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습니다. 여기는 사랑의 카운셀링 카페입니다.
혹시 고백준비 중인가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안달복달 하고 계신가요? 짝사랑? 썸?
뭐가 됐든 잘 찾아오셨습니다. 여기는 이제부터 '사랑의 카운셀링 카페' 입니다. 저는 오늘 여기 사장이 됐습니다.
사장이니까 연애 많이 해봤겠다고요? 아니요. 저도 한 두번? 해본게 어딥니까.
고백 성공률이 좋냐구요? 아니요. 한자리 숫자 % 정도 되겠네요.
근데 어디 사짜냄새 풍기면서 장사하냐고요? 음...저는 연애의 비법을 알고있습니다. 천기누설이라고 할까요?
엄청나죠? 그러니까 저와 얘기를 좀 해 봅시다. 삐딱하시거 보니 애인 없으실만 하신게 가르쳐드릴게 많을것 같네요. 하하하.
자.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커피 한잔 하고싶으시면 가서 믹스태워 오세요. 잠시 기다릴게요. 심심하니까 음악도 하나 트시구요.
오늘같이 추운날에는 역시 커피와 피아노곡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제가 또 낭만을 알죠. 하하. 그럼 이루마씨 연주곡 하나 틀어볼까요?
음...틀었나요? 뭐 이루마씨 연주곡이 좀 루즈하면 freetempo 곡 중에 마음에 드는걸 골라보시죠. 이것도 잘 어울릴것 같네요.
자 준비가 된것 같네요. 얘기를 시작해 봅시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라고 물을 필요도 없네요. 여기까지 읽었으면 답 나왔어요. 짝사랑이지 뭐겠어요.
전혀 사랑하지도,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마음이 평온하면 이런 얘기에 관심가질 이유가 없어요. 당신이 여기까지 읽었다는것 만으로도
당신은 지금 '짝사랑' 중입니다. 음...자꾸 당신 당신 하면 우리가 좀 이상해 보이니까 당신 이름을 정합시다. '오유인' 씨 어때요?
딱 안생기고 평범하고 좀 썰렁개그