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야, 그 사람 청계천에서 봤거든? 또 여자가 바뀌었더라? 정말이지...”
“저런, 그랬구나.”
“또 누군가랑 만나고 상처주고 헤어지겠지! 흑...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후우, 가영아, 이젠 잊어버려. 별 것 아닌 사람이었잖니.”
“ ... ”
찢어질 듯 높던 가영이 목소리가 누군가 입을 틀어막기라도 한 것처럼 순식간에 잦아들더라고. 아이고. 내가 잘못 건드렸구나 싶었지. 아마도 걘 수화기를 놓고 산발한 머리를 양손으로 쥐어뜯으며 새어나오는 비명을 참았을 거야. 한 5초 정도? 수화기 너머로 억눌린 듯 한 신음이 들렸으니까 틀림없어. 어떻게 그런 걸 다 세세하게 기억하는지 궁금해? 실은 가영이랑 이야기를 나누던 그 때, 난 발칙하게도 그녀에게서 한 발짝 물러선 채 상황을 쭈욱 나열하고 재조립해 보고 있었어. 냉정하다고? 에이, 어쩔 수 없어. 알잖아? 이건 직업병인걸. 언젠가부터 난 이렇게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그들의 아픔을 재게 되더라. 여기에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아 이 부분에서 공감을 해줘야 하겠구나. 뭐 이런 짓들을 하면서 말야. 너도 내 이야기 스타일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 아... 그래 가영이 이야기하고 있었지?
그래 그 후로 어땠냐면...
“으흑. 하지만... 하지만, 너무 가슴이 아파. 그 사람에게 난 이것밖에 안 되는 여자였을까?”
“그럴 리가. 그 사람, 아니 그 새낀 멍청해서 그래. 우리 가영이가 얼마나 멋진 여잔데!”
“야. 유미호! 새끼라고 하지마!"
“ ... ”
어쩌라는 건데.
답답하더라고. 32세. 지구에 거주하는 아주아주 평범한 인간여자 1. 이름은 유미호. 미혼. 취미 잠자기. 특기 카운슬링. 직업 CS 팀장.
내세울 거라곤 하나도 없는 이런 평범한 내가 대체 왜 이렇게 영양가 없는 대화를 하느라 소중한 수면을 방해 받고 있어야 하는 거야?
회사에서는 블랙 컨슈머들에게 시달리고, 퇴근 후에는 이렇게 지인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내 자신이 참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순간 머리 속에 콱 들어차면서 나도 모르게 욱하고 화를 낼 뻔했어. 아니, 낼 뻔했다고. 화내지는 않았어. 정말이야. 항상 그렇듯 웃기게도 내 이성은 본능을 이겨내더라. 아하하. 32년의 삶 동안 항상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살아왔다면 과연 누가 믿어줄까 싶지만, 실제로 인간 유미호는 그러한 순둥이 삶을 살아오고 있잖아. 뭐? 아니라고? 이 년이.
암튼 욕 한 바가지 던지지 못하고 결국 그저 그런 위로나 던져줬어. 아니 나는 남친은커녕 남사친도 없는데 공감이 되겠냐고! 그치? 뭐? 썸남 생겼다고? 지랄하네. 이년이...
“가영아. 너무 힘들어 하지마. 가장 중요한 건 네 마음이야. ”
“흑흑. 내 ... 마음...?”
이 때 쯤이 아마 새벽 3시였을거야. 자세히 기억이 안 나네. 많이 졸렸거든. 조금씩 조금씩 가영이의 마음을 달래주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기운을 불어넣어줬어. 아 그렇다고 무슨 마법같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야. 그저 말 한마디, 웃음 하나 던진 것 뿐이야. 뭐 CS팀장급의 스킬이지. 엣헴.
“그래. 네 마음. 지금처럼 감정이 커져 있으면 너도 네 마음을 알 수 없어.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해 보는 거야. 우선 눈물 뚝! 우리 가영이는 웃는 게 제일 이쁜 거 알지? 내가 사랑하는 것도 알지?”
“응... 알았어. 생각해볼게.”
울먹거리는 축 가라앉은 목소리가 너무나 애처로웠지만 더 이상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 이후로는 스스로 답을 찾는거지. 특히나 그동안의 경험상 연애 문제에서 타인이 정답을 내려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더라고. 그래. 너도 알다시피.
