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부디 안심하고 타십시요!
주말 무렵에 오유 자게에도 부상당하신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뭐, 신호대기중에 워낙 가녀린 몸이라-(ㅋㅋㅋㅋㅋㅋ 니가??)
축풍에 클빠링을 했으니까요.
저도 경미하지만 부상자 명단에 속해 있답니다.
아무튼,
어제 벌초를 다녀와서, 밤에 자전거를 타는데-
어딘가 의욕이 없어서 10몇 킬로미터 밖에 안탄 것 같아요.
오늘은 그래도 한 44킬로미터 정도로, 어제보단 좀 양호하네요.
오늘은 자전거 타는데,
과속을 한 라이더분이 미끄러지는 걸 보고서-
한번 더 경각심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크게 다치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긴팔 져지에 긴 빕숏이었고, 좀 두터운 것 같아서.
본인도 특별히 신경 안쓴다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셨던 것 같네요.
저도 작년 즈음에 자전거 타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갈비뼈 두 개 뿐질러먹기도 했어요.
비가 오는 중이었고, 나무데크 길이었는데-
지렁이를 피하다가 쓱 미끄러진거죠.
과속이라면 과속일수도. 아마 한 25킬러미터 정도 달리고 있었을텐데- 부주의했죠.
예전에 바다 쪽으로 가는 코스에서, 보도의 자전거길을 친구와 간 적이 있습니다.
친구가 앞장서고, 제가 뒤따랐죠.
로드 탄지 한 3주째 정도 될겁니다.
친구가 앞서가다가 급브레이크-
앞에 자전거가 오고 있었거든요.
저도 급브레이크.
일단 서긴 했는데, 클릿이 문제였죠.
균형을 잃고 쓰러졌는데, 하필 차도 쪽이었습니다.
20센티미터 정도 높이의 보도에서 굴러떨어졌죠.
다행인건 차들이 신호 대기중이었고, 우회전 공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행인건 제 자전거가 날라가면서도 그 어떤 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죠.
아무튼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좀 아찔합니다.
빗길에 갈비뼈 뿐질러먹은 그 기억보다도 훨씬요.
만약 차라도 지나갔다면, 전 여기서 글을 쓸 수 없겠죠.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게 많아요.
오늘은 천천히 가야지- 해도.
어쩌다보면 앞에 자전거를 지나야 할 때가 생기고-
또 앞에 깜박이는 붉은 후미등을 보면 이상하게 불타올라서 추격을 하고-
빈틈을 찾아 파고들거나,
판단 미스로 오가는 자전거들 사이에 끼이는 경우도 있죠.
우린 대부분 헬멧을 쓰고 있으며-
좋은 브레이크와,
그동안의 경험치가 있죠.
그래서 우린 자신의 라이딩 스킬을 맹신합니다.
아니,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죠.
오늘은 사고가 날꺼야- 하는 생각 자체가 없죠.
하지만 사고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앞에 가는 자전거, 뒤에 오는 자전거, 하물며 작은 조약돌부터 지렁이까지.
모두 우릴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빼앗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깝겠어요.
남겨진 사람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갑자기 퓨즈가 꺼지듯- 소멸된다는 건 참 두렵고 무섭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생각일 수도 있죠.
그래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입니다.
부디, 아무쪼록,
최소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어요.
헬멧이나 좋은 성능의 브레이크, 각자의 경험치가 안전장치일 수도 있지만-
마음 속에 잊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이야기가 좀 기묘하게 무겁긴 하지만-
아무쪼록 정말로 안전하고 즐겁게, 오래오래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따금씩 신기하지 않나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라이더들이,
세계 곳곳을 달리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오유 자게 분들도 각자의 코스를 달리시면서-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전거는 위험한 운동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안전한 이불 밖으로 나오지 마시고...
가 아니라.
언제나 안전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
끗-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