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있네요. 하나도 버거운데 둘이라니...라는 글 내용과 오묘하게 시스템 오류가 겹치는 우연이 발생하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제 쓴 글을 와이프가 읽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와이프 친구들 중에 오유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있나 봅니다.
와이프 말로는 친구가 "꼭 너희 집 같은 이야기를 누가 썼는데 한번 봐봐" 하면서 카톡으로 링크를 보냈다고 하네요. 발본색원해서 그 친구와
꼭 절교하게 만들어야 겠습니다. 그래야 저의 자유로운 사생활이 보장.. 쿨럭..
그럼 그 후기를 남깁니다. 아.. 그리고 요즘 오유 분위기가 뒤숭숭하네요. 항상 건강했던 오유가 다시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퇴근하기 전 와이프에게 카톡이 하나 왔다.
최근에 내가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나 언행을 한 적도 없었고, 와이프에게 유일하게 존댓말을 써주며 나의 노고를 치하하는 월급날도 아닌데
왜 이런 큰 선물을 주는지 마냥 기뻤다. 아무래도 그동안 묵묵히 가장의 역할을 수행한 보답이라 생각하며 기쁜 마음에 퇴근했다.
퇴근 후 함께 저녁을 먹으며 와이프에게 물었다. "내가 어벤저스랑 매드맥스 보고 싶었던 거 어떻게 알았어?"
와이프는 아들에게 밥을 먹여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어 니가 쓴 글 봤어"
나는 당황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은 여유있는 모습을 애써 보이며 "어? 무슨 글??"
"오빠 오유에 글 썼더라 우리 모자를 아빠를 구타하는 모습으로... 밑에 댓글보니까 나한테 맞아 죽기전에 어벤저스랑 매드맥스는 보고
죽고 싶다면서, 그래서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을 사람 소원도 들어줘야지."
그동안 오유에 글을 쓰는 걸 와이프는 몰랐는데,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어제 쓴 글과 댓글들을 읽었던 것 같았다.
"그.. 그래서 나 때리려구?" 나는 겁에 질려 와이프에게 말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숟가락을 들고 있는 손은 떨리고 있었다.
참고로 와이프는 학창시절 테니스를 해서 그런지 일반 여성들처럼 "몰랑~몰랑~"하며 애교로 가슴을 톡톡 칠때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심장 박동을 정지시키기 위한 무쇠주먹 파운딩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만일 살기를 담아서 나를 친다면.... 생각만 해도 떨렸다.
와이프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괜찮어 글 재밌게 잘 읽었어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그리고 애 앞에서 어떻게 아빠를 때려..
모레 매드맥스 보여주고 조용히 그라목손이나 한 컵 먹이지 뭐...." 나는 겁은 났지만 "어제 너 애 앞에서 때렸잖아..."라고 대꾸했다.
와이프는 "야~ 그게 때린거냐 장난친거지..!"라고 말했고, 나는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을 했다가 돌에 맞아 죽은
아니 밥공기에 맞아 죽은 개구리가 될 뻔했다.
그리고 앞으로 오유에 자신에 관한 글을 쓸때 절대 폭력적이지 않은 이 시대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남겨달라고 했다.
차라리 내가 원빈이라고 글을 쓰고 말지.. 허허..
이제 내일 매드맥스를 감상할 일이 남았네요. 설레이며 떨립니다.
출처 |
2015년 5월 13일 수요일 와이프와 목숨을 담보로 나눈 이야기
와이프는 내가 피보험자로 가입된 보험 건 수와 사망시 보험수익자는 바로 그녀라는 사실을 알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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