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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다 화나서 쓴.. (장문)
게시물ID : humorstory_447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hin
추천 : 2
조회수 : 10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04 13: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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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

 

호랑이는 폐암으로 죽고 이 땅엔 더 이상 호랑이가 없더란다

 

그래도 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이 지천인지라 아무 걱정 없었단다

 

누구든 아무데나 자리 잡고 집 짓고 밭 갈고 하면 배 두드리며 살 수 있으리라 여겼단다

 

그런데 그게 아니꼬웠던 세 놈이 어찌하면 땅이고 밭이고 집이고 다 지들 걸로 할까 궁리했다

 

그 놈들은.. 컹컹 짖을 줄만 알지 덤빌 줄은 모르는 개놈이나 다름없는 늑대놈.

 

앞에선 얍실하니 잇속이 밝은 듯 보이지만 실상은 센 놈 앞에 재롱만 부리는 여우놈.

 

밤눈만 밝지 실상은 낮엔 처자느라 하는 일 없는 부엉이놈.

 

이렇게 셋이더라.

 

그런데 마침 그놈들한테 살쾡이놈 하나가 와서 다리에 대가리를 부비더란다

 

예전에 쫓겨난 원숭이 놈이 기르던 놈인데 서당개 삼년에 풍월 읊는지라

 

아주 캭캭 위협도 잘하고 낑낑 재롱도 잘 부리는 요망한 놈이었다

 

한 놈이 기가 막힌 계획을 떠올렸다

 

옳거니! 요놈을 호랑이라 하면 되겄구나!

 

그렇게 기가 막히다며 세놈이 기가 막힌 연기를 해대기 시작하는데..

 

부엉이 놈이 바람부터 잡았다

 

어유 무섭다 어이구 무섭다 이분이 대대손손 대범하신 분으로 정통한 호랑이 혈통이니라

 

너희가 으앙 하면 어흥하고 물어갈 터니 찍소리도 하지 말거라

 

그러면서 뒤로 늑대놈과 여우놈이 온갖 땅에 지들 깃발 찍어대기 시작하는데

 

졸지에 집 뺏기고 땅 뺏긴 토끼 너구리 다람쥐 할 것 없이 다 몰려들어 으앙하니

 

살쾡이가 야옹하고 울었다

 

어이쿠 들키겠구나 늑대놈들이 모여 어흥어흥 하니

 

그제야 모두 겁에 질려 한뼘 땅덩이에 우르르 몰려섰다

 

흡족한 살쾡이가 그 길로 진두지휘하여 광개토 대왕 만주 평야 정벌하듯

 

임자 있건 없건 죄다 거둬들이는데

 

멀리서 보던 독수리가 요놈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하니

 

어차피 니 땅은 머리 위에 있는데 뭔 상관이요 한 번 재롱삼아 세게 나갔다가

 

독수리가 날개 펼치니 금세 어이쿠 너무 나갔구나 하고 대가리를 조아렸다

 

뭐 독수리도 지 일 아니고 하니 그래도 적당히 해라 한마디 하고 넘어갔는데

 

요망한 살쾡이 놈이 금세 아 저 놈이 나보다 세구나 잘 보여 나쁠 것 없겠다

 

계산부터 딱 하고 우리 놈들 몇 놈 해다가 쥐잡이 좀 해주리다 아양떨고 보니

 

독수리가 심히 만족하여 더는 말이 없더라

 

그러자 부엉이 놈이 더욱 신이 나서 울어제끼는데

 

어이구 무섭다 어유 무섭다 저쪽 건너간 원숭이 놈들도 무섭고 위쪽 붉은 동네 놈들도 무섭다

 

그래두 다행인 것이 독수리 성님만큼 쎈 우리 호랭이 성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그러고보니 다른 놈들도 어 그런가 내가 무서운 게 요놈 때문인가 저놈 때문인가

 

슬슬 헷갈리더니 어이쿠 무서운 쪽이 이 쪽이 아니라 저쪽인게벼 하곤 귀찮게 울지 않고

 

아이고 때가 어려워 내 팔자가 이 모양이지 한탄하거나

 

백날 말해봐야 소 귀보다 어둔 귀들이 억울하여 알아서 약 먹고 죽거나 하더라

 

