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잇호잇
새벽늦게 뭘 써볼까 하다 베오베의 멘붕글을 많이봐서 저의 초딩 썰을 풀어보려 해여
뜬금없음으로 음슴체를 씀
대략 10년 전 제가 초딩 4학년때의 이야기임
90년생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시기에 초딩 여자애들은 견제전과 세력전/그룹 나누기가 장난이 아님 ㅋ 중고등학교 수준인데 훠~~~얼씬 유치함.
당시 저는 아버지의 직업으로 이사와 전학을 꽤 자주다닌 여초딩이었고
4학년 당시 그 학교로 전학을 오게됨.
초등학교가 남녀 합반은 당연하고 꽤 커다란 규모였음. 우리 반도 남녀 합쳐서 30~40은 되었던것 같음.
본론은 이제부터임 ㅋ
학교가 규모는 크고 학생도 많지만 막 시내 도심지까진 아니었음. 하지만 난 서울에서 온 전학생. 주목을 받음.
처음엔 여자애들이 호기심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봐주며 친하게 지냈는데, 그 중 A란 애가 있었음.
A는 여자애들 중에서 키도 크고 예쁘장하게 생겼었음. 거의 반 여자애들의 우상? 리더? 격 존재.
그런데 일시적이라곤 해도 내가 관심을 가져가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봄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함ㅋ
뭐 그 나이대 뒷담이야 거기서 거기라... 재 잘난척 한다, 남자애들한테 꼬리친다,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안다... 이런 것들이었음.
특히나 A가 날 노골적으로 싫어해서 반 여자애들이 날 멀리하기 시작함.
문제는 난 그 나이에 벌써 인간관계에 해탈한 아이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등학교 6년동안 초등학교 6개 다녀보심? ㅎ)
진짜 왕따를 심하게 당했으면 우울했을텐데
다른 반에 친하게 지내는 애들 있었을 뿐더러, 원체 활동적이고 만화나 축구 같은거 좋아해서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린 게 트루였음.
여자애들도 괴롭힌다기보다 따돌리는 수준이라... 대충 어떤 정도냐면
일단 밥먹을 때, 조 짤때 안껴줌 ㅋ
그리고 국어 시간 수업 진행이 어땠냐면, 선생님이 한명 지목해서 그 한명이 교과서 한 쪽을 읽고, 같은반 아이를 불러서 호명된 아이가 다음 쪽 읽고, 다시 다른 아이 불러서 다음 쪽 읽고~~ 를 이어하는 순이었는데
이게 읽을 수록 조별 점수가 쌓임. 1분단 2분단 3분단 4분단.
그래서 1분단 김양이 시작하면 1분단 최양->1분단 최군->1분단 박군 이렇게 분단 내에서 도는 게 보편화 되어있었음.
여자애들이 나를 절대로 ㅋ 시키지 ㅋ 않음 ㅋ 왜 그 다이대에는 저런거 따박따박 일어나서 읽는 거 재미있어 하잖아여 ㅋ
그러려니 했는데
같은 분단의 남자애가 내 이름을 불러준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애들 어이없단 표정으로 걔 째려보던 눈빛이 아직도 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본인은 어쩌라고 식 반응.
대충 그정도 썰로, 여간 나는 반에서 남자애들이랑 놀거나 혼자 지내는거에 익숙해져 있었음.
어느날 시간이 좀 지나고
A를 추종하며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B라는 여자애가
청소 끝난 시간에 빗자루 집어넣으러 가는 나를 슬그머니 따라오는거임.
"왜?" 했더니
애가 머뭇머뭇거리다
"저기... 나 A 싫어서... 맨날 짜증내고 자기 마음에 안들면 뭐라고 해...."
어쩌라고 싶었음. 더 얘기하라고 쳐다보고 있었더니
"나 여징어 니 파에 들어가면 안돼?"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레알임
'파' 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폭도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 여자애들 무리지어 노는게 무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 없어서 웃음이 빵터졌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가 나한테 피해를 입힌 것도 아니고 A를 싫어한다는데 어쩌겠음?
그래 니 마음대로 해라- 정도로 얘기를 끝냈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세력이 갈리기 시작한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가 내 근처에서 놀고 자꾸 앵겨붙고 그러니까 다른 애들까지 B한테 오기 시작함. 평소 A한테 B랑 비슷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애들 같음 ㅇㅇ
B가 자꾸만 나한테 "징어아 ㅇㅇ도 우리 파 들어오고 싶대~ 괜찮아?" 를 수십번씩 물어봄
"ㅇ... 그.. 그래 ㅋ"
본심: 알아서 해... 난 몰라.... ㅋ....
난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뭐야 이거 무서워....ㅋㅋㅋ
근데 그와중에 내 파의 부두머리 노릇하며 콧대 세우는 B는 쪼금 귀엽긴 했음 ㅇㅇㅋ
어느덧 우리반 여자애들은 절반을 넘어 소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내 파가 되어 있었고
난 따 당할때 나랑 놀아준 옆반 친구가 더 좋았기에 사실 걔랑 노는 시간이 더 많았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까 반에서는 [나---내 파 -----------//---------- A, A파] 수준의 거리감이 실제적으로 있던거임ㅋㅋㅋㅋㅋ
근데 자칭 '내 파'라는 애들을 방치하긴 했어도, 내가 의리나 사람 챙기는 거 하나는 지금도 자부하기 때문에
여자애들이 남자애가 괴롭혔다고 꼰지르거나 무슨 문제 있으면 나서서 도와주곤 했었음 ㅇㅇㅋ
그러다보니 결국;
A랑 놀던 애들이 '전부' 이쪽으로 오고 A가 혼자 남아버렸음
밥먹을때나 운동장에서 놀때나 쉬는 시간에나 애가 혼자 있게 된거임
....
솔직히 당해본자가 안다고, 썩 보기 좋진 않았음. 기분도 이해하고.
놔둘까 어쩔까 하다가~ 어느날 방과 후에 혼자 집에 가려는 A한테 가서 말함
나/ A야.
A/ ...왜?
차마
"너도 내 파에 들어올래?"
는
혓바닥이 오글거려 할 수 없었음 ㅎ
나/ 너도 이리 올래?
A/ (한참 고민하다) 가도 돼?
나/ 엉ㅋㅋㅋㅋㅋㅋ 괜찮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따당하던 시간보다 훨씬 짧으면서 자존심이 구겨진건지 외로웠던건지 A가 훌쩍이면서 끄덕끄덕함.
순수 유치한 여초딩들은 다음날 파의 두령인 내 말에 의해 그간의 미움을 씻어내고 통일에 성공함ㅋ
...........그리고 당사자인 여징어는 또 얼마 못가 이사와 전학을 갔다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