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즈버그 1863년 7월 1일. 그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애덤스 카운티 게티즈버그에서 미 남북전쟁의 분수령을 결정짓는 역사적인 전투가 일어났다.
하나의 온전한 국가가 이익관계의 불일치로 인해 두 파로 갈려 잔혹하게 싸웠던 전쟁.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북부가 승리함으로써 치열했던 내전의 무게추는 북부로 기울었다.
노예해방의 때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2016 11월 12일. 이날 청와대가 바로 보이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내전이 발발했다.
9년간의 탄압. 독재정권의 잔재가 끝내 시민들의 힘으로 쟁취한 민주주의 정권을 합법적으로 쥐어잡아 언론을 막고 시민의 자유를 탄압하고, 서민과 노동자들을 착취해 짜낸 고혈로 잔치를 벌이며 마침내 정적 마저도 합법적인 암살에 성공하기도 했던 기만의 시대. 어둡던 상실의 시대. 그 암흑의 끝에 시민들이 다시 뭉쳤다.
언론은 현 정부의 타락을 면밀히 보도하며 박근혜외 최순실의 야합을 적극적으로 비판했고.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5만의 외침이, 20만 시민들의 목소리가 마침내 100만의 하나된 함성이 되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우리들은 박근혜가 몸통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울부짖고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기 위해 싸우고있다.
하지만 틀렸다. 박근혜는 몸통이 아니다. 박근혜는 그저 기득권들이 만들어낸 허상 뿐인 우상이다.
죽은 망자의 시신을 앞세워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옹립한 자들이 부리나케 탄핵정국을 구성하며 손절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진실로 박근혜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인재라고 보았는가? 박정희의 딸, 육영수여사의 딸, 전 퍼스트레이디 같은 칭호를 전부 떼어내고. 정치인으로써 박근혜, 인간 박근혜가 자신의 능력만으로 한 나라의 수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았는가?
아니다. 박근혜는 자신의 무능을 지난 3년동안. 아니 비래대표로 당선된 2008년부터 똑똑히 증명해왔다.
대권주자 박근혜를 돌이켜보자. 그가 내건 많은 지켜지지 않은 공약과 그 공약에게 쏟아지는 질문들에 대해, 박근혜는 당신에게 속 시원한 답을 내준 적이 있는가? 명확하고 아름다운 비전을 제시했는가?
글쎄,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최소한 대권주자 박근혜의 인터뷰를 듣지 않았거나, 언어이해능력이 투철해 박근혜 대표의 말에 함축된 수 많은 의미를 이해한 창조적인 인재가 분명하다.
자신의 공약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필부를 보며 그래도 참모들이 잘하면 되겠지 자위하지는 않았는가?
지난 TV토론은 어땠는가? TV 토론은 대권주자들이 자신들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프레젠테이션의 장이다. 후보간의 능력 우열이나 과거는 제켜두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였었나?
아니다. 자신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던 문재인 후보와 달리, 박근혜 후보는 비전 제시는 커녕 제대로된 토론조차 하지 않았다. 토론은 X맨 이정희후보가 사정없이 물어뜯어 불가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지는 방법이라도 제시해야만 했다.
좀 후의 얘기지만 막말만 일삼던 심지어 트럼프도 방법은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통령께서는 그 질문들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다 된다고,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이미 끝난 일이라고 통보할 뿐이었다. 참으로 오만한 발언이었다.
그런 사람을 국민이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국민이 전부 바보인가? 자신의 미래를 불확실한 대답과 장황한 말로 헛소리하는 사람에게 맡길 정도로 엉망인 사람들이었나?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스스로 자유를 되찾기 위해 3번이나 권력에 맞서 싸웠으며, 국민의 권리는 오로지 시민들 스스로가 쟁취한 값진 권리임을 모두가 알고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민이 멍청한 무지렁이에 불과했다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시도에 맞서 70만 촛불을 들어올려 헌재를 돌아서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똑똑한 국민들이다...
그런 국민들을 속이고. 눈과 귀를 현혹시키고, 한낮 필부에 불과한 사람에게 정권을 이양시킨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자신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 나라 땅을 파 해치고, 자연을 망가트리고, 기득권을 배불리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전폭적 금융산업을 허가했으며, 조국을 지키던 청년들이 순직했을 때 그들의 죽음을 정치적 카드로 사용해 모욕했으며, 고층빌딩을 짓기 위해 수도의 안보를 지키는 공군기지를 밀어버리고, 인터넷 자유 논객을 체포해 감방에 가뒀으며, 민간인들을 사찰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화산업과 언론을 탄압하고 허상뿐인 업적을 쌓기 위해 수 많은 국부를 낭비한 사람.
비리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은행전산망을 망가트려 수 많은 국민들에게 손해를 안기고 한 연애인 부부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나아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정치적 살인을 저지른 악당! 너무 해처먹은게 많아서 정권을 이양하기 위해 국정원 국방부 검찰까지 동원해 선거법을 어기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온당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선관위에 디도스공격을 하고 투표소까지 바꿔치기한 남자!
