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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 내가 짝사랑을 하게된 이야기 (1)
게시물ID : humorstory_445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근거려요
추천 : 15
조회수 : 248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6/27 19: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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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png
 
 
우선 모태솔로였던 제가 이런 경험을 해봤다는걸
적어보고 싶었어요
좀 창피하지만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남자이자 평범한 훗날 가장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청각장애5급이라는
딱지를 평생 붙이며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곤 나는 무척 정상인 사람이다.
(어릴때는 아니지만 나는 참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군대에 면제되었다. 아하하하하)

어렸을땐 나는 왜 태어났나? 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아슬아슬한 사춘기를 지나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자퇴했다.
장래에 대한 걱정따윈 무감각해진건 오래전 일이었다.

한 인연을 맞이한 그 때는 19살, 검정고시를 준비할 무렵이다.

부모님께 부탁드릴순 있었지만
내 의지로 학원에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지갑은 가벼운 무거운 현실

비록 장애인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뒷담이나 험담도 맞장구 칠수 있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했기에 알바로 채용됬다.
그곳은 조금 넓지만, 조금 허름하고 햇빛이 잘 들어왔던 카페였다.

그곳은 나름 인테리어도 멋졌고, 비록 허름하지만
꽤 손님들은 많은 편이었다.

드디어 알바를 하기 위해 교육기간에 들어갔다.
그 전부터 알바를 했던 2명은 카페 사장의 아들들이었는데
취업을 하게 되어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이 이야기는 진행될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나, 한 동갑의 여자아이와 같이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를 처음 본건 알바생으로써 첫 출근을 하던 날이다.
첫인상은 눈은 크고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긴 머리를 가지고 있던 그녀.
가끔은 그녀에게 기분 좋은 향기가 불어왔다.
(내 예상은 샴푸가 아닌가 싶다. 모쏠인 나에겐 그 향기는 매우 큰 힘이 되었다. [변태는 아닙니다.])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 아, 안녕하세요!

- 아? 아! 네 안녕하세요.

- 혹시 나이가?

- 19살이에요

- 아 동갑이구나 하하..

- 말 놓자! ㅎㅎ

- 아.. ㄴ.. 아 응..


예상대로 나는 오징어
흔하디 흔한 모태솔로였다.
더 흔하디 흔한 여사친마저 몇명 없었다.

그렇기에 흘렀던 적막이 훨씬 어색했나 보다.

그렇게 2개월간의 교육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알바생활이 시작 됐다.
그 2개월간 그녀와 친해지기는 커녕 안녕하며 형식적인 인사만 오고 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느 날이었다.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 학교는 왜 자퇴하게 되었어?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서로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왜 일까,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기 시작한 기분이 든다.

내가 그녀에 대해 알게 된것은
나와 동갑이고
나처럼 그녀도 자퇴를 하게 되었고
똑같이 검정고시를 준비 한다는 것이다.

와~ 나와 공통점이 있구나!
우린 이루어질 인연인거야! 하며
더욱더 한심한 망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보통 이 정도 되면 온세상이 핑크빛으로 물들게 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기대를 하게 될거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처음 만난때는 여름이었는데
다음 해가 되자 그녀는 취업을 하고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래도 뭐~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전번 정돈 교환 했겠지~" 하며 생각할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나란 놈 정말 한심한 자식
이건 정말 맞아야 한다. 아니 죽어야 한다.

더욱더 한심하게도 그냥 안면만 알게된 사이일뿐인데
마치 누가 실연을 당한거 같이, 착잡한 심정이었다.
그렇게 잊혀지지 않았던 그녀와의 인연은 끝인가보다 했다.

나는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나같은 취준생은 영원한 취준생
매일 새로 쓰는 이력서에 지쳤다. 실제로 너무 장래가 고민되어
항상 커뮤니티 고민상담에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가족과 같이 친해진 카페 사장님과
2년간 알바를 하게 되었다.

끝내 정말 좋은 소식이 내게 들려왔다.
한 회사의 인바운드 업무를 맡게 되었다.
바로 취업을 한것이다.

한 부서에 한 팀원으로 내 이름이 등록되었다.
내가 취업이라니! 역시 긍정적으로 살면 되나보다!

