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예상했듯이 어렸을 때다
동네 꼬맹이들끼리 삼천리 우유자전거나 안장 긴 직사각으로 된 어린이 자전거를 타고
언덕길 내려오던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자전거 생활이었던 것 같다.
그땐 자전거 무게니 휠이니 기어니 알지도 못했고
그냥 바꿔 탈 때
"너 브레이크 어느 쪽이야?"
이것만 신경 쓰면 되던 시절이었지.
접이식 생활자전거로 포장도 안 깔린 동네 흙길을 우당탕탕 타고 집에서 학교까지만 가도 참 멀리 왔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때도 자전거 도둑은 있었지만 그리 애지중지 하지도 않았다.
체인이 뻘겋게 녹이 슬어도 그냥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이거 기름칠 해야 된대"
"그러게 다 녹슬었다"
"만지지 마 더러워"
이 정도 이야기가 구동계에 가지는 관심의 전부였다.
퀵보드와, 스포크의 색색구슬이 움직이는 어린이 자전거와, 알 수 없는 접이식 우유자전거로
아파트 단지만 몇 바퀴 돌아도 숨차고 스릴넘쳤던 그때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