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양쪽 모두 일리는 있지만 그걸 극단적으로 된다 안된다 둘중 하나 선택 하도록 강요하는데서 갈등이 빚어지는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것도 번역없이 볼 정도가 되긴 합니다만.. 일본어 남용은 반대하는 입장 입니다. 그것은 위의 '일본을 반대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생각 이 들어서이지요.
우선 '영어도 일어와 똑같이 외국어인데 영어쓰는건 아무말 안하고 일어쓰면 욕한다' 라는 말... 확실히 둘 다 외국어 맞습니다. 영어는 어느나라에서도 쓸 세계공용어와 마찬가지이나 일어는 그렇지 않다 라는 차이야 맨날 나오던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솔직히 영어와 비교하는건 조금 비교가 힘들다고 생각하고.. (물론 영어만 하더라도 요 아래 예를 하나 들겠지만...)
저는 일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들도 한번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어와 대등한 '외국어'의 입장에는 영어 외에도 중국어, 프랑스어 등 수많은 외국어들이 있습니다. 그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어느날 중국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 게시판에 리플을 다는데 다른 사람들 다 '귀엽다' '예쁘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혼자 '可愛 커아이~!!' 하고 글을 썼다고 합시다. 못알아볼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뿐더러 '여기서 중국어가 왜 튀어나오지?' 하고 생각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프랑스어 배우는 사람이 'mignon! 미뇽!' 하고 외쳐도 똑같이 생각할 것이구요.
좀 더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서 영어 좀 배웠다는 사람이 어느날 여럿이 모여 대화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쓸데없이 'XX야 너희 grandmother는 sound 하시니?' 하고 영어를 마구 남발했다고 하면 그사람 꼴이 얼마나 우스워 보일까요?
모두 똑같은 외국어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꼭 일본어가 아니더라도 쓸데없이 쓰게 되면 안좋은 이미지를 주는 것은 어느나라 말이든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어느나라 말에든 '외래어' 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나라에 들어가 너무 많이 쓰여 그쪽의 어휘처럼 자주 쓰이는 외국어 어휘들이지요.
영어와 일본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며 영어는 되는데 일어는 안될게 뭐냐 라고 하시는 분들은 '외래어'와 단순 '외국어'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한 셈이 되는 것이지요. 영어 이외에 사실 일어 외래어도 많습니다. 가방 이라든가.... 써도 아무 욕도 안들어먹는 외래 일어도 많지요. .. 이런건 엄밀히 따지면 외국어라는 인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외래어의 범주에서는 이제 벗어난 어휘들이기도 합니다만.. (뭐 솔직히 영어는 외래어 아닌 어휘들도 방송이나 그런데서 남용하는 느낌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일어를 '우리와 원수인 나라' 의 언어가 아닌 단순히 중국어나 독일어 같이 똑같은 외국어의 입장으로 놓고 공정하게 보아도 일어 남발은 중국어 남발, 독일어 남발처럼 안좋게 보이는건 똑같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솔직히 정말로 그 외국어에 능통하신 분들이 쓸데없이 외국어를 남발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시판에서 외국어를 남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냥 몇마디 주워들어 기억한 걸 티내려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요. 중국영화, 홍콩영화를 보다가 멋진 장면의 멋진 대사를 보고는 '음 저 단어가 우리나라말로 저런 뜻이구나' 하고 그것만 딸랑 기억해서는 어느날 게시판에서 그러한 뜻의 단어가 나오자 불쑥 중국어 단어를 내뱉는 거랑 비슷한...
무조건 국수주의적, 보수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외국어는 쓸데없이 남발하는 자체가 우스워 보이고 안좋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건 진짜로 그 외국어의 전문 가 분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실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