부서의 센터장과 면담 후 근무 일자가 정해졌다.
그리고 나는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1학년으로 처음 학교에 입학한 어린 아이처럼
나는 기쁜 마음으로 회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가 속해있던 부서의 팀장과 면담을 가지게 되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얼굴은 파랗게 질리게 되었다.
그 팀장은 2년전 나와 같이 알바를 했던 그녀였던 것이다.

팀장이었던 그녀는 미리 알고 있었던거 같다.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된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단지 배시시 웃었다.
그녀와 두번째 만남의 인사를 하고 면담을 가지게 되었다.

마치, 잊혀졌던 기억들이 모두 되살아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는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하게 됬다.

직책상 업무시간에는 팀장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 어색해진거 같다.

- 오랜만이에요ㅋㅋㅋ

- 아.. 흫ㅎ 네.. 아..

멍청하게 또 나는 이러고 있다.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서
수습기간에 충실해야 하는데
머릿속엔 그녀가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깨닫곤 한다.
양지의 카페에서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내 무채색의 하루에 많은 색깔을 물들였다는것을.



어느덧 수습기간은 끝나고, 한 부서의 정식 팀원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또 왠지 모르게 그녀를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같이 검정고시를 준비했었는데, 나는 이제 취업한 어리바리한 신입
그녀는 한 부서의 팀장인거다.

그녀는 성격은 똑바르고 낯은 가끔 가리는 성격이다.
목소리는 당차며, 얼굴은 귀여운 상이다.
하지만 일을 할때면 누구보다도 진지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이 나에게 청춘이 왔는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렇게 1개월쯤 지났을때
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일이 있었다.

- 오징어씨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오징어는 제 가명입니다.)

- 네??!

- ㅋㅋㅋㅋㅋㅋ카톡방초대해드릴게요.

- 네! 고마워ㅇ.. 아니 네 여기 있습니다.

- 뭐가 고마워 ㅋㅋㅋㅋㅋ웃겨ㅋㅋㅋ

긴장해서 엉터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나에겐 그녀의 전화번호를 갖게 되었다!
물론 업무상의 이유였지만..
마치 조울증 걸린것처럼, 습관적으로 망상을 펼치며
기쁘고 슬프곤 했다.

아주 전형적인 모태솔로의 상이다.
내가 봐도 극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와 카톡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업무의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어느 순간에서 부턴가, 그녀는 나에게 자주 선톡을 보내곤 했다.

- 뭐하냐????!

- 호흡

카톡으로 잡담을 하는 시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유일하게 말을 놓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느 날, 수 많은 클레임들이 들어왔다.
모 회사의 카드의 인바운드 업무인데
그날에 모 회사의 카드가 결재가 안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던것이다.

결국 욕이란 욕은, 우리가 먹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연발에 지친 상태였다.

그녀도 물론 이리저리 정말 바쁜 시간이었다.
정시퇴근시간인 6시가 되자, 나는 비로소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그녀가 다가와 말했다.

- 아 진짜 오늘 수고 많았어요.....

- 네 이런 날도 있구나 싶네요..

비록 퇴근 했지만, 너무나 심신이 지쳤고
심지어 그땐 전화상의 업무가 나에겐 고역이었다.
잘 들리지 않을 뿐더러 자칫 실수하기만 한다면
바로 클레임으로 넘어가 버리고 내 실적 점수는
계속해서 현저히 떨어지기만 하기 때문이다.

적성에 맞지 않은걸까하고 고민을 하며
여느 지나가다 보이는 포장마차에 앉아
혼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여봐요 뭐하는겁니까?

뭔가 하고 돌아본 순간 그녀가 미소를 띄우며
이미 포장마차에서 날 발견한 이후였다.
조금 창피한 순간이었다. 내 고민거리를 쏟아 받아줄 친구가 근처엔 없었고 혼자서 술로 푸려 했기 때문이다.

- 왜그래? ㅋㅋㅋ 왜 혼자 그러고 있어!

하며 걱정하는 그녀에게 내 고민거리를 이야기를 해도 되는걸까?
무엇보다 기뻤던건 비로소 그녀와 저녁을
같이 먹는 날이 성사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항상 나에게 먼저 다가왔던거 같다.
 
 








장애인인 내가 짝사랑을 하게된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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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5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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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2105
 
 
출처 내가 살아온 27년간의 있었던 가장 많은 획을 그었던 이야기.
출처
보완
2016-06-29 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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