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팅하던 사람입니다. 이번 논란을 보고 가입했고(그것도 해외에서 힘들게) 그냥 제 넋두리라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군게에 올리면 괜히 또 혐오 조장한다는 이야기 들을 것 같고 문재인 후보 관련된 이야기도 있고 이것은 시사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시사게에 한번 올려봅니다. 그냥 일기 쓰듯이 반말로 쓸 테니 양해 바랍니다. 긴 글도 양해 바랍니다.

 

그러려고 했는데 방문수 안돼서 못 올리네요. 멘붕게에 올립니다.

 

나는 30대의 남성이다. 여자에게 잘 해줘야 하고 여자 힘들게 하지 말고 여자들은 차별 받는 힘든 존재이기에 남자가 당연히 양보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 남자로써 사는 것은 크나큰 혜택이라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자랐다.

 

그런데 생각하면 나는 남자로써 혜택을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무려 나는 군 면제자인데도 말이다.

 

나는 운동을 좋아했고 아마추어 운동선수이기도 했다. 그래서 몸 여기저기가 안 좋았다. 신검에서 대충대충 검사하더니 3급(1~3급까지 현역)을 받았다.

 

군대가기 전까지 여초직장에서 알바 겸 일했다. 여대의 교수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운영하던 회사였다. 나는 일은 잘한다고 평가는 받았지만 내 또래 애들 뒤치닥거리하는 존재였다. 그 당시에는 3급을 받아서 어차피 군대를 가야 했었기에 경력단절(?)이 될 나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일도 없었고 여자들끼리만 모인 직장이기에 더러운 일(예: 쓰레기통 비우는 일), 힘든 일(예: 무거운 것 옮기는 일), 야근 등이 필요할 때 남자가 필요해서 나를 뽑은 것일 뿐이었다. 내가 그만 두고 나서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 위와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여직원들끼리 신경전이 장난이 아니었고 치고 받고 싸우는 격렬한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어쨌든 내가 군대를 가야해서 직장(아니 알바)을 그만둘 때 거기 사람들이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남자는 군대 가지만 여자는 임신하고 더 힘들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자리에서는 쪼잔하다는 말을 들을 것이 분명하기에 참았지만 속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울컥함이 있었다.

 

결혼 임신은 안 하려면 안 할 수 있지만 군대는 안 가려고 해도 안 갈 수가 없는 것인데… 내가 속이 참 좁은가 보다 그냥 속으로 그리 생각하고 말았다.

 

어쨌든 훈련소에 가서 또 검사를 받았을 때 3급이었던 증상이 5급 판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되었기에 귀가 조치 돼서 재검을 받고 면제를 받았다. 간단하게 썼는데 면제 받는데 재검, 재검, 또 재검, 정밀 검사 등등으로 2년을 끌었다. 이 2년 동안 학교도 다닐 수 없었고 언제 부를지 모르니 일용직 알바 이상의 일을 할 수도 없었고 여자 동기들은 어학 연수다 교환 학생이다 해외 여행이다 해서 나가는 해외에 나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면제 받는다는 보장도 없었고 점점 병무청에서는 면제 기준을 높였기에 어제의 면제가 오늘의 현역이 얼마든지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 당시는 피를 말리는 시기였다.

 

나는 이 당시 여성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군가산점 논란이 이 당시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여성단체에서 면제자 핑계를 대면 우습다. 면제자로써 그깟 군가산점 못 받아도 아주 괜찮다. 며칠 훈련소에서 자유를 뺏기는 시간도 힘들었는데 2년 이상을 군대에서 자유를 뺏기는 청춘들에게 그 정도의 쥐꼬리만한 혜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면제를 받고 사회 생활을 했다. 나는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았고 현재는 여성 단체의 주장에 의하면 여성의 인권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는 나라에서 공부도 하고 사업도 하고 잘 지내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에 의하면 여성 천국이라는 현재 나라에서 남자로써 사는데 상대적으로 비교를 해보면 남자 천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특권을 누린 적도 전혀 없고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써 사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발달되지 않은 후진국을 여행하면서 치안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때 깨달은 것 같다. 나도 한 때 당사자였으면서도 군인이 무료로 얼마나 큰 일을 하고 있는지 그 때서야 깨달았다. 면제자인 나는 술자리에 가서 회비를 안 내고 술과 안주를 얻어 먹었듯이 군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무임승차한 셈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군대는 명확하게 남성을 차별한다. 그리고 그것은 당사자였던 나의 피부에 와닿는다.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군대의 치안 서비스는 정말 나라의 구성원들을 위해 중요한 서비스이고 국민들의 그의 혜택을 받는다. 군대를 가지 않는 여성들은 직접적인 수혜자이다.

