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삼년 남짓
우연이 만나 연인이 되어 행복했기에, 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왕복 10시간의 장거리에도 서로 싸움 한 번 없이 알콩달콩 잘 지내왔지만, 결혼은 현실이네요.
대기업 남자친구에게 계약직 여자친구를 신부로 삼기에는, 남친 부모님 보시기 너무 아까웠던 모양입니다.
둘다 사회 초년생이라 모은 돈이 많지는 않아도, 그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싶다 말씀드렸을 때, 직업때문에 퇴짜를 놓으셨죠.
요즘시대에 맞벌이 아니면 힘들다. 교사나 공무원을 만나라. 걔 말고 다른 애 소개시켜 주겠다.
결혼을 전제하기는 커녕 절 만나는것 자체가 성에 차지 않으셨는지 그 이후로 계속 남자친구를 들들 볶으셨나봅니다.
회사에 치여, 부모님께 치여, 룸메도 불편하니 남자친구도 힘들고 마음 잡을 곳이 없었겠죠.
내가 능력없어서 미안하다고 오늘 헤어졌습니다.
부모님도 돈 못번다고 그동안 쪼아대셨지만 이런 기분이 든 적은 없었는데. 오늘따라 유달리 더 초라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