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홀서빙을 하고 있는 올해로 25세 남성입니다. 작년 이맘때 겪은 섬뜩한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적습니다.
그날은 손님이 없는 날이었습니다. 하릴없이 TV나 보고있었는데 유리문을 탁 탁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무슨소린가 싶어 입구를 보았더니 언뜻 노숙자로 보이는 남자가 분홍색 헤드셋을 끼고 리듬을 타고 있습니다. 일단 문을 열고 식사 하시려면 들어오시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역한 냄새가 코를 찌릅디다. 차마 손님(일지도 모르는 사람)앞에서 얼굴을 찌뿌리진 못했지만 멈칫 하고 들어오라는 다음 말을 잇지 못했는데 불쑥 오른손을 내미는겁니다. 악수를 청하는 제스쳐 였습니다. 얼떨결에 손을 잡고 마주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남자는 만족한듯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 손을 씻고 있는데 톡 톡 문을 두드리던 소리가 신경이 쓰입디다. 저는 CCTV를 확인해보고 아연실색하고 말았습니다.
그남자의 왼손에 시퍼런 날붙이가 들려있었던 겁니다.
만약 그를 험한 말로 내쫓거나 악수에 응하지 않았다면 그 흉기가 저를 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여간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