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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에서 무개념 아줌마와 사이다 만났어요
게시물ID : soda_45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사쟁이
추천 : 23
조회수 : 5803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6/10/13 15: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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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교가려고 일반열차에서 내려서 9호선 가양역에서 급행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오전 9시반쯤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한 이정도??'ㅅ'
 
1.jpg
 
 
 
사람 많은 지하철 타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이렇게 줄을 서잖아요? 한쪽당 2줄씩
아 저 핑크색 멍청한표정 짓고있는게 저입니다
 
 
 
 
 
 
 
 
2.jpg
 
 
 
 
 
근데 왠 50대 아주머니가 저기로 슝 들어오십니다.
저는 그냥.. 자주 보던일이라 짜증은 나지만
앞에 가서 따지기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하고..별말 없이 있었습니다.
 
 
 
근데 연두색 위치에 계시던 30대 여자분이 손으로 아주머니 어깨를 톡톡-치더라구요
 
 
------
 
 <대화내용>
 
연두: 이쪽으로 줄 서셔야 해요~(노란색분 위치 손으로 가리키면서)
 
아주머니: 네줄로 서는거 맞아요!
 
------
 
저는 속으로 '아 아주머니가 헷갈리셔서 저기 서신거구나.' 했습니다. 그리고 지적받았으니까 자리 옮기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줌마가 움직이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연두색 언니가 다시  "아~여기 아니에요. 이쪽으로 이렇게 두줄씩 네줄이에요."하고 또 알려드렸는데
갑자기 그 아줌마가 "아니~ 네줄이 이렇게.." 뭔 말을 하다가 말을 뚝 멈추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핸드폰하다가 고개를 드니깐
아줌마가 연두색 언니를 엄청 노려보고 있는겁니다. 진짜 무섭게;;
다른사람들도 다 고개들어서 그 아줌마랑 언니 쳐다보고있는데
 
 
------
 
연두: 아주머니~ 왜 째려보세요? 아니.. 이쪽으로 서셔야 한다구 알려드리는건데 왜 째려보세요~
 
아줌마: 싸가지 없이 어른몸을 손으로 툭툭치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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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나서 계속 그 연두언니한테 융단폭격 날리는겁니다;;
"맞는말로 알려줘야지 손으로 툭툭 쳐가면서 어른한테!! 어? 손짓으로 휙휙! 그렇게 배웠어???"이러면서
 
본인이 손을 더 붕붕 휘둘러요.
 
근데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니깐
 
갑자기 노란색 중년 회사원분이랑 하늘색 아저씨가 양옆에서 연두언니 보호하면서
 
"아니 아가씨가 맞는말 했는데 왜 화를내요? 이분말이 맞아요~" 해주십니다.ㅜㅜ
 
저도 그아줌마가 갑자기 소리질러서 다들 벙쪄있고 놀라있고.. 어떻게 해야지.. 하는데
양옆에서 두 남자분이 두둔해주니까 너무 맘이 놓이고 그 언니한테 미안해지더라구요.
 
 
웃긴게 그 아줌마는 노란색 아저씨 (그분도 50대정도 되보이는 분이셧음)한테는 화를 내는게 아니라 이르는 어투로
 
"아니~ 이아가씨가 사람기분나쁘게 말야 어른 몸에 손을 툭툭댄다구요"하고
 
연두 언니한테는 소리만 잘 지름.
 
지하철 와서 타는 도중에도 그 언니한테 손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는거에요.
그래서 노란색 아저씨가 계속 그 언니 손으로 막아주고
지하철 타서 그 언니는 좌석있는 긴 통로? 쪽으로 와서 손잡이 잡고 서고 그아줌마는 문쪽에 매달려서는
 
"계속 너 그렇게 하면 손가락 짤라버린다. 손가락 짤라버려."  이렇게 위협함.
 
그래서 하늘색 아저씨가 그 연두언니랑 아줌마 사이에 껴서 손잡이 탁 잡으심. 멋있어요
 
노란색 아저씨는 계속 연두언니 두둔하면서 아줌마한테
"그만좀 해요. 본인이 잘못한거를 인정을 할줄 알아야죠. 아가씨 말이 맞아요" 계속 이렇게 타일러주시고..
 
근데도 너무 시끄럽게 구니깐 연두언니가 노란아저씨한테는 "어르신 그만해주셔도 괜찮아요. 감사합니다!"하고
그 아줌마한테 "네네. 제가 다 잘못했어요."하니깐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이나 서있던 사람들이나 다 노골적으로 그 아줌마를 쳐다봄ㅋㅋㅋ좋냐?하는 아니꼬운 시선으로.. 
그러니깐 아줌마가 그제야 조용해지더니 염창에서 내려버리더라구요.
 
 
참 학교가는길에 이상한 아줌마도 다만나고 멋있는 시민분들도 만나고
신기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기분이 가시질 않네요. 연두언니가 제 바로옆에서 손잡이 잡고 서있는데
잘하셨다고 한마디 하고싶은걸 소심한 제 성격이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나머지 가만히 계셧던 승객분들을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저도 꿀먹은 벙어리..)
그렇게 연두언니처럼 나섰을때 아줌마처럼 나를 위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그리고 에휴 괜히 나서지 말자 하는 생각때문에
그냥 무개념들 다 무시하고 살았는데 너무 부끄럽고. 하지만 또 막상 닥치면 못할것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참 대단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나를 돌아보게 되네요.
 
그래도 군중의 시선으로 그 아줌마에게 병먹금을 시전했던 9호선 승객분들께도 뭔가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계속 핸드폰만 할 수 있었는데도 그 아줌마 쳐다봐주시고.. 노려봐주시고..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자그마한 관심들이 계속 생겨나면
정의로운 시민분들이 더 많이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ㅎㅎ 저도 이제부터는 노력해보려구요.
 
 
 
 
아무튼 연두언니 노랑하늘아저씨의 이 영웅담을 누군가는 적어야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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