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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부(相撲部)
이 이야기는 스모부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한 한국인 남성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실90%+과장5%+(재미를위한)뻥5%...]
코노 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노
테이쿄-데 오쿠리시마스....
응? 이게 아닌가...
요 며칠 글을 못올렸습니다
곳쨩 귀여워해주시고 제 글 응원해주시는분들을
기다리게해드린점 가슴깊히 사과드립니다
시국도 시국이여서 가벼운 유머글을 쓰는 제 손이
선뜻 움직이지 않았던점과, 히키코모리인 제가
요즘 밖으로 나돌아다닐 일이 잦아서
그 좋아하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있질 못했습니다
아참 그리고 혹시나
제 글이 끝날까 걱정하시는분들이
많으셔서 미리 말씀 드립니다
끝내기 3~4회전엔 미리 예고해 드릴거고
아직 끝날 예정은 없습니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나는 늘 그렇듯이
글을 쓰지 않더라도 내 글에 달린
댓글을 정말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내 글에 2번이상 댓글다신분들 아이디정도는
다 외우고 있을정도로
댓글을 탐닉하고 즐기고 있다(하악하악하악하악)
이 멘트만 벌써 3번째 쓴거 같다
오늘 또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그건 바로 이 댓글에서부터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준비했습니다
우리 1층 끝방선배 명언 콜렉션 Ver.02
44.
사실 지금 우리 기숙사에서 가장 잘 먹는 사람이
바로 1층 끝방 선배이다
다른 스모부들도 1층 끝방 선배에게는
한수 접고 들어가고 있다
그럼 1층 끝방 선배를 그렇게 먹게 만드는
그 원동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왜 그렇게까지 먹는걸까?
그 음식을 대하는 1층 끝방선배의 마음을
알수 있는 그 첫번째 명언은
"이제 더 이상 먹을수 없어"라는 생각이 들때
한 숫가락을 더 뜰수 있는게 진정한 데부
선배는 한순간 한순간 음식과
정면으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음식과 정면대결을 펼쳐본적없는
나로써는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아닐수 없다
한번은 모두가 모여 식사를 할때의 이야기다
그날은 선배가 없이 스모부 네다섯이
식사를 하다가 나중에 선배가 식사회에 참가한
그런 날이였는데
선배보다 한시간 먼저 밥을 먹고 있던
다른 스모부들은 선배가 올 시점엔
벌써 배가 많이 불러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1층 끝방선배가 우리의 식사를
주의깊에 보고 인상을 쓰는게 아닌가?
그렇게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있던 선배
모두의 숫가락이 멈췄을때
그렇게 멈춘 숫가락이 10분이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다시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벌떡 일어나더니
모두에게 소리쳤다
바카야로!!!!!!(멍청이들아)
스모부에겐
먹는것도 연습의 일환이다!!!!
어서들 눈 앞에 남아있는 음식들을
비우지 못할까!
라고 소리치며 화를 내는
1층끝방선배를 보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아니... 근데 얘네 진짜 많이 먹었는데....
더먹으면 배 터져버릴텐데...
물론 말로 꺼내진 않았다 히힣
아무튼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밥을먹는
선배에게 나는 조용히 물어본적이 있다
선배 왜 그렇게 많이 드시는겁니까
선배가 눈 앞의 음식을 포기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많이 먹는것도 좋지만
그렇게 많이 드시다가 탈이라도 나시면
저희들이 걱정이 됩니다
나의 말을 조용히 듣던 선배는
부처와같은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李)군...
마음만은 고맙네 하지만 말이야
나는 수없이 경험하고 말았어
그걸 알게 된 이후로는 눈앞의 음식을
남기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지
그건 바로...
어제 다 못 먹은 음식은
오늘의 후회로 남는다
라는것이네
그 말을 듣고
나도 떠올리고 말았다
군대에 입대하고
부모님과의 첫 면회날
부모님이 바리바리 싸 들고오신
그 음식들을 배불러서 다 먹지못하고
돌려보내고
그날 밤에 근무에 나가서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나도 그런 경험이 있으면서
이런 쓸데없는 질문을 해버리는
실수를 하고야 만 것이다
나는 그 이후로 선배가 필사적으로 음식을 먹는
그 모습을 따듯하게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여러번 말 해 왔다시피
이 미나미노로 이사 오게 된 이후
주로 식사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고 있다
근데 웃긴건 미나미노에 살고 있는 스모부중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사 먹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것이다
곳쨩도 매일 나때문에 편의점에 가지만
내 도시락 말고 곳쨩이 도시락을 사 오는 모습은
딱히 본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게 굉장히 의문이였다
왜 저들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지 않는것일까?
