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평일에 쉬는 직업 특성상 휴무때는 거의 항상 내가 손잡고 아이들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돕는 편이다.
큰딸이 새로 사귄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하원시간에 맞춰 방문한 나를 본 다음날, 딸내미에게
"너네 아빠 못생겼어"
라는 천인공노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큰딸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데..
큰딸이 항상 내게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오던
"아빠가 제일 잘생겼어"
"아빠 최고야 너무 멋있어"
"잘생긴 우리 아빠 사랑해요"
는 다 무어란말인가.
로마사에서 브루터스에게 등을 찔린 그 순간 시저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아니면 초한지의 한신이 유방에게 제거당했을때의 심정일까.
어릴적 레고 해적선을 사준다며 내 손을 꼬옥 잡고 비뇨기과에 가신 이여사님께 느꼈던 실망과 배신감과 상처..
당도한 곳은 레고 해적선이 아닌 포경선이었고
나는 작살에 꿰어 포획당한 한마리 모비딕..은 아니고 돗돔.. 도 아니고 꽁치정도로 타협하자.
여튼 계란 한판만큼 살아오면서 느낀, 그 당시와 견주어봄직한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다.
아니 왜 '니아못' 발언에 반박을 하지 못하니 얘야...
이야기를 전해들은 집사람은 박장대소 하며
"ㅇㅇ 걔 말 마즘 님 진짜 핵못생김 너 맨드릴 닮음.
지난번에 동물원 갔을때 거기 너 많더라"
라고 속을 뒤집어놓았다.
지는 비쩍 말라놓고 마른게 아니라 날씬한거라 주장하지만 의자에 앉아서 팔다리를 벌린체 티비보는 너의 모습은 마치 소금쟁이같았다 이 여편네야.
PART 2)
며칠 전에도 마찬가지로 휴무일에 딸내미들 손잡고 등원길에서의 대화.
"아빠, 나 다니는 피아노학원에 OO이도 온대!"
"응? OO이가 누군데?"
"있잖아, 아빠 못생겼다고 한 친구"
"아오 씨.."
"근데 있잖아~"
"뭐!"
"내가 생각하기에는 OO이가 잘못본거같애~"
"뭘!"
"우리 아빠 세상에서 제일 잘생겼는데~"
... 내 딸이지만 얘는 진짜 어휴..
조련사의 자질이 있는듯 하다.
코 끝이 찡 해옴을 느끼고 길 한복판에서 두 딸내미들 꼬옥 끌어안고 한참을 있었다.
내 기필코 내 모든걸 걸고 널 오나귀 박보영같은 처자로 키울테다.
함께 포옹당한 작은딸은 내 품안에서 "뭐야?뭐야?"를 외친다.
나는 딸바보가 아니다.
나는 딸병신이다.
출처 |
딸에게 조련당해 기분이 매우 좋아 뽕을 빨았다면 이런 기분일거야 하며 딸내미들 사진을 보던 내 갤놋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