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시위대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던 날,
그네는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선잠에서 깨어났다.
사람들이 자꾸만 자신의 이름을 외쳐 부르는 것만 확실히 들리고
그 뒷말은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안해서 창가로 다가간 그네는 망원경으로 바깥을 내다보았는데,
촛불을 든 엄청난 인파 중 외계인 몇몇을 발견했다.
실상은 외계인으로 분장한 시위대인데 다급한 그네 눈에는 우주인으로 보인 것이다.
“아,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은 진실이었어!”
그네는 드디어 우주에서 자신을 구하러 외계인을 보낸 것이라 믿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다 외계인이 들고 있는 피켓을 본 순간 그네는 기절하고 말았다.
피켓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씌어 있었다.
“그네야, 우주 팔아먹지 마라. 죽는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