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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이프가 나를 싫어한다.
게시물ID : humorstory_447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0
조회수 : 2387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6/11/15 21: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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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친구와이프들...이하 제수씨.들에게 퍽 인기가 있는 편이다.

일단 1박이상 놀러갈때 유부남들을 안부른다.
기껏 제수씨들 구박받아가며 데려오면 고삐풀린 개새ㄲ...아니아니...망아지가 뭔지 보여주는 속없는 유부남들에 질려서,
혼자 던져놔도 잘 노는 총각들 위주로 놀라가는 편이다.
서운해하는 유부남들에게는 
"가정에 충실해라. 난 없어서 모르겠지만..." 
라고 둘러대며 속편히 여행은 총각들끼리 가는 편이다.

둘째로, 나는 음주가무에서 가무.는 빼고 음주로만 즐기는 사람이다.
가끔 에쵸티나 젝키노래같은거 부르고 싶어서 노래방가면
도와달라는 고음 화음 랩은 안 도와주고 알아서 잘마시는 술을 따라주는거나 도움주시는 분들 부르는걸 정.말.로. 싫어한다.
거기다가 다른데서는 몰라도 술집에서는 절대 운명같은 만남이란 있을수 없다.는게 인생의 지론인지라,
XX오빠랑 나가면 최소한 여자랑 문제있을 일은 없다는게 제수씨들의 생각이다.

셋째로, 나는 간이 작아 도박을 절대 안한다.
기껏해야 당구장에서 게임비내기나 하지, 죽빵 그런것도 안친다.
딱 한번 쳐줬다가, 당구의 신. 당신이 들러붙었는지 세명을 ATM기로 내달리게 만들어본후,
이 무시무시한 능력을 봉인해버려, 진짜로 당구게임비내기가 전부이다.
XX오빠랑 있으면 어디가서 카드포카화투이런거는 안한다는게 보장이 되는지라 제수씨들이 믿고 보낸다.

넷째로, 대출끼고 산 집. 아까워서 아무리 퍼마셔도 지하철막차타고 집에 들어가 자는 편이라,
"XX오빠랑 있다면서 외박한다고? 구라치지말고 기어들어와라."
라고 남편들의 귀가시간이 확실해지기때문에 정말 좋아한다.

아...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그래도 친구라고 만나주는 유부남친구들이 눈물나게 고마워진다.




그런데, 여기 한 집.
작년까지는 나라를 지키던 예비역 대위.
지금은 장인어른 사업을 돕고있는 한 친구의 와이프...께서는 나를 영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부부동반모임에 가도
정신연령이 고만고만해서인지 애들이랑도 퍽 잘 놀아주고 그래서 제수씨들이 나한테 애맡기고 식사하곤하는데,
이 제수씨는 내가 자기 아들 똥기저귀갈아주고 그래도 영 탐탁치 않아한다.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이 놈 연애할때...장가가고나서...무언가 실수한게 있는가?

이 친구가 솔로이던 소위중위때는 퍽 자주 만나 술을 펐었지만,
대위달고 나도 이제 장가가야지ㅎㅎ하며, 지금의 제수씨를 만난 이후로 (짜증나서ㅋ) 발길을  딱 끊었단말이다.
가끔 이 놈이랑 만나도 궁둥이가 무거워서 한번 앉으면 방광터지기직전까지 화장실조차 가기 귀찮아해서
1차 2차 3차 안가고 출발역이 종착역인 놈이고,
거기에 유부남은 어지간하면 밤 11시 전에 집에가라고 보내버리는 나랑 있으면
한 밤 10시까지 스피디하게 먹고마시고 빠이빠이...하는지라...아무리 생각해도 밉보일 일이 없다.




"너는 그냥 선천적으로 극혐이라 그래."
(우리 엄마한테 사과해 임마.)
"제수씨 첫사랑이 너랑 닮았나???"
(제수씨의 추억에 사과해 임마.)
"너가 자기 남편을 뺏아갈까봐????"
(안 그래도 장가갈 생각안한다고 혹시 남자좋아하냐는 말 듣고 있다...엎드려-_-+)
"저는 XX오빠 괜찮은데? 성격 참 좋으시잖아요^^"
(아. 그럼 결혼식때 보니까 여동생 예쁘던데 소개시켜줘요ㅋ...왜 대답이 없어??? 너도 엎드려-_-+)

친구들 모임에 나가서 아직 안 온 것들 기다리며 쏘맥을 한잔 말고 있자니,
그 제수씨가 유독 나를 맘에 안들어하는것 같다.는 누군가의 말에 
질세라 너도나도 한마디씩을 거들며 매들을 벌고 있었다.
마침 술도 마셔서 판사님들의 감형레파토리. 음주후 심신미약상태인지라, 가서 명치를 콩콩 때려주고 싶었다. 

