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그냥 미칠거 같다 정말. 공황장애냐 오늘밤은 좀 심하다 왜 이렇게 무섭냐 힘 내보겠다고 이 새벽에 애쓰면서 기도하고 마음다잡는 글쓰고 별짓 다하는데 진짜 왜이렇게 아무 이유없이 막연히 무섭냐.. 솔직하게 진짜 겁이 난다. 겁난다 말하면 더 겁날까봐 참았는데 별효과 없으니 말하고 인정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겁이 난다. 이유는 모르겠다. 마냥 무섭다. 시험기간이니 공부도 해야하는데 뭐 고등학생도 아니라서 시험 스트레스 받는 건 아니란 거 알겠는데 뭔 이유로 이렇게 미친듯이 무서운지 모르겠다.
그냥 어떤 기분이냐면 지금 내가 들어와있는 내 방이 온 우주의 전부인 것만 같아서 무섭다. 아파트 밖에만 나가도 사람 많고 당장 거실만 해도 우리 가족 다 있는 거 아는데 머리로 아는 거랑 다르게 동물적인 느낌으로 아무도 없을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보면 새까말 것 같다. 발을 내밀면 아무것도 안딛어질 것 같아.
미치겠다 겁이 난다 너무 무섭다. 겁나서 손발이 차다. 마비가 올 것 같아. 몸도 덜덜 떨린다. 심장 박동수가 너무 빨라. 힘들어 미칠 것 같아. 알수 없는 화이트 노이즈가 귓가에서 나를 괴롭힌다. 조그맣게 들려오는 어린 여자아이의 노랫소리. 귀를 틀어막으면 막을수록 선명한 소리. 난방도 끊겨 차가운 방구석에서 두꺼운 겨울 이불 뒺집어 쓰고 그래도 시험기간이라고 프린트물 붙잡고 중얼중얼대는데 머리엔 안들어오고 무섭고 오싹하단 기분 머리털 쭈뼛한 기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미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