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어머니랑 함께 테니스도 칠 정도로 멀쩡하시던 분이신데 병원에서 정기검진 결과가 안 좋다고 통보가 와서 정밀 검사 받으셨더니 간암말기 판정을 내리더군요.
아침 회진시간에 모두가 있는 곳에 담담의가 오셔서 이런저런 암이 있다고 담담하게 설명하더니 나랑 어머니 두명만 따로 불러서는 몇개월 안남으셨다고 말씀셨습니다. 드라마에서만 종종 보던 그 장면이 설마 그 순간 눈앞에서 벌어질 줄은 몰랐네요.
그 장면을 닥치니깐 진짜로 드라마와 똑같이 눈물이 바로 뚝 떨어지더군요.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는 중에 머리속으론 '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눈에선 눈물이 먼저 나오고 있어요.
우는 중에도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설명을 들은 후 병실로 돌아가야하는데 눈물을 멈추기가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간신히 어머니 달래고 병실로 들어가는데 그 분은 그냥 담담하게 계세요. 대충 본인 병세가 꽤 심각하지만 금방 나을 수 있으실거라 믿는 눈치시더군요. 간이란 부위가 신경이 없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하시거든요. 병을 걱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회사에 출근할 걱정을 하시더군요. 지금은 그나마 상황 눈치채신듯 합니다.
어제까지는 계속 울었어요. 예전부터 나랑 테니스치고 싶어하셨지만 제가 아직 테니스를 못배워서 못해드렸는데 그거 앞으로 해드릴 기회가 없겠구나 생각하니깐 눈물나고 갈치먹다가 작년에 제주도에 가족여행 갔는데 그 때 먹은 갈치구이 생각나서 또 울고 지인들한테 전화로 의사가 말한 결과 그대로 설명하는데 또 울고 밤에 혼자 누워서 생각해보니 억울해서 또 울고.. 오늘은 눈물 흘리지는 않네요. 전화걸려온 지인들한테 상황 설명할때는 좀 울컥하지만.
어쨌건 아들은 나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누나 한명 있지만) 제가 좀 힘을 내야하는 상황이에요ㅋ 대충 앞으로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현재있는 병원(국립암센터)에서는 현재 상태로는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제와 방사선으로 암 진행 늦추거나 억제하는거 밖에 안된다고 하네요. 일단 방사선 치료는 월요일에 스케쥴 잡힌다니깐 그대로 치료 진행시키고..
일단 뽑을 수 있는 자료 모두 뽑아서 큰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삼성, 현대)에서 상담받아볼 생각입니다. 결과가 오진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단 치료법이라도 다른 것을 내놓는 곳이 있는지 최대한 조사해보려구요.
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항암제 치료만 계속될텐데 아마도 퇴원후에 약물 복용만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집에서 지내시거나 요양원을 보내 드려야할 것 같네요. 최대한 조사해서 면역력을 가장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식이요법도 조사할겁니다. 대충 들리기론 종종있는 기적을 일으킨 암환자들이 채식, 무염식에서 효과를 많이 봤다고 하더군요.
일상 생활도 충실히 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 생활(대학원생) 포기하려 했는데 그런 모습이 아버지를 더 실망시켜드릴 것 같네요.
일차적 목표는 누나 임신한 아기 얼굴이라도 보실수 있게 하는 것(8월말 출산예정) 그 뒤의 일은 그 때 가서 생각해야할듯
앞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할 것 같네요. 응원 부탁드려요. 혹시 간암에 대해 잘 알고 계신분들은 답글 부탁드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