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양의후예 의 고증문제 때문에 많은 말들이 오가고 서로 맘상하는 일들이 많더군요.
제가 볼 땐 그게 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딱 2회 시청하고 나서 (2회까지 보는 동안 정말 많은 헛웃음을 날렸더랬죠. 어이가 없어서) 파악을 했습니다.
이드라마는 환타지 라는 걸요. 그리고 나서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환타지라는 건 뭘까요? 뭐 문학하시는 분들은 좀 더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기준은 명확합니다. 작가가 현실과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그 세계관안에서의 이야기를 다루는게 환타지입니다.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극중 인물들의 가치관도 현실의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심지어는 물리법칙에서 어긋나는 세계를 다루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그 세계관은..작가에 따라서 세세히 설정을 밝혀주는 경우도 있고(설정집을 두껍게 써놓는 작가들도 많죠)
작품의 설정을 내보이는 거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지는 작가들도 있죠(대표적으로 이영도 작가의 경우는 본인의 글을 통해서도 설정을 밝히는 일의 불필요성에 대해서 몇번이나 강조하곤 했죠. 아마 통신연재시절부터 이영도작가의 글을 읽으신 분들 이라면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태양의후예는 제가 볼 때 명확하게 환타지 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세계관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이미 눈치빠르신 분들은 다들 감잡고 계시겠지만, 온 우주가 주인공커플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돌아갑니다. 그게 이 세계의 법칙이에요.
오늘은 심지어 지금껏 최종보스의 아우라를 팍팍 풍기던 범죄조직의 보스가...
뒤에서 쏜 어린 여자애의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매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런 공전절후한 일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그래야
유시진 대위가 "당신은 의사니까 이사람을 살려요, 죽여야 할 때는 (군인인) 내가 죽일테니"라는 간지좔좔 흐르는 대사를 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송혜교 앞에서 송중기가 멋진 대사를 한 번 읊어야 하기 때문에 최종보스가 총맞고 쓰러져야 하는 세계..그 세계가 바로 태양의후예 의 세계입니다.
이런 세계관을 알지도 못하면서..현실고증이 어떻네 하고 딴지거는 사람들은 환타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죠.
물론 이런 세계관이 싫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판타지란 장르를 정말 잘 몰라서 그런거겠죠. (다시 말하지만, 물리법칙이 무시되는 환타지세계관은 차고 넘칩니다)
중요한건 그 세계관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느냐, 또 얼마나 재미있게 보여주느냐 하는 거죠.
제발 쓸데없는 태클일랑 집어치우고...비판을 하려면 본질적인 비판... 예를 들면, 정말 극악한 범죄자라도 의사니까 살려야하느냐 이런걸로 토론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