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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둘, 남동생 하나35- 식빵같은 놈들
게시물ID : humorstory_443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78
조회수 : 7391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01/10 22: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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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
마르지 않는 내 눈물처럼.
빨래가 마르지 않으니 마음이 초조해진다. 오빠들이 신을 양말이 없을땐 내 양말이라도 줘야할 것 같다.
 
새해가 되고 새해 첫 빨래 당번이 되었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인 제비뽑기로 선발했는데 큰오빠는 청소, 작은오빠는 설거지 및 쓰레기 분리수거, 나는 빨래, 막내는 식사 준비.
빨래만큼은 걸리고 싶지 않았는데... 제길...
 
겨울엔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서 당번들이 초조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겨울 옷들은 두꺼운데 잘 안마르면 쉰내 나는데... 시무룩.
막내가 즐겨 입는 후드티, 안 입으면 좋겠다. 다 숨기고 싶다.
후드 부분이 죽어도 마르질 않는다. 막내가 향긋한 냄새를 풍겨서 여자친구가 생기면 좋겠는데,
누나는 오늘도 걱정이 많다.
 
근데 이 식빵같은 놈들이 수건만 쓰면 매번 어디 숨겨 놓는다.
빨래통에 넣어두라고, 두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데, 이 식빵같은 놈들이 나랑 보물찾기를 한다.
식탁 밑에서, 소파 밑에서, 티비 뒤에서, 침대 옆에서, 옷장 속에서, 변기 옆에 소중하게 감춰놓는다.
그렇게 수건 좀 제자리에 두라고 말하는데 듣질 않는다.
 
오늘 아침에 막내가 수건이 젖은 거 밖에 없다고 투정을 했다.
 
막내식빵: 나나, 수건 안 빨았어?
나: 빨았는데 안 말랐어.
막내식빵: 아, 미리 좀 빨지.
나: 이 식빵새끼야, 죽고싶냐? 누가 숨겨두래?
 
아침을 먹던 작은오빠 (작은식빵)이 싸우지 말라고 한 마디 거든다.
 
나: 앞으로 수건 빨래통에 안 넣으면 안 빨거야. 이 식빵같은 놈들아.
 
선전포고를 날리고 나니, 작은식빵과 막내식빵이 내가 예민하다며 한마디씩 한다.
 
막내식빵: 나나 화났나봐~
작은식빵: 성질은.
 
큰오빠 (제일 큰 식빵)이 나온다. 소란에 깬듯 해보인다. 까치집을 지은 머리에 멍한 눈으로 보다가
식탁에 앉는다. 막내 식빵이 큰 식빵에게 수저를 건네 준다.
 
큰식빵: 싸우지들 마.
나: 아, 쟤네가 나 빨래 했는데 안한다고 뭐라 하잖아.
큰식빵: (식빵들에게) 그럼 안 돼.
막내식빵: 수건이 하나도 없어.
큰식빵: 빨았으면 마르겠지.
나: 우리 집에 수건이 사십 장이 넘게 있는데, 내가 어제 열 다섯장 빨았거든? 나머지가 어딨을까?
작은식빵: 집에 도둑 든거 아니냐?
 
작은식빵의 말에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큰식빵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수건들 찾아 놔."
수건을 찾아서 다시 세탁기를 돌리고 앉아 있었더니 막내 식빵이 만두를 사왔다.
맛있는 걸 먹다보니 화가 풀리는 내가 너무 싫었다. 이런 식빵들.
앞으로 수건은 빨래통에 잘 넣기로 오빠들이 약속하고 잠시의 평화를 되찾았다.
 
우리는 넷이고, 매일매일 보물찾기 하듯 살고 있다.
 
1452429632150.jpg
오늘 생긴 가훈...
써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헤헹
 

출처 이런 식빵같은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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