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가 사회 풍조랍디다.
사람 인(人)도 두 개의 획인데,
술마저 혼자라네요.
혼술이란 말이 생기기 수 년 전부터,
'혼자 먹는 술은 예정된 시간에 취할 수 있어서 좋다.'
라는 어디서 주워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안주 삼아
저도 혼자 술 참 많이도 마셨습니다.
그런 제가 혼술을 끊습니다.
은행 기록이라고는 빚만 가득한 제게 시집와서,
돈으로 기죽이지 않고 늘 위로하고 격려해주던 나의 아내.
그런 아내의 몇 안 되는 따끔한 말은
"혼자는 술 먹지 마." 였습니다.
그것이 고통 아닌 위로와 격려라는 생각에
그리고 고마움에 혼술을 끊습니다.
오늘 빚 갚고
아내와 곱창에 한 잔 했습니다.
둘이서.
기분이 좋아,
사 만원 일주일 용돈 중 삼 만 오 천 원을 제가 계산합니다.
그 맛있는 곱창 이 인분에 소주는 덜렁 한 병이지만,
그걸 또 나누어도 얼근하게 취기가 오릅니다.
대세를 거슬러,
지독히 사랑했던 지독한 혼술을 더 지독한 사랑으로 끊습니다.
-----------
다들 어려운 시기에
불편함으로 다가갈까봐 걱정입니다.
특히 혼술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냥 다들 하나도 포기하지 말고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저도 또 어렵겠지만,
살아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