그래도 생각 있는 몇몇과 직접 본 것 말고는 믿지 않는 출중한 어린 것들이

 

아니 저것은 아무리 보아도 호랑이가 아니라 살쾡이다 한 자리에 모여 들고 일어났다

 

그랬더니 분개한 살쾡이 놈이 저것들 싹 다 쳐죽여라 노발대발하는데

 

그 때 옆에 있는 늑대 하나가 대왕님 아무리 그래도 이것은 아닙니다 속으로 삭혀뒀다

 

그게 끝이 아니고 살쾡이 놈이 눈 앞 어지러우니 저것들 다 죽어버리게 어디 짱박아둬라 하며

 

어린 다람쥐며 토끼며 늑대며 싹 다 먹을 것 없는 오지에 쳐박아 굶어죽고 얼어죽고 하거나

 

요 놈 윗동네 놈이다 저놈도 잡아라 귀찮으니 잡아서 기냥 쳐죽여라

 

악귀라도 들린 듯 설쳐대니 결국 뒤에서 보던 늑대가 목을 콱 물어 죽여버렸다

 

그러자 대장늑대나 부엉이나 여우나 어안이 벙벙하다가 이내 열이 받아서는

 

이놈의 반란 종자 사형이다 사형! 하고는 늑대 목을 매달았다

 

그리고는 땅을 치고 통곡하며 아이고 우리 위대하신 호랑이 성님

 

우리네 위해 궂은 일 다 도맡아 하시다 결국 이리 가십니까 지랄 염병을 해대니

 

그 소리가 너무도 안타깝고 한이 서린 명품 연기라

 

온 동물이 속아 함께 울었더란다

 

그렇게 살쾡이가 죽고 긴 시간이 흘렀다

 

살쾡이 살아있을 적에 투항하지 않아 죽을 뻔하던 노란 고양이가 있었다

 

살쾡이 죽고 없는 긴 시간 동안 아픈 동물 옆에서 함께 야옹야옹 울고

 

늑대나 여우 부엉이에 굴하지 않고 털을 세우다가도

 

다른 동물 앞에선 따뜻해보이는 노란 털을 온 사방 햇살에 널리 뽐을 내더니

 

결국 동물들이 아 저분이야말로 진짜배기 호랑이의 후손이리라 여길 정도가 되었다

 

그러자 당장 늑대가 물어죽이려 달려들었는데 뒤에 동물들이 많으니까 덤비진 못하고

 

아니 무슨 호랑이가 노란 호랑이가 있느냐

 

자고로 호랑이란 자기 피가 흐르지 않는 듯한 백호거나 남의 피에 젖은 맹호이니라

 

컹컹 개만도 못하게 짖어댔다

 

고양이에게 굽실거려봤지만 소득이 없던 여우도 가담해서는

 

자고로 내가 굽실거리지 않았던 호랑이는 역사에 없노라

 

기도 안 차게 목을 세우고 깽깽거렸다

 

낮에 자면서 기력보충 좀 한 부엉이 놈이 드디어 일어서서는

 

남이 다 볼 수 있는 곳엔 진실이 없노라 내가 밤에 보았더니

 

저 놈은 호랑이도 아니고 고양이도 아닌 그냥 아무것도 아닌 놈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당장 쫓아내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세 놈이 개소리도 새소리도 아닌 잡소리를 해대며 고양이를 쫓아내려 하니

 

온 동물이 모여 그럼 어디 밤에도 한번 봐보자 불을 밝히고

 

고양이가 못 짖는다고 너희만 짖을 줄 알 성 싶으냐 우리가 대신 짖어주마 외치고

 

고양이와 우리가 서로에게 굽히니 내가 너를 잡아 족치면 고양이가 너보다 세겠구나 하며

 

세 놈에게 눈을 번뜩이니 그제야 고개를 조아리더라

 

그러면서도 조아린 머리 밑으로 서로 시시덕거리면서 사사건건 고양이 방해만 놓으며

 

때를 기다리더니 결국은 그 때가 오고야 말았다

 

고양이가 늙어 힘이 없어지니 호랑이 따윈 옛날의 허상이다

 

이 스마트한 시대에 잇속에 밝은 쥐 같은 놈이 동물들을 이끌어야 한다

 

