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운임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민간사업시행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주주를 변경하고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폐지하는 등 실시협약 변경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 재구조화로 현대로템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등 건설ㆍ재무투자자가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한화자산운용ㆍ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2곳과 교보생명ㆍ한화생명ㆍ신한은행ㆍ흥국생명ㆍ삼성생명 등 11개사가 신규 재무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재무투자자 중에는 신한은행과 동부화재가 다시 포함됐다. 주식 매각 대금은 7464억원이다.
지하철 9호선 운영에 큰 걸림돌이었던 MRG도 폐지했다. 기존 실시협약은 실제 운임 수입이 예상했던 운임 수입에 미치지 못할 경우 운영 개시일로부터 5년까지는 90%, 6~10년은 80%, 11~15년은 70%까지 최소 운영 수입을 서울시가 보장해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9~2011년 총 838억원을 MRG로 지원했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비용보전 방식'은 분기마다 지하철 9호선 관리운영권 가치(7464억원)에 대한 상각액과 이자액(이율 4.86%), 운영 비용을 합한 금액에서 운임 수입과 부속사업 수입 등을 뺀 나머지 금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렇게 되면 관리운영권 가치는 분기별로 균등 상각해 2039년에는 0원이 된다"며 "이자도 매년 줄어들어 시간이 지나면서 시 재정 부담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간사업자의 세후 실질사업수익률도 8.9%(경상 13%)에서 1.8%(경상 4.86%)로 현 금융 여건에 맞게 낮췄다. 애초 협약에서는 사업수익률이 고정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고정수익률과 변동수익률을 합해 경상수익률 4.86%로 조정해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였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협약 변경을 통해 향후 26년간 지급해야 했던 재정보조금을 5조원에서 2조원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재구조화 이전 서울시가 부담해야 하는 재정지원금은 MRG 7830억원에 미인상 보조금(운임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지급하는 보조금) 4조3915억원으로 총 5조1745억원에 달했다. 재구조화 이후에는 부담이 1조9816억원으로 줄어 최대 3조1929억원을 절감하게 됐다.
이번에 산정된 관리운영권 가치 7464억원 중 1000억원은 채권형 '시민펀드'로 일반 시민에게 판매된다. 4ㆍ5ㆍ6ㆍ7년짜리 장기 확정채권을 250억원씩 발행한다. 1인당 1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평균 수익률은 4.30%다.
[강다영 기자]
고령자와 신혼부부 가구가 적절히 섞인 ‘세대 융화형 소셜믹스’가 적용된 강동구 강일지구 전경. |
-퇴거한 독거노인, 재입주 희망시 공가 우선공급 원칙 적용
-보증금 및 임대료 인상률 5%로 제한, 유예기간 2년으로 규정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앞으로 서울시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중 최대 10%는 결혼 3년 이내인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된다. 신혼부부 간 경쟁이 벌어질 경우에는 자녀 수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된다. 이에 신혼부부의 주거난이 해소됨과 동시에 젊은 세대 유입을 통해 임대주택단지의 활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치료를 위해 임대주택을 퇴거한 독거노인이 향후 재임대를 원할 경우 경쟁 및 재심사가 아닌 공가 우선공급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시설물 관리가 양호한 세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임대주택 운영계획을 확정,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바뀐 계획에서는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를 우선 배정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젊은 세대 입주를 늘려 임대단지 활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올해 서울시의 공공임대 공급계획이 2만5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2500가구가 결혼 3년차 이내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신혼부부들의 공공임대 선호도가 높아 경쟁이 벌어질 경우 자녀 수에 따라 우선순위를 가리기로 했다. 또 결혼 3년을 초과한 부부는 2순위 자격을 줘 3년차 이내 신혼부부 신청이 부족할 경우 채워넣는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임대단지가 고령자 전용 아파트라는 인식을 깨고 젊은 층 유입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정착시키고자 관련 규정을 새로 정비했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월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종합개선대책’의 후속안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당시 서울시는 공공임대에 다양한 소득과 연령층이 거주하는 소셜믹스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게는 재입주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치료를 위해 임대주택에서 퇴거한 단독세대주 노인이 재입주를 원할 경우 지역 내 비어 있는 임대주택에 입주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처음부터 재심사를 통해 입주경쟁을 벌여야 했다.
또한 법정 영세민 등 저소득 세대를 위해 임대료 규정을 바꿨다. '임대 보증금 및 인상률을 낮추거나 인상을 유예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정을 '임대 보증금 및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하거나 인상을 2년 이내에서 유예할 수 있다'로 구체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간이나 인상률이 명시되지 않아 임의성이 농후했다는 문제점을 바로잡은 것"이라며 "임대료 할인 요건도 만들어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인한 서민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 규정으로 인해 공공임대 내 이동이 수월해진 점도 특징이다. 기존에는 2인 이하 세대만 현 거주지보다 작은 평수로 이동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세대에 대해 이동이 허용된다. 1~2인 가구 증가로 주택공급 유형 역시 중소형 및 소형으로 바뀌고 있는 데 따른 대안책이다.
이 밖에 시설물 관리가 양호한 세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도배ㆍ장판의 수선기간이 지났음에도 상태가 양호해 개ㆍ보수를 하지 않아도 될 경우 해당 적립금을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에 반영하도록 했다. 공공임대 입주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안을 계속 내놓겠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배경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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