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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고쳐주는 사람은 호구에요.
게시물ID : menbung_44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이티브
추천 : 10
조회수 : 1207회
댓글수 : 103개
등록시간 : 2017/03/22 20:16:40
학교에서 컴퓨터 고쳐주는 일 하고있는 고3입니다.
1학년때 3학년 선배한테 뽑혀서(?)
3년째 이 일을 하고있는데요.
친구들이나 선생님께서 컴퓨터가 안된다고 하면 고쳐주면 됩니다.
그렇다보니 여러 학생의 손을 거쳐가며 개판이 된 컴퓨터를 포멧한것만 해도 백번은 넘을겁니다.
근데 오늘 너무 화나는 일을 겪었네요..

학교 친구들이 제가 집에 갔을때 컴퓨터로 유튜브를 봤나봅니다. 그런데 너무 느려서 욕을 많이했나봐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고쳐놨습니다. 원인은 핫스팟실드 가 켜져있더군요. 인터넷 기록을 보니 아마 게임사이트에 접속하느라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A라는 친구가 말하길..
"니가 컴퓨터를 제일 많이 만졌으니까 니가 컴퓨터 느리게 한 범인이네 미1친놈"

????????????

제가 하는 일은 학교 컴퓨터를 빠르고 쾌적하게 만드는거지, 일부러 느려지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랬다면 전 진작에 짤렸겠죠;;...

컴퓨터를 많이 만졌다=컴퓨터를 느리게 만든놈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건 도대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전 이미 그 문제는 내가 오늘 아침에 친구들 말 듣고 고쳐놨다고 말했죠.
그래도 니가 제일 많이만졌으니 니가범인! 이러면서 빼애액거리더군요 헠ㅋㅋㅋㅋ
ㅇㅇ이 삐져뚀요? 하면서 굉장히 얄미로운 표정으로 놀리고

별일아닌거같지만 ㅋㅋ 짜증나는건 제가 학교 컴퓨터 쾌적하게 하려고 몇년간 얼마나 노력을 쏟아왔는데.. 2학년때는 전산부 3학년 선배들이 전부 위탁교육을 가는바람에 3학년이 비어서 제가 3학년몫까지 다 했는데. 한순간에 그 노력들 다 날리고 내가 컴퓨터 느리게한 천하의 개썅놈 취급받으니까 굉장히 기분이 더럽더라고요.

꼴에 친구라고 집 컴퓨터까지 몇번 원격으로 봐줬고.
밥먹을때마다 제가 튀긴음식은 못먹어서 맛있는거 그친구 다줬고.
2학년때 내 물건 부쉈던거 오히려 제잘못이라고 몰아가면서 보상 질질 끌던거도 참아주고.
제가 키우는 반려견 삶아먹니 구워먹니 하는거도 참고있었고.

제가 친구 잘못사귄 탓이겠죠?

그러고보니 호의를 배풀어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하...

전 호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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