"나 진짜 다른 부부들은 하나씩 과거이야기 던져주고 싸움붙여놓고 구경하는거 즐기는 사람이지만,
그 집은 연애초기때 장인어른한테 아. 자네들이 우리딸 남자친구 친구들이냐고 소고기 얻어먹은거있어서 그런거 안하거든;;;;
당췌 이유를 모르겄어."
"너는 그냥 선천적으로..."
"혓바닥내밀어봐. 뽑아줄께."
"아. 예비역대위님께서 입장하십니다. 부대차렷!!!"

집은 제일 가까운 것들이 오기는 제일 늦게온다. 어쩐다.하며, 사정없이 맹폭을 퍼붓는데,
제수씨 무서버서 여. 히사시부리~하고 인사만 했다.

총무님이 니들 의심하는것처럼 회비 안떼먹고 착실히 모았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니 밀린 놈은 지금 내고, 낸 놈도 좀 더 내라!!!고 떠들던 말던 지역방송들은 알아서 가동중이었다.

"야. 오랜만이다."
"저번달에 봤잖아. 야. 저리가. 너네 마나님 나 째려본다."
친구는 와이프한테 괜찮아 안물어.라며 웃어보였다.
때마침 다른 제수씨가 그 제수씨 옆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자 맹렬한 시선공격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무셔라. 제수씨 여전하네."
"그니까 씻고 다녀."
"너도 저기가서 엎드려. 너는 스페셜하게 깍지끼고 엎드려. 장교예우해드려야지."
"그러다 우리 와이프한테 또 찍힐려곸ㅋㅋㅋㅋ"
"사형이나 가석방없는 무기징역이나."

그렇게 술을 한잔두잔 니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며 퍼마시고있는데,
어느새 제수씨가 친구 옆에 찰싹 붙어 앉아계신다. 움찔했다. 
지박령인줄 알았다고하면...또 떽!!!이놈!!!! 하겠지;;;하며 꾹 참았다.

나에게 쌀쌀맞은 태도는 인사같은거라, 
아까는 쌀쌀맞던 제수씨도
애는 친정에 맡겨두고 오랜만에 편한 분위기에서 
다른 제수씨들이랑 술 한잔 하면서 남편흉 좀 보고왔더니 기분이 퍽 좋아보였다.

"자기. 자기 왜 우리 XX이 밉게봐? 응? 못생겨서???ㅋㅋㅋㅋㅋ"

내가 너 높으신분들이랑 술먹을때 입만 안 열면 투스타까지는 자동진급할거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이 놈도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술빨았더니 또 분위기파악 못하고 제수씨에게 되도않는 소리를 하고 있다.
아...오랜만에 이 제수씨랑 분위기 좋을뻔했는데...

"XX오빠?...못생겨서 그러는거 아닌데???"
"??? 우리 지금까지 제수씨가 XX이 쌀쌀맞게 대하는거 선천적으로 혐오스러..."
"너 누가 일어나랬어? 저기가서 엎드려 있으랬지?"
"그럼 왜???"




수년 전이었다.
홍대 어느 술집에서 나는 술만 들이키고 있었고,
나머지 셋은 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정말 오래 사귄 여자한테 차이고나서, 정신적데미지로 인해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가 왔던 때라
모두들 내 눈치를 보며 적절하게 놀리고 그러던 때였다...위로하는 놈 하나도 없었다...눈치보며 놀렸다...쳐죽일것들...

거기다 그 날은 군인놈이 지키라는 나라는 안지키고 연애질을 시작했다며 그 여자친구를 보여주겠다고 나오라고 한거였다.
다른 친구들이 "XX이 커플들보면 동물원 낙타같이 침뱉고 그러니까 부르지마라."고 했는데...웬걸...
이 놈 맨 처음에 나오라고 연락한게 나였다-_-...

"중대장님 입장하십니다. 부대차렷."
친구들은 벌써 상당히 드링킹해버린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지만,
나는 마치 한잔도 안 마신 사람처럼 태연하게 앉아있었다. 
나 그렇게 분위기 파악못하는 사람아니다.

어찌나 이 놈이 염장질...아니아니...자랑을 해대서 처음보는데 마치 십년지기처럼 반갑네요.
혹시 헤어지고 싶은데 이 놈한테 덤태기씌우고 싶으면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핑계거리 일만이천개쯤 드릴께.

소주 한두잔밖에 안먹은 놈들보다 
서비스안주로 나온 마카로니과자 한그릇으로 세병을 마셨던 내가 더 맨정신인것처럼...
그때는 진짜 제수씨 꺄르륵웃고 분위기 엄청 좋았다.