 

남성 위주의 문화??? 가부장제? 내 전 세대라면 몰라도 나는 이런 여성 차별 때문에 이득을 본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이런 거지 같은 문화 때문에 학교 다닐 때 힘든 일 궂은 일 더러운 일은 남자들이 도맡아야 했고 여자랑 다툼이 있으면 내가 손해봐도 참고 양보해야 미덕이었고 데이트 할 때 돈을 내주기를 강요 받았다.

 

일부 남성 범죄자(새.끼.들)의 성범죄, 일베들의 여성혐오 때문에 여자들이 살기 힘든 대한민국이다? 첫째, 이런 현상은 세계 어딜 가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양호한 편이다. 둘째, 그것 때문에 내가 이득 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남자 전체가 안 좋게 매도 당해서 손해를 봤으면 봤지…

 

그런데 남성 병역 희생에 의한 치안 안정은 분명히 여성들에게 이득이다.

 

왜 상당수의 여자들은(그것도 오유에서) 이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고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남성들이 혐오를 조장한다고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묻고 싶다. 군인들이 힘든 것 이해하고 고맙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을 징집한다고 이야기하는 정치인을 실제로도 지지할 의향이 있는가? 지지한다면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여성 징집을 이야기할 것이다.

 

군대를 가지 않더라도 약간의 훈련을 받은 뒤 육아시설, 산후 조리원 등에서 공익 근무요원들이 일하듯이 거의 무료로 일할 의향이 있는가? 이게 가능하다면 독박 육아로 인한 문제도 상당히 해결될 것이기에 여성들에게 좋을 것이다.

 

아니면 임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을 여성들을 위해 아니 그래서 여성들을 채용하기를 꺼려하는 회사들을 위해 소정의 훈련을 받은 뒤 공익 근무요원들이 일하듯이 거의 무료로 그 여성들의 공백을 메꿔줄 수 있는가?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에도 아주 좋을 것이다.

 

조금만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봉급을 받고 다니고 끝나면 술 한잔 마실 수 있고 주말이면 쉴 수 있는 직장도 다니기 싫고 힘들어 한다. 군대 가지 않더라도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2년간 군대처럼 거의 무료로 일하라 한다면 일하겠냐고 했을 때 선뜻 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스럽다. 선뜻 예라고 할 수 없다면 남자들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혐오를 조장한다 게시판 차단한다 이런 말보다 그들의 편에서 같이 비를 맞아줄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

 

나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자들도 남자들만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 스스로가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남자를 특별히 채용할 이유도 전혀 없다. 그냥 나한테 이득을 주는 사람을 채용할 뿐이다. 대부분의 고용주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할만한 머리가 있다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성 스스로가 남성과 똑 같은 주체라고 생각한다면 남성들의 의무를 분담할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분담한다면 여성 인권을 위해서 아주 좋지 않을까?

 

나는 남인순 논란이 있지만(과장되거나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기도 하기에) 문재인을 지지한다. 그는 오히려 보수에 가깝다고 본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가 진보라서가 아니라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이다. 나는 그가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외쳤던 2012년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현재 20~30대 남성에게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지 의구심이 들며 그래도 이에 대한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만 한다면 나몰라라 하지 않고 가장 슬기롭게 해결할 사람은 그 와중에 문재인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반말로 써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쓰는 것이 더 의미 전달이 잘 될 것 같아서입니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군게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이렇게 안 좋게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면제자이지만 지금 한국의 군대 문제는 아주 기형적이고 사회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차별이기에 남성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좀 경청하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참할 수는 없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