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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랑 이야기_1
게시물ID : humorstory_4391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47
조회수 : 2840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5/07/26 01: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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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넌 내일만 생각하는구나, 나는 지금 너랑 있는 이 순간만을 생각하는데...."
 
지금도 잊히지 않는 헤어지는 날 그녀가 내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다.
 
나를 향해 웃으며 손 흔드는 그녀를 집에 보내고 돌아설 때 다음 그녀를 만난다는 설레는 마음보다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가진 게 하나도 없는 내가 앞으로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나라는 놈이 그녀를 사랑할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들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씩 불안하게 만들었고, 결국 마음 한편에서 아주 작게 시작된 불안은 내 영혼을 잠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를 내게서 놔주게 아니 놓치게 되었다.
 
그동안 그녀와 찍었던 사진들을 자르다 가위가 고장 났을 때, 우리 사이도 날이 서로 분리된 고장 난 가위처럼 서로에게 한쪽 날만 있는 
서로의 인생에 필요가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눈물을 흘렸다.  
양날이 함께 나사에 고정되어 있을 때 가위이지, 한쪽 날 만 있는 그것은 상처만 주는 흉기에 불과했다.
 
1.
'아침에 출근하기 싫다'라는 이유와 지금 사는 자취방에서 더는 살 이유가 없어져 이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동안 모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고, 턴테이블이 있는 낡은 오디오를 사서 집에서 매일 음악만 들었다.
단정하게 짧았던 머리가 덥수룩해지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만나는 것보다 혼자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새로 들을 LP가 없어지고, 모은 돈을 거의 탕진했을 때 즈음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선배에게 술이나 한잔 하자며 연락이 왔다.
 
한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많은 사람이 있는 광장으로 나섰을 때 모든 사람이 나를 향해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게 말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눈빛에서 나를 향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방인'이라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멀리서 나를 보며 반갑게 달려오는 선배를 보며 '나도 이 도시에 만날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와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셨을 때 선배는 내게 만나자고 한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너 회사 그만두고 놀고 있다면서. 그 나이에 집에서 생활비 받아다 쓸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나 하나 해라."
 
"무슨 아르바이트인데?"
 
"원고 교정교열 보는 거야. 맞춤법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면 돼."
 
"무슨 내가 교정교열을 봐. 해본 적도 없는데."
 
"너 전에 있던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 했잖아. 너한테 큰 실력 바라지 않으니까 직장 구하면서 생활비 번다는 생각으로 해라."
 
예전에 벌던 돈보다는 낮은 금액이었지만, 선배를 도울 마음과 가끔 술이나 한 잔 얻어먹을 생각으로 못 이기는 척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내가 네 연락처 줄 테니까. 우리 팀원이 연락할 거야. 걔가 성격이 좀 까칠하지만, 일 하나는 잘하는 애니까 배운다는 생각으로 일 해봐." 
 
다음날 Doors의 Light My Fire를 들으며, 몽환적인 짐 모리슨의 목소리에 빠져들어 음악 때문에 머리가 아픈건지, 아니면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아픈 건지 머리를 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낯선 번호의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A씨죠?"
 
전화 속 그녀의 목소리는 뭔가 짜증이 나 있는 상태에서 전화를 한 것 같았다.
 
"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저 *** 편집장님에게 연락처 받고 연락 드렸는데요. 외주 하시기로 하신 분이죠?"
 
"아.. 네 그런 거 같은데요."
 
"네? 그런 거 같다고요?"
 
이미 짜증이 나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더 짜증이 섞이고 있었다.
 
"원고 전달 때문에 그러는데, 회사 쪽으로 잠깐 오세요. 편집장님한테 들어보니까 처음이라시니 직접 드릴 말도 있고요."
 
"저... 죄송하지만, 원고는 퀵 착불로 받고, 하실 말은 전화로 안 될까요?"
 
원고를 받으러 나가는 것이 귀찮은 게 아닌, 또다시 혼자 나간다는 것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두려웠다.
 
"휴.... 시발.... (그녀는 아주 작게 이야기했지만 충분히 들렸다.) 전. 달. 할. 게 많으니까 나오세요. 긴말 하지 않겠습니다."
 
그녀의 단호한 말투는 무서웠다.
 
"네..죄송합니다.  그럼 오후에 찾아뵙겠습니다."
 
결국 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외출을 준비했다. 전날 선배를 만날 때 세수만 하고 집에서 입고 있던 옷 그대로 나간 것과 다르게 머리도 감고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을 면도하고, 한동안 입지 않던 옷을 꺼냈다. '그래도 여자라고 잘 보이고 싶은가 보지.' 하며 단장하는 나 자신에게 헛웃음이 나왔다.
출처 오랜만에 예전 직장 사람들을 만나 술 마시고, 비를 맞더니 쓸데없는 감성에 젖은 아저씨

맞춤법 틀려도 이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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