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언젠지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마비노기 타임즈가 흥할때였으니까 한참 오래전이었을거임.
당시엔 타블렛도 없었고 벡터로 선을 따던 때였습니다.
스케치는 제 기준으로 그럴듯해도 선만 따면 자꾸 초딩이 그린것처럼 되는 느낌이 들어 인터넷으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답변이 딱 하나 왔는데 토씨하나 안틀리고 기억합니다
'님이 잘 못그려서 그럼 ㅇㅇ'
그 뒤로 선이 잘 안따질때마다 기억나는건 이 한마디밖에 없었고 그야말로 자존감만 살살녹는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선을 따기 시작합니다.
선을 딸때 순서는 상관없으니, 목을 먼저 그리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스케치 선이 선을 딸 때보다 두껍습니다.
그려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스케치할 때 얇은 펜을 써야된다거나 하는 그런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선을 딸 때 거대해보이는 스케치 선 폭 사이에서 한참을 헤맵니다.
선의 중앙을 정확히 가로지르면 되지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상한건 매한가지입니다
화면을 줄여 그림을 바라봅니다.
드러나는 목의 선은 짧습니다. 사실 옷을 안 입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이 길어봤자 얼마나 길겠습니까)
하지만 스케치 와중에 분명히 그 선은 어딘가에 근거를 두고 있었을 것입니다.
근거를 둔 선을 따라 긋습니다.
근거를 두는 것은 보이는 목의 짧은 선이 아닙니다.
이 짧은 선 하나 잘못 긋는다고 무슨 차이가 나냐고 하실지 모르겠으나 선이 100개, 1000개가 모이면 또다른 문제입니다.
요는 선을 딸 때는 그어진 선을 따라가는것이 아니고
스케치를 하면서 한 생각을 따라가야 한다는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남의 그림을 트레이싱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든, 얼마나 실력이 있든 그건 상관하지 마세요
그 말에서 내가 깨달을 게 없으면 솔거가 한 말이라도 하등 쓸모가 없습니다.
채색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