회복했군회복했어.
거봐 나오라고 하길 잘했지?
아아...이번 시즌 나의 소중한 놀림거리가...
라며, 친구들은 좋은건지 슬픈건지 짠한건지 복잡한 표정들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군인놈이 돈이 어딨어!!!라며 우리가 각출해서 술값밥값낼라니까 너네 둘은 먹기나하라며,
진짜 분위기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회식같은데가서야 소주 한두병먹는 수준으로 줄였는데, 
그때는 자기 전에 소주를 서너병 안마시면 잠도 못 잘 정도로 정신적으로 좀 가있던 시절이라...
술 하나는 진짜 끝장나게 잘 들어가고 있었다. 
거기다 그 날 참석자들도 맥주는 짝으로 가져다놓고 먹는 사람들이라
어느 순간부터 사장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속버린다며 서비스로 안주를 내주고 있었다...
가격표에 "싯가"라고 붙어있던것도 한번 나왔었다.

"AA씨. 장기적으로다가 봤을때 절대 장기못할 미래가 안보이는 놈인데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 거예요???
서울 여기 홍대만 봐바. 멋쟁이들 얼마나 많아. 여기 우리들 빼고."

뭐 둘이 처음에 얼굴만 알고 어색어색할때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때가 때마침 원빈이 나온 "아저씨"가 흥행하던 때라,
내 친구 직업이 군인이라니까 그 영화속 "예비역 정보사 부사관 차태식"으로 보이더랜다. 헐.

AA씨. 이제보니 양심이 없으시네. 
술을 너무 많이 드셨어. 야. 저기 편의점가서 숙취해소제 좀 사다드려라.
얘는 부사관이 아니라 장교. 권총은 쏠 일도 없는 장교. 태권도할때 다리 안찢어져서 울었다는 몸치임ㅋㅋㅋ
AA씨. 89년 뱀띠 AA씨!!! 내 한마디할께. 차태식이는 정보사출신이구요~ BB는...중대장...아. 참모냐? 그게 뭔 상관이야.

우리는 엄청 놀려댔는데...그 중에 술이 제일 많이 들어간 내가 제일 많이 놀렸다.
평상시였다면 우리 모임에서 내가 브레이크같은 역할인데, 
(위에 말한 총무님은 휘발유역할...주유소집 외동아들 기름부자라서...)
그 당시의 나는 실연의 충격으로 브레이크고장난 폭주기관차였던 상태라...
당시 그때로 돌아갈수 있다면 입을 꼬매버리고 싶을 정도로 신나게 놀려버렸다

그러다가 어째 나 혼자 떠드는것 같고,
제수씨의 눈빛이 싸늘한 비수가 되어 날아들어 내 가슴을 찌르고나서 후벼파고 있음을 깨닫고서야
문제의 주둥아리를 닥칠 수 있었다.
이미 늦어버렸지만.




그 뒤로 제수씨는 나만 보면 도끼눈을 하곤 한다.
자기가 얼마나 친구여자친구로 맘에 안들면 초면인 사람한테 그렇게 막대할까. 싶었단다.
적당히 놀린다는게...선을 넘어버린거였는데...그렇게 오해하고 반십년이 지나버렸다.

거기에다가 
신혼여행 하와이로 간다길래 (예쁘게 보이려고ㅋ)가서 밥 한끼 사먹으라고...실수로 딸라가 아닌 유로를 환전해줬다든가...
집들이가서 설거지도와주다가 접시 한장을 깬다던가...(친구가 깼는데 나까지 덤태기씀...ㅠ.ㅠ)
뭐 이런저런 소소한 실수들을 자꾸 저질러버리니
이쁘게 보일래야 이쁘게 보일리가 있나.
 
그리고 듣자하니 친구놈도,
"XX오빠랑 나. 누구를 선택할거야?"라고 묻자 0.01초의 버퍼링도 안하고 제수씨를 선택했다고 한다.
중학교때 돈까스뺏아먹겠다고 침뱉아서 싸웠을때 절교했어야했다. 
의리라고는 미트콘드리아만큼도 없는 놈 같으니...




"여러분!!! AA씨가 XX이 싫어하는 이유가 못생겨서가 아니라, 연애할때 너무 놀려서랍니다!!!"

어머~XX오빠 축하해요. 못생겨서 그런게 아니라.
야이~외모땜에 그런거 아니네. 자심감을 가져!!!
삼춘삼춘. 못생긴거 아니어쪄요?



써먹써먹했던 제수씨랑 오해가 풀렸는데
이것들과 연을 끊고 혼자있고 싶어졌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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