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匠人)
어스름한 새벽녘이면
골방에는
작으마한 불이 켜진다.
한참이나 지나간..
바랜 사진마냥
철지난 리듬이 퍼져나오는 곳.
뭉특하게 닯고 골이 파진
손으로
행여나 떨어질세라
조심스레 두손가득
구두를 받쳐든다.
아무말없이
작곡가의 수북히 쌓인 오선지마냥
시인의 식어가는 커피잔 처럼
한참의 시간동안
뒷굽을 대보고는 이내
누런 세월을 들어내며
웃어보이신다.
나에겐 조그마한 뒷축이며
친구에겐 단순히
자기 소유물의 고장이건만...
한 匠人에겐 그마저도
기꺼이 웃어보일 일인가보다.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오눌 영업을 하지 못하여 죄송함네다. "
라는 작은 팻말이 걸린다.
난 내 무엇에 저런 팻말을
걸어본 적이 있던가..
그런 미소를 지어본적이 있던가..
이 내리는 비에
나도 슬몃 가슴을 펴고 팻말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