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RPG의 주인공은 플레이어입니다. 보통의 온라인 RPG는 이러한 점을 보장해주기 위해 각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이 스토리에서 되도록이면 균등한 비중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는 말하자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던파의 스토리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주인공이 아니기에, 캐릭터를 잘못 고른 플레이어는 주인공은 조연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현 던파 스토리의 핵심은 마음에 들건 들지 않건 칼로소입니다. 이 점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런데, 이 칼로소에 대한 게 문제입니다.
1. 차별화된 설정, 그러나 한 캐릭터만...
"모든 세상의 창조자 칼로소가 스스로를 봉하여 여러 곳에 거하였다. 이에 세상의 혼돈과 악이 극에 달하여 가히 두고 볼 수가 없었으니, 최초의 지혜자, 최후의 인도자인 네메르는 그 모든 눈물을 가련히 여기었다. 이에 자신의 형상을 빚어 입김을 불어 열을 나누어 주며 일렀다. 너희는 나이며 나의 뜻을 받을 것이다. 너희는 하나이자 모두이니, 하나의 지혜를 모두가, 모두의 힘을 하나가 이을 것이다. 가거라. 위대한 주인을 찾아 그의 의지와 함께 세상을 이롭게 하라."
자, 생각을 해봅시다. '네메르'라는 초월자에 가까운 존재가 있습니다. 이 존재는 자신의 분신을 만들며 말했습니다. "칼로소 님을 찾아서 그의 의지와 함께 세상을 구하라." 그리고 이 말대로 칼로소를 찾는 것이 현 던파 스토리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생각을 할 때, 모든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네메르의 분신으로서 사명을 가진 존재여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저 구절은 나이트의 고유 캐릭터 설정이며, 나이트만의 설정입니다. 즉 '숭고한 사명을 가지고 세상을 떠돌며 칼로소를 찾는 존재'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13 캐릭터(귀검사, 격투가, 거너, 마법사, 프리스트, 도적, 외전캐릭터, 나이트) 중 단 하나입니다.
물론, 상세한 설정은 모든 캐릭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니,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 중 스토리의 진정한 핵심에 발을 내딛고 있으며 그 핵심을 수행할 수 있는 캐릭터가 단 하나 뿐이다? 이건 말도 안되는 거죠.
2. 차별화된 스토리, 그러나 역시 한 캐릭터만...
예, 뭐, 그건 그렇다 칩시다. 어찌 되었건 그건 그렇다 치자고요. 더 큰 문제는 바로 그 스토리의 핵심 칼로소를 나이트만 알고 있다는 겁니다.
↑ 칼로소가 뭔지도 모르지만
↑ 엥? 칼로소 그거 던파 시작하자마자 뭔지 알려주는 거 아니냐?
그렇습니다. 나이트는 시작하자마자 언급도 해주고 그게 뭔지 가르쳐주고 심지어는 얼굴도 보여주는데, 나이트가 아닌 캐릭터는 대전이 던전들 에픽 퀘스트를 전부 클리어해도 칼로소의 'ㅋ'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게 대체 뭐하자는 건가요? 나이트 업데이트 전까지는 칼로소가 되게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존재라 모르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캐릭터를 잘못 고른 거였습니다.
↑ 대체 그 칼로소가 뭔데... 니들 나만 따돌리냐...
심지어는 이후 퀘스트들은 나이트를 기준으로 짜여졌는지, 저는 뭔지도 모르는 칼로소를 자연스럽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왕따당하는 기분입니다.
요약
1. 왜 쟤만 네메르의 파편인데
2. 왜 쟤만 칼로소에 대해 아는 건데
3. 아니 난 칼로소가 뭔지 모르는데 왜 자연스럽게 그걸 말하는 건데
↑ 너만 없으면 내 계정에 주인공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