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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징어입니다 ㅎㅎ
비도 오고 썰 하나 풀려고 왔어염. 음슴체 갑니다
배경지식을 위한 링크:
어릴적부터 친구인 1남이는 영국사람임. 그리고 게임과 한몸임.
게임을 사랑한다를 넘어 정말 게임과 한몸임. 모든 지식은 게임을 통해 학습함.
어 이자식이 이걸 어케 알고 있지? 하면 백퍼 게임에서 나온거임.
"엄마아빠 욕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욕하는 놈은 참지 않는다."
암튼 이놈은 이세상 모르는게임은 없고, 없는 콘솔도 없음. 이놈 사는 집에 가장 큰 안방은 콘솔님들 차지임.
본인은 대충 씻으면서 콘솔님 1, 2, 3, 4, 5는 붓(?)으로 살살 청소함. 그 방 제습기는 24시간 돌아감.
내가 집들이 선물로 솜으로 된 암막커튼 선물해줬다가 쌍욕먹음... 감히 이런 먼지덩어리를 줬다고... 미친롬같음
흉물스러운 플라스틱 블라인드만 그 집에 출입가능함.
얘가 어릴적부터 전세계 어디든 모시고 다니는 콘솔 중 세가새턴이 있는데... 이건 진짜 아재라도 모를듯;
우리가 10살때 돈 백파운드 모아서 중고로 샀음. 콘솔 할아버지이임.
당근에서 무나해도 아무도 안가져갈 고물인데 지 인생 첫 콘솔이라고 어딜가든 함께 다님.
닌텐도 스위치 첨 출시했을때 우리 둘 다 인도에서 근무하며 살고 있었는데 난 출장자에게 부탁해서 한국에서 하나만 사달라해서 먼저 득템함. 그걸보고 이놈은 눈이 뒤집어져서 내 스위치 훔쳐감...
뚝빼기 까고 다시 찾아왔더니 마리오 오딧세이 끝까지 다 깼음... 고작 이틀만에. 정말 독한놈임
특히 닌텐도 팬이라 닌텐도 디렉트 하는 날이면 밤새 온갖 지랄발광을 하고
남부터미널 국전은 주말마다 드나들며 신작게임은 물론이거님와 쓸모도 없는 아미보는 다 사들여 9층 에스컬레이터만 올라도 거기 주인분이 빵끗 웃으며 쌍화탕 까줌. 한국말도 못하는게 피씨방에서 배그하다가 타이완 넘버원 노래부르는 놈이랑 현피뜰뻔함
나도 게임 좋아하기로는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데 이생키는 차원이 다름.
얘네 가족이 마약왕이 될 때 얘는 게임왕이 되기로 결심한듯
암튼 이새끼는 중국에서 대학졸업함.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회사에 취업해서 잘 다니던중
중국 대형 거래선이 한국에서 직접 거래하자고 제안함. 그래서 회사를 한국에 세우기로 함.
그리고 나를 호출함. 한국에서 사업도와달라고 함.
그리고 엄청나게 고민함...
당시 삼성전자 다니던 중이었는데 대리 3년차 되니 이 회사에서 내 미래가 보임.
이 회사에서 나의 미래란? 만년과장 8년차에 올해의 삼성인 상을 받고 특진 2번해서 차장이 된 후배가
"아... 땡땡과장님, 이번에 희망퇴사자를 받는데...요" 하고 쭈뼛쭈뼛하며 다가올 미래가...
왜냐면 내가 전자기기에 관심이 단 1도 음슴 ㅠㅠ 입사하고 나서야 깨달았음. 난 진짜 전자제품에 관심 1도 없음
왜 적성이라는게 중요한지 신입물이 빠지고 진짜 뼈저리게 깨달았음 ㅠㅠ 나도 안좋아하는 제품을 팔려니 죽을맛임
신제품 언팩할때마다 말하는 혁신이 뭔지도 모르겟음 다 거기서 거기같아... 나 아직도 A23씀
글구 가전은 솔직히 엘... 엣헴 아닙니다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암튼 그래서 업을 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화장품 좋아해서 화장품회사 알아보던 중에 1남이의 호출을 받고 고민에 빠짐. 그리고 콜함...
이유는 별거 없고 게임도 좋아하고 원래도 별 생각없이 사는편임
자 이제 둘 다 한국으로 왔겠다 회사를 차려야함.
1남: 자, 근데 한국 체류 비자는 어떡하지?
나 : 그러게?
둘 다 별 생각 없이 사는 편임.
둘 다 항상 해외에 살았고 학교/회사에서 비자는 알아서 줬기 때문에 비자의 어려움에 대해 1도 몰랐음
영국놈이니 한국에 3개월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었음.
근데 취업할게 아니라 창업을 해야 하니 비자는 어케해야하지...? 하던중 지하철 광고 봄
<<외국인 창업을 위한 OASIS과정! D-84비자 과정! >>
오!!!