따위의 멍청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쥐에게 뒷일을 맡기고 고양이가 고향으로 가려 하니

 

쌓인 것이 많았던 세 놈이 입을 모아 성토하기 시작하는데

 

이제야 말하는데 저 놈 고양이 놈이 뒷돈을 받았다 정황이 있다 족쳐야 한다

 

그러자 고양이의 오랜 친구였던 놈이 대뜸 나서선 지가 주었단다

 

온 동물이 충격에 빠져선 고양이놈 아무리 울음소리 약하고 몸집 작아도

 

됨됨이는 참 됐다 여겼거늘 이리 뒤통수를 치느냐 분노하니 고양이가 몸 둘 바를 몰랐다

 

고양이는 억울했지만 전말을 알아보니 아내와 아들놈과 아들놈의 사위 녀석이

 

친구 놈에게 붙어 돈을 빨아먹었구나 결국 내 불찰이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놈의 배신, 등 돌린 옛 수하, 실망스런 가족 사이에서 늙어가던 고양이는

 

여우와 늑대, 부엉이 놈들이 결국 제 친지 가족 할 것 없이 다 족치려고 작심한 것을 보고는

 

모든 것을 자신이 짊어지고 가노라 천장 낭떠러지에서 몸을 던진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온 동물들이 고양이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그가 진실로 호랑이였노라 기려보았지만 의미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상쾌하게 전임자부터 죽이고 출발하는 쥐놈이 의기양양해서는 동물들과 언쟁을 벌였다

 

여기 거기 저기 저어기 네 군데 큰 우물을 파거라

 

아니 우물이 이미 있는뎁쇼?

 

멍청한 놈들아 우물이 더 크면 좋지 않으냐

 

우물이 있는데 뭐하러 팝니까

 

너희는 어차피 죽을 거 뭐하러 사느냐 할 일도 없으니 그냥 파거라 이것이 창조경제니라

 

동물들이 처음엔 반발했지만 하도 쥐놈이 세게 나오니

 

아니 이놈이 대체 뭘 믿고 이러는지 몰라도 배짱만큼은 호랑이구나 하고

 

결국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그 와중에 쥐 놈은 우물 파는 일을 진두지휘하는 늑대 여우 부엉이 놈들에게서

 

거의 100조년은 넘게 놀고 먹을 만큼 받아먹고는 얼씨구나 하고 때가 되어 도망갔다

 

그제서야 동물들이 아 배짱이 호랑이급이 아니라 낯짝이 그러했구나 통탄했다

 

동물들이 너무 분통이 터져 죽으려하니 늑대와 여우 부엉이 놈이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기다리던 때가 되었구나 이전에 살쾡이 놈이 득세했던 때의 영광이 재현되겠구나

 

그러면서 온 동물에게 지랄 염병 난리 부르스를 다 하면서

 

이분이시야말로 진짜배기 호랑이의 혈통이시오 하고는 딱 하고 내놓은 것이

 

아니 웬걸 닭이더라

 

동물들이 누굴 놀리느냐 분개했지만 세 놈들은 능청스럽게

 

시대가 변했노라 더구나 영웅호색인지라 과거 호랑이님이 여기저기 씨를 많이 뿌리더니

 

외견이 좀 다른 종자가 나왔더라 둘러댔다

 

어쨌든 호랑이의 자질만큼은 분명하다 하도 지랄을 해대니

 

일찌감치 생각하기에 지친 동물들이 그래 어디 한번 잘해보거라 하고는 박수를 쳐줬다

 

문제는 닭은 닭이건만 하필 병든 닭이었는지 하루에 7시간은 졸거나 농땡이치기 일쑤더라

 

한번은 소풍 간 어린 동물들이 산불에 갇혀 죽어가는데

 

하필 그날도 7시간을 졸았는지 있지도 않은 닭벼슬을 정리했는지 종적이 묘연하더니

 

거의 다 타죽고 슬퍼하는 중에 어안이 벙벙해서 오더니 아이고 하더라

 

그리고 그렇게 7시간씩 낮잠을 처자니 시간 관념도 없어

 

새벽이건 한밤이건 한낮이건 홰를 치는데 그 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

 

몇몇 동물들이 암탉은 아침에 울지 않는데 울면 그 집이 망한다 넌지시 말했다

 