그리고 새벽 4시. 실컷 울었을 가영이는 아마도 이때 잠이 들었을거야. 4시간 넘게 꺼이꺼이 울며 쉴새 없이 떠들었을테니 충분히 스테미너 소진이 되었을 테고. 문제는, 문제는 나였어.
유난 없이 작은 마음의 성격의 소유자라서 그런 건지, 쓸데없이 예민한 구석이 있어 1시 이전에 잠들지 못하면 잠을 설치는 나. 그래. 너도 인정하지? 센서티브 하기도 하지. 그래그래. 생긴 것도 좀 가녀리고 훅 불면 날아갈 듯한 외모였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게다가... 게다가 배가 고프더라고. 새벽 4시에. 하... 이놈의 위장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는 건지 남들은 다이어트다 뭐다 난린데. 아,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그래. 그게 바로 내가 어제 새벽에 밤을 새게 된 이유야.
난 편의점에 가려고 밖으로 나왔어.
이제 봄이라고 생각해서 대충 입고 나갔는데 오질라게 춥더라구. 난 파자마만 걸친 채, 덜덜 떨며 뛰어갔어. 달리면 좀 따뜻해질까 싶어 뛰고 있는데 전혀 따뜻해지지 않더라. 편의점은 뛰어서 약 5분 거리. 5분. 뭐 죽지는 않겠지 싶어서 그냥 뛰었어. 알지? 내 단골 편의점. 아파트 입구의 횡단보도를 건너, 어둡고 좁은 골목을 지나, 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꺾으면, 너도 알다시피 단골 편의점이 있어. 짠! 이렇게! 어... 어라?
거기엔 편의점이 없었어. 착각한 거 아니냐고? 끝까지 들어봐. 왜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지 알게 될거야.
믿을 수 없게도 그 때 내 눈앞에 있던 가게는 2년 넘게 단골이었던 편의점이 아닌, 커피샵 비슷하게 생긴 가게였어. 아냐 지금 생각해보니 케잌샵 같기도. 무슨 차이냐고? 아...음... 됐어. 거기다가 무언가! 굉장히! 의심스러운 가게 입구에 써져 있는 팻말 [24시간 OPEN].
어차피 먹을 걸 사러 온 거니까 한 번 들어가 볼까 싶어서 불쑥 문을 열어 보았지. 뭐? 위험할 뻔했다고? 물론 여자 혼자서 새벽에 아무도 없는 가게에 불쑥 들어간다는 게 위험하긴 해. 특히나 나 같이 미모의 커리어 우먼에게는 말야. 응? 내가 아니라 가게 주인이 위험했다고? 이년이 진짜.
딸랑-.
청량한 소리를 들으며 문을 살짝 열었는데 꽃밭이 보이더라. 아니 미니골프장 말고 진짜 꽃밭. 가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 하늘에 형형색색의 무지갯빛 꽃밭이 지평선 너머로 쭈욱 펼쳐져... 야. 나 미친거 아니거든. 끝까지 들어봐.
쾅-.
너무 놀래서 난 문을 닫아 버렸어. 내 눈을 믿을 수 없었거든. 잠깐. 꿈속에서 본거 아니라고 이년아. 그래 솔직히 꿈이었나 싶기도 했어. 난 잠시 망설이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문을 열어봤었지. 하나, 두울, 셋!
딸랑-.
쾅-.
두 번째로 보인 것들은 처음과는 또 달랐어. 다른 것들이었지. 뭐냐고? 말 안 해줄 거야. 말해도 믿지 못할게 뻔한 걸. 아니라고? 거울이나 보고 표정관리하시지. 암튼 놀라서 문을 닫아버리고 그대로 집으로 갈까 고민하던 찰나에 문이 갑자기 열렸어.
딸랑-.
“흠흠, 문 부서집니다. 들어 오실 거죠? 손님.”
거기에는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화사한 미모의 꽃 중년이 - 중년주제에 화사하다니! 원빈이 나이가 들면 이럴까?- 문 틈 사이로 이름 모를 꽃 한 송이를 내밀며 싱긋 미소를 짓고 있었어. 그래. 알아! 얼굴밝힘증! 인정한다고.