배때지가 불른건가?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이야기를
선배와 하게 된 이후로 나는 그 해답을 얻었다
선배에게 편의점 도시락이란
밥이 붙이 있는 반찬에 불과하다
라는 말을 들었다
저런 발상이 가능하다는게 처음엔 참 신기했다
그럭저럭 편의점도시락을 안 사먹는 이유도
납득이 가능했다... 그럭저럭 말이다
근데
저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어느순간부터
편의점 도시락이
밥이 붙어있는 반찬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45.
스모부는 스모부들만의 교류가 있다
우리 스모부는 현재는 수가 꽤 줄어있기때문에
주로 다른 대학교 스모부와 합숙일정을 맞춰서
같은 날 같은 장소로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한번은 우리대학 스모부와
다른 대학 스모부가 에노시마로 여름합숙을
가게 된 적이 있었다
나? 나는 참가 했나? 라는 생각 하시는분
물론 계실꺼라고 본다
하지만 내가 참가를 했는지 안했는지여부는
내가 말 하지않아도 다들 아실꺼라 본다
물론 나는 가지 않았다(쑻)
아무튼 그렇게 출발 전 날 다른 스모부들은
날 빼고 모두들 모여서
에노시마의 여름의 향기를 느끼며
즐거운 합숙을 기대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여름바다에 가기전에
모여서 하는 준비나 이야기의
90%는 헌팅 이야기라고 난 자부할수 있다
코찔찔이 중학생때도 반항이 하늘을 찌르던
고등학생때도 이제 슬슬 꼬맹이티가 없어져가던
대학생때도 아재 냄새 풀풀 풍기던 전역후에도
내 친구들은 바다에 가기전에
헌팅에 대한 이야기로
여행준비를 마무리한다 결과는 보란듯이 뻔한걸...
가끔은 헌팅 이야기에 열 올리는 친구의 집에는 혹시
거울이 없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일본 대학생
게다가 스모부라고 다를건 없었다
그들은 좋아하는 여자 타입을 이야기하며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을 이끌어 낼 생각에
머릿속이 꽉 차 보였고
항상 그렇듯 나는 방관자의 입장으로
그 꼬라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합숙에 참가하고
며칠이 지난 후 미나미노로 복귀한 우리
스모부들은 웬지 기운이 없어보였다
뭐 연습이 빡쎴나 생각하고 있을때
나에게 선물을 건네며 곳쨩이 한숨을 쉬길래
스리슬쩍 물어봤다
합숙은 어땠냐고
곳쨩은 즐거웠었다 라고 대답했다
전혀 즐겁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그래서 다시 한번 물어봤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우리 이쁜 꽃돼지들이 기가 죽어왔냐고
그렇게 시작된 곳쨩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정말로 합숙 자체는 즐거웠다고 한다
뚱띵이들이
모여서 같이 먹을것도 먹으러가고
뚱띵이들이
모여서 다 같이 스모장에서 연습도 하고
뚱띵이들이
일본 경치를 즐기며 카마쿠라도 다녀오고
뚱띵이들이
모여서 다 같이 해변에서 해수욕도 하고
뚱띵이들이
해변에서 스모 연습을 할때는
그게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겐
일종의 쑈같이 되서
모두가 구경하고 박수도 쳐 주고
분위기도 뜨거워졌다고
그렇게 뚱띵이들이 즐겁게 놀고 연습하고
큰 숙소에 다 같이 누웠을때
누군가가 꺼내어선 안될 이야기를 해버렸다
근데 남들은 다들 커플끼리 왔는데
왜 우리는 우리끼리 놀아요?
여기까지 와서?
왜요?
그 말을 던지자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말했다고 한다
저기 죄송한데 이러지말고...
내일은 아는 여자애들 있으면 불러서
같이 밥두 먹고 하루 관광하면 어때요?
하지만 아무도 대답할수 없었다
고요했다....
아는 여자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정적이 깔린 어둠속에서
스모부들은 모두들 의욕을 잃었고
그 다음날부턴 모래판과 사나이들만있는
피튀기는 연습에 집중했다고 한다
연습이라도 하지 않으면
울어버릴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