아니 사실 그 사람조차 우리의 주적이 아니다.
우리의 주적은, 우리의 눈을 뺏고 우리의 생각을 점령하고, 우리의 삶과 행동을 조종하며, 시민의 기본권을 교묘하게 제한하고 진실과 진실 사이에 분열의 씨앗을 심는 자들이다.
자유를 부르짖던 시민들이 독제자를 찬양하게 하고, 독제자를 신으로 옹립하며 나아가 그의 자식에게 충성맹세를 하게 하는. 우리를 개돼지로 보는 기득권들. 그 기득권들의 카르텔에 맞서싸워야한다.
지금 우리를 압박하던 1%의 카르텔이, 그 거대한 빙산의 일각이 살짝 모습을 들어냈다. 시민들의 분노가, 허탈함이, 슬픔이 하나로 모여 수백만 촛불로 타오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시선은 올곳이 대마로 향해야 한다.
이 불길이 박근혜로만 끝나게 두어선 안된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대마를 잃은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7월 7일. 한 갑의 말이 온 국민의 가슴에 못질을 했던 일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술께나 들어간 고위층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개돼지.
어떤 만화에서 보았던. 그리고 영화로 들었던 모멸적인 이 한마디는.
굴욕스럽게도 본질을 꿰뚫고 있어서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창작물의 세계에나 존재하는 것이라 자위하던 멸칭은 이 나라의 잘나가는 1%의 입에서 차갑게 튀어나왔다.
현실로 다가온 그 차가운 한마디를 꺾을 열기가 우리에게 없었기에, 그 말은 더욱더 무겁게 얹어졌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개돼지는 우리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주권자들이 모욕당한 굴욕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그런 언사를 한 작자가 공무원이었기에 더욱 굴욕스러웠다.공무원 개인이 아니라 그런 공무원을 고위직에 앉힌 사회에 분노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버림돌에 머물렀다. 고위공무원의 입에서 나와선 안됐을, 너무나도 창작의 세계와 닮은 그 말이기에 우리는 생각을 멈추고 분노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의없는 사과와 일부의 일탈이다, 개인의 실수에 불과하다는 변명을 수용했을지도 모른다. 주권자들이 무릎꿇은 굴욕적인 수용.
3개월의 시간이 흘러, 더 큰 충격이, 끔찍한 분수령이 훌쩍 다가오고야 말았다.
또다시 버림돌이 놓여졌다. 이번 집은 저번것보다 맛있어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나는 끝없이 다짐한다.
우리의 시선은 올곧이 대마를 향해야한다.
우리의 목적은 박근혜가 아니다.
박근혜는 몸통이 아니다!
박근혜는 디딤돌에 지나지 않는 버림말에 불과하다.
박근혜는, 무능한 필부는 결코 똑똑한 우리 시민들의 적이 될 수 없다.
대마는 ‘그’다. 주어를 말할 수 없는 그 남자다.
그리고 그를 위해 봉사하던, 그와 한패가 되어 한탕거리 제대로 하던 기득권들이다!
일제 시대 이후 줄곹 대한민국을 짓누르던 암운들을 겉어낼 혁명의 때가. 분수령을 가를 신의 한수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권력을 가진자에게 대들어서. 모난돌이 정맞는 법칙에 스러진 수많은 선배들이, 정점에 올라 개혁을 부르짖다 떨어진 의인이 밤잠 설치며 원했던 기회가 손에 잡힐듯 가까이 다가왔다.
공부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학생들도. 현실에 좌절해 헬조선을 부르짖던 청년들도. 노동개혁으로 정년 퇴임할 판인 아버지들도.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노인들도. 그 청년들을 뒷바라지 하던 어머니와 아내도. 모두 거리로 나서리라.
앞서간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행동한다면, 결코 두렵지 않으리라. 또한 응당 누려야할 권리를 되찾는 일이니 기쁘게 웃어야하리라.
우리는 대의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고, 삶과 죽음마저 넘어선 정의의 기치아래 유대하였으니, 지금 민주혁명의 때가 왔다.
우리의 시선이 올곧이 대마로 향한다면, 승리는 우리에게 오리라!
말을 마치기전에 마지막으로 링컨의 연설문을 인용하려고 한다.
"오히려 우리 살아있는 자들은 그들이 싸워서 그토록 고결하게 전진시킨, 그러나 미완으로 남긴 일을 수행하는 데 헌신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남겨진 그 미완의 큰 과업을 다 하기 위해 지금 여기 이곳에 바쳐져야 하는 것은 우리들 자신입니다.
우리는 그 명예롭게 죽어간 이들로부터 더 큰 헌신의 힘을 얻어, 그들이 마지막 신명을 다 바쳐 지키고자 한 대의에 우리 자신을 봉헌하여,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을 굳게 굳게 다짐합니다. 신의 가호 아래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