내가 생각없이 사는거에 비해 운빨이 정말 정말 좋은 편인데 역시 이번에도 그랬음.
OASIS라고 외국인 창업길이 마침 그 해 거의 처음으로 시행됐음. (6년전)
OASIS과정을 80학점 수료하면 외국인에게도 창업 비자를 줌!
지금 생각해도 운 존나좋네 ㅋㅋㅋㅋㅋㅋㅋ저거 아니었음 걍 한국 관광만하다 쫓겨났을듯
OASIS과정 진짜 좋았음. 교육받을때마다 밥을 진짜 진짜 잘 줬음. 아직까지 고마움.
다만 80학점을 채워서 수료해야 하는데 일하는 중에 교육도 들어야해서 짱힘들었음. 물론 내가 아니라 1남이가 힘들었기 때문에
아무 상관 없었음
암튼 간신히 전부 수료하고 자 이제 D-84비자를 받으러 위풍당당하게 양천향교역으로 항햠.
서울이민국에 가서 당당히 서류를 제출했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함.
담당자분이 여기저기 전화하더니 우리보고 4층에 가라구 함.
넹 하고 감.
역시 아무 생각이 없었음
4층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읭?ㅋㅋㅋㅋㅋㅋㅋㅋ경철서임. 이런데 경찰서가 있어??? 1차 충격받음
마동석 1.2배쯤 되는 형사분 두 분이 우릴 대기석에 앉힘.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함 ㅠㅠ
영문도 모르는데 일단 기다리라고 해서 넹 함 ㅠㅠ
영국살때 fuck the police를 외치며 큰 우리 둘은 경찰 시러함... 영국경찰은 돼지임!
암튼 경찰에 크나큰 트라우마가 있는 -_-; 1남이와 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구석에 앉음.
물론 솔직히 난 별 걱정안됐음... 쫓겨나봤자 1남이가 쫓겨나지 ㅋㅋㅋㅋㅋ나야 한국인인데 허허 라는 극한이기적인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음.. 물론 그래도 얘가 쫓겨나면 거래선들도 얘 따라 영국가니까 어떻게든 잘 빌어보자라는 자본주의적 마음이 prevail했음
암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간이 사무실같은데서 이미 조사(?)를 받고 계신 분들이 있었음
1. 한국인 할아버지와 외국인 여성이 애기를 안고있었음.
근데 아무리봐도 외국인 여성이 좀!! 너무!! 어려보임!!! 아무리 봐도 10대야!
형사아저씨가할아버지에게 소리지고 있었음...
2. 몽골/러시아쪽 부부로 보이는 분이 둘이 있었음. 남자분은 수갑차고있음
엿들으니 부부싸움을 존나게 심하게 하신듯하는데 와이프되시는 분이 내가 괜찮다는데 왜 난리야 소리지름
3. 대기석 우리 옆에 필리핀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눈물짓고 있음... 숙연한 분위기에 나도 아무말못하고 있는데 나한테 차계란 주심... 진짜 고마웠음 ㅠㅠ
4. 그 외 수갑찬 분 둘이 일부러 서로 수갑의 사슬을 교차하며 철컹철컹소리를 내는데 ...왜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그러고 놀고 있음... 난 그 소리에 쫄아서 화장실도 못 감...
그렇게 공포와 숙연의 세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우리를 사무실로 부름.
죄목은 감히 비자가 없는 상태에서 한국에 회사를 세우고 매출을 일으켰다는 것이었음.
벌금은 약 2천만원이며 불응시 추방임. 2차 충격받음....!
OASIS 외국인 창업비자 프로그램이 서무 신생이라 서울 출입국사무소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를 몰라서 위법행위라 판단하고 경찰서로 빠꾸먹은거였음....
벌금 2000만원과 추방의 기로에서 OASIS담당자에게 전화했고 다행히 통화 한방에 모든것이 해결됨... 서로 이야기 좀 해라 어휴
보통 D-84비자는 1년만 주는데 경찰서에서 공포에 시달리게 한게 미안했는지 2년으로 찍어줌...
경찰을 극혐하는 1남이는 그날 탈진하여 링거맞음...
얘 인생 최대의 공포가 감옥가는건데 (얘네 동네에서 감옥간사람 진짜 많음) 그날 간접체험으로 트라우마가 왔는지 주말에 위에 빵꾸가 나서 응급실감
암튼 비자는 무사히 받았음.
게임번역 회사도 무사히 차리고 운영함.
한한령 시작됐을때 중국 거래가 끊겼는데 역시 난 운이 좋아서 한국 거래처 뚫어서 무사히 생존함
외국인 창업기업 우수케이스로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만남!
한줄요약: 별 생각없이 사나, 전반적으로 운이 좀 좋은 편
오늘도 큰 재미는 음슴.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