 역작이라서 너무나도 게임의 배경이 매력적으로 보일지도요. 그럼 알려고 들 겁니다.
헌데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면 이게 쉽게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왜냐? 현실이 그리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지적 호기심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까고 말해서 일본의 해악에 대해선 이미 '2차 세계대전'이라는 소재로 뻔질나게 울궈먹어졌습니다.
2차대전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미군 특수부대 아니면 알보병이고, 주로 하는 게 나치 아니면 쨉스 조지는 거거든요.
특히나 태평양쪽 배경이면 100% 적은 다 쨉스에요. 옐로우멍키란 말이죠.
이런 걸 보면서 '아! 이놈의 일본군이 나쁘고 참 해악을 많이도 저질렀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할까요?
그럴 리가, '뒤져!뒤져!뒤져! 오우옠ㅋㅋㅋ다뒤졌엌ㅋㅋㅋ' 를 넘어선 생각은 안 합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하려고 들지 '보고 생각하라고' 하는 건 아니거든요.
2. 여기에서 역사적인 배경을 어쩌구저쩌구 하거나 뭐 흐름이 이렇다거나 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무쓸모에요.
요새 총질게임 자체가 계속해서 드라마를 강요하거든요. 총질 한 서너 번 하고 감동의 절규 한번이나 동료의 울부짖음 한 번.
한 총알 백발 정도 쓰면 뒷통수 치는 이벤트나 동료 팔이 날아가거나 목숨줄이 끊어지는 그런 큼지막한건....
아니, 목숨줄 끊어지는 건 한 스무발이면 하나?
사람들은 요새 이런 걸 보면서 이렇게 투덜거려요. '이런 제기랄, 총질하는데 뭔 잡소리가 이리 많아? 이런 걸 할 시간에 쏠 놈이나 더 내놔!'
이게 진리입니다. 아무리 게임 안에 뭘 잡아넣겠니 뭐니 노력을 하더라도, 결국 그건 게임 자체의 큰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보상이랍시고 집어넣는 요소였지만, 이젠 그게 너무 뻔질나게 써먹고 해서 짜증까지 유발하죠.
뭔가 게임의 스토리를 하는 사람에게 강요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상하기보단 패드를 내쳐버릴겁니다.
자기네들이 억지감동의 드라마를 보는데 귀한 돈 낭비했냐고 쌩욕도 할수도 있죠
(아, 국내 플레이어들이야 다를지도 모릅니다만, 이건 국제 게이머 표준 기준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사정이 어떻고, 역사적으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외국인들은 개뿔 신경도 안 써요.
보여줘도 솔직히 그리 신경도 안 써요. 자기네 가족 중에 할아버지가 우리나라에 뼈를 묻었니 뭐니 정도라면 모를까.)
3. 한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 이런 걸 살린다 치더라도 과연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올 수는 있을 것인가?
더 중요한 점은 '그걸 컨텐츠화 시킬 때 과연 구매력이 생기긴 하느냐?'죠.
FPS 신규개발까지 갈 필요도 없어요. 지금 당장 레드덕이나 게임하이나 뭐... 아무튼 FPS 생산하고 계시는 곳에다 졸라보세요.
'야! 독립군 미션을 만들어줘! 우리의 애국심을 전 세계에 드러보여줘야지??'
....아마 그쪽 양반네들 좀 당황하실 거에요.
배경이 어떻니 저쩌니, 환경이 어쩌니 저쩌니 해도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FPS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많아요. 꽤 많이.
헌데 그 양반네들이 여기서 언급되는 소재를 다룬다는 소식은 아직 못 들어봤습니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스스로가 애국심이 부족하여서 차마 그런 소재를 다룰 수 없기 때문에?
그것보단, 그런 배경이 '현 FPS 시장에서 구매력있는 컨텐츠 소재가 되긴 힘들다'라는 판단이 우선되겠죠.
거기다 역사적 배경은 셀프 패널티나 마찬가집니다. 총기 제약, 무장 제약, 복식 제약, 고증 등의 패널티를 스스로 '안고'가는 겁니다.
과연 어떤 개발사가 그런 패널티를 안고서, 제대로 고증을 해내지 않으면 욕이나 퍼지게 먹을 게 뻔하고, 고증을 제대로 하고 만들어낸다고 해서 흥행이 될지 말지는 미지수인 소재를 건드릴 수 있을까요?
일단 게임 나오니까 몇 마디 써본 겁니다. 일단 제 생각에는 저기 언급된 세 가지 요소 덕에 '독립군 FPS는 만들기도 빡치고 만든다고 해서 구매력이 확 와닿는 완성도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애국심은 공짜지만, 게임 제작은 공짜가 아니잖아요?
돈 벌려고 돈을 쏟는 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