그 사람이 나를 거의 억지로 테이블에 앉게 했는데 솔직히 그 과정은 생각이 안나. 그냥 멍 하니 끌려갔던 거 같아. 처음에 본 꽃밭이나 다른 것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어. 그냥 조그맣고 아담한 가게였지. 그렇게 1 분 정도 있었나. 생얼에 벙찐 표정으로 파자마만 입고 부스스한 머릿결을 긁적이며 테이블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 내 꼴이 꽤나 우스워 보였는지, 바에 앉아 검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던 소녀가 입을 막고 킥킥대고 있더라. 나이는 14-16세 정도 되었을까. 손으로 반쯤 가리고 있는데도 만개한 꽃처럼 화사한 미소가 느껴졌어. 딸이었겠지?
“여기, 원하시는 메뉴로 말씀해주세요.”
가죽을 베이스로 금실과 자수로 꾸며진 굉장히 고풍적인 메뉴판이었어. 그때서야 가게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오는데... 너 엔틱 좋아하지? 거기 인테리어가 엔틱 장식으로 꽉 차있더라. 아마 너도 꽤나 좋아할 걸. 그렇게 휘둥그레 쳐다보다가 꼬르륵 거리는 뱃소리를 듣고 부끄러워서 황급히 메뉴판을 들여다 봤는데...
그거 있잖아. 패밀리 레스토랑에 처음 갔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 아니 이건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할 때 무얼 해야 할지 고민했던 그런 감정? 이해가 가니? 대체 무엇을 골라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선택해야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이상한 메뉴판이었어. 진짜 어이없는 것은 메뉴에 가격조차 없었다는 거야. 그래서 난 눈빛으로 말했지. 이봐요 아저씨. 어쩌라는 거에요?
쨍한 내 눈빛이 가게의 주인으로 보이는 꽃 중년씨에게 꽂히자 그는 머쓱한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어. 아! 아니라고 했지.. 나 중년 타입 아니라고!
“하하. 메뉴는... 대충 마음가는대로 골라주시면 됩니다. 가격은... 돈으로 받지 않아서 적지 않은 거구요.”
돈을 받지 않는 가게. 믿겨? 세상에... 그런 걸 믿을 리가 있겠어? 굉장히 의심스러운데도, 이상하게 가게를 나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어. 무언가에 홀렸던 걸까. 저 꽃 중년에게? 아니... 내가 아무리 얼굴을 밝히지만 그래도... 휴.
그렇게 못 이기는 척, 아무렇게나 메뉴를 골라놓고 이 이상한 가게를 그냥 나가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데, 바에 앉아있던 소녀가 다가오더니 내게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내밀었어.
“사탕이에요. 나중에 필요할거에요.”
“어? 응, 고마워.”
“언니, 상처가 많네요. 마스터의 요리는 효과가 좋을수록 오래 걸리거든요. 조금만 기다리면 되니까 참고 기다려요. 그리구 그 사탕은 지금 먹지 말고 가지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언니에게 필요할거에요.”
무슨 말이었을까? 내 이해는 바라지도 않는 듯 소녀는 자신의 할 말을 끝내곤 다시 바로 쪼르르 달려가 앉아 마치 내가 없는 것처럼 조용히 허밍을 흥얼거리며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어.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딱 마침 꽃중년- 마스터가 오더라. 살짝 아쉽긴 했어.
그러니까 그게 어... 즐거운 엄마랑 햇님 달님 이었나. 뭐 그런 식의 괴상한 이름의 메뉴들은 생각보다 꽤나 정상적인 형태로 나왔어.
“주문하신, 어머니의 기쁨과, 태양을 삼킨 달입니다. 어머니의 기쁨은 바나나무스 케잌을 베이스로 저희가게의 특제 재료를 넣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피로를 풀어드릴 겁니다. 태양을 삼킨 달은 초콜릿을 뜨겁게 녹여 우유와 섞은 것에 아스말라향초를 넣었습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아 그래. 어머니의 기쁨과, 태양을 삼킨 달이었지. 그래. 그거나 저거나.
부끄러움에 살짝 달아오른 얼굴을 들킬세라, 나는 서둘러 케잌을 입에 넣었는데 아! 너무 맛있는거 있지. 뭐랄까... 바나나무스 특유의 부드러움, 그리고 달콤함. 당연한 맛이라고? 아냐. 아냐. 또 무언가 아련한 맛. 살아오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은 따뜻하고 몽실몽실한 느낌. 그런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케잌. 암튼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그런 맛이었어. 진짜라니까.