그러자 암컷부가 모여서는 왜 우리 아녀자들 차별하느냐 소리쳤다

 

아니 닭들이 원래 그러한데 암탉이 아침에 울지 않는 것은 원래 그러한데

 

원래 안 그러한 것이 그러하면 이상한 것이 아니냐 항변을 해봐도

 

귓등으로 듣고는 우리 숲 최초의 암컷 호랑이님 존경합니다 물고 빠니 닭이 실로 흡족하였다


그러던 중에 닭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다

 

아니 평소 하는 것은 그야말로 닭인데 왜 뒤로 가면 저리 행동이 빨라지고 약아지는가

 

의문을 가진 몇몇 부엉이가 닭의 뒤를 캐보니 놀랍게도 그 뒤에 돼지가 있었다

 

구관조를 아비로 둔 돼지년은 닭이 그리워하는 어미의 성대모사 따위를 하며 신임을 얻고는

 

닭이 멍청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실컷 처먹어야겠구나 꾀를 내었던 것이다

 

비단 그 돼지년 뿐이 아니라 돼지년 일가 전반이 닭 등을 처먹었는데

 

닭도 어차피 다른 동물 등쳐서 얻는 것이니 그닥 아깝거나 서운하지 않았다

 

그리고 저 이용당하고 무시당하는 줄도 모른 체 어이구 돼지 언니 오셨소 하며 따랐다

 

닭의 권세까지 등에 없은 돼지 일가의 행태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만방자해졌지만

 

늑대 여우 부엉이가 알아서 뒤를 닦아주니 동물들이 알 수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심 있는 부엉이 몇이 이런 사실이 숨겨져 왔던 것에 분개하며

 

부엉이의 제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고흐보다 더한 격정으로 양 귀를 자르고는

 

사실만 보고 전하며 겁박하는 소리를 듣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이들을 후에 부엉이와 달리 올빼미라 불렀다

 

올빼미들은 잘린 귀만큼 가벼워졌는지 다른 부엉이들보다 훨씬 빠르게 날아

 

닭과 돼지의 방자한 행태들을 캐내기 시작했다

 

올빼미의 말을 들은 온 동물들이 진실에 분개하여 저놈의 닭, 돼지를 잡아라 외쳤지만

 

닭에게 받아먹은 것이 많던 늑대와 여우가 닭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부엉이 놈은 별 도움이 안 되었다

 

부엉이 놈은 그 와중에 낮이라고 자고 있었는데 상황도 모른 채 졸고 있다가

 

동물들이 보채는 성화에 일어나보니 온 동물들이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은 나도 올빼미니라 하며 올빼미들이 하는 말만 제깍제깍 받아서 따라했다

 

상황을 보아하니 닭편 들어 좋을 것 없겠다 싶던 여우놈도

 

호랑이라는 년이 요구하니 난 어쩔 수 없었소 닭인 줄 알았나 뭐! 하며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늑대놈들도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데 그래도 나름 개의 종자랍시고 몇놈은 끝까지 닭을 지키고

 

몇놈은 호랑이가 아니라 닭이었구나 통탄하며 닭 잡는 칼을 찾았고

 

또 몇놈은 난 닭인 건 알았지만 돼지년은 몰랐다는 개그를 하며 돌아섰다

 

닭 잡자고 하루에도 수백만마리의 동물들이 온 숲에서 들고 일어나는데도

 

충성스런 개인지 늑대인지 모를 놈들이 지키는 사이에서 닭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걸 어쩐 일로 지켜본 닭년이

 

자신의 최후를 그제야 느꼈는지 닭이 울어제끼기 시작하는데

 

그 소리가 이전에 늑대 여우 부엉이 놈이 통탄하던 명품 연기와 사뭇 견줄만 하더라

 

몇몇 늙고 무식한 동물들이 그 신파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우리 닭님 살려주소 지랄하더니

 

이 지랄소리에 감화된 몇몇 놈들이 그야말로 하루 중 최고요 하며 육갑하는구나

 

기어이 부엉이 여우 늑대 놈들 사이에서도 능력없는 치들이

 

아 이 때 닭년 살리면 우린 장밋빛 미래로구나 얼토당토 않은 역배당에 생을 던지며

 

모든 것이 올빼미의 음모이니라 목소리를 드높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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