햇님달님은 먹었냐고? 햇님달님이 아니고 거...뭐시기 달이었는데. 태양을 삼킨 달! 그래 그거 맞어. 붕어대가리냐고? 쯧! 암튼 그거 핫초코였어. 난 케잌을 한입 먹고 나서 핫초코를 입에 넣었지. 처음과는 다르게 조심스럽게, 음식에 예의를 다해, 성스럽게.
진한 초콜릿 한 덩이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는 것 마냥 풍부한 향이, 부드러운 우유와 만나 내 식도를 타고 뱃속으로 흘러들어 가는 게 느껴졌어. 아픔, 외로움, 남들에게 말할 수 없었던 수많은 상처들이 치유되는 듯 한 기쁨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터질 것 같은 감동이... 트림 아냐! 쉴 새 없이 케잌과 핫초코를 폭풍 흡입하던 내 눈앞에 무언가 뿌연 안개가 서리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 나 울었어. 바보같이 케잌 먹으면서 울었어. 사람을 위로하며, 사람들을 다독거리는 것이 직업인 유미호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치유 받아본 적이 과연 있었나 싶더라. 모두가 잠든 새벽에, 조그만 케잌과 핫초코 한잔에 감동받아 우는 꼴이라니. 하지만 너무 행복했어. 몸 속의 세포들이 한꺼번에 밝은 환호성을 지르는 듯한 기분이었어.
식사를 하는 내내 옆에 기립해 있던 마스터가 깔끔히 비워진 내 접시를 보더니 조용히 다가와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런 말을 했는데 무슨 뜻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자애는 미덕입니다. 하지만 자애는 희생이지요. 스스로를 소중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무엇을 전하는지 몰랐지만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 사람을 마음으로 감동시키는 그런 음식은 처음이었거든. 아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
“음식값은 이미 받았습니다. 유미호 씨. 당신에게 있어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시길. 그리고 ...젠가 진실... 로 ...애 ...운 ...이 ...길...”
식사가 끝나고 마스터라는 사람의 말을 듣다가 갑자기 식곤증 같이 약간의 피로가 오면서 그의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지고 뚝뚝 끊겨가는걸 느꼈는데 그 후로는 기억이 없어. 일어나보니 내 방이더라구.
꿈 아니냐고? 그 잘생긴 꽃중년은 내 비뚤어진 이상형이라고? 이씨...
암튼 눈을 뜨고 보니 지긋지긋하지만 정든 내 월셋방이었고 아침 6시였지. 가영이와의 전화통화는 꿈이 아니었는지 충전기 옆의 메모지엔 가영이랑 통화당시에 끄적거린 낙서들이 가득했고.
그럼... 어디까지 꿈이고 어디까지 진실일까? 입안에는 지금도 바나나와 초콜릿의 향이 가득 느껴지는 듯한데. 나는 가게에서 정신을 잃었고 스스로 집까지 돌아왔다...? 그게 제일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나는 돌아온 기억이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 그 가게의 느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말이 되지 않는 가게였어. 주택가, 그것도 새벽에 홀로 열려있던 가게. 게다가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맛. 그 정도의 맛을 가지고 있는 가게를 여기서 3년이나 살아온 내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게 다 꿈이라고? 아냐. 너무 생생하단 말야. 생각해봐 전부 꿈이라면 이렇게 내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 찾아보면 될 거 아니냐고? 그래 사실... 사실은 이미 찾아봤어. 거기에는 여전히 편의점이 있었고 근처의 골목이나 다른 어디에서도 그 가게를 찾을 수 없었어. 오죽 답답했으면 복덕방까지 찾아가서 물어봤을까. 네 말대로 꿈이었는지도 몰라. 지치고 무료한 일상 속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내 본심이 그런 마법과도 같은 일들을 꿈으로 경험하게 해준 건지도 모르지.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정말... 그랬나봐. 꿈이었나봐.
뭐? 사탕? 꼬마애가 준 거 있냐고? 잠깐만! 그러니까 주머니에... 아...!! 있었어. 맞아 사탕이 있었어. 꿈이 아니었어!
어? 아냐. 우는 거 아니야. 그냥...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서 그래. 봄이잖아. 괜찮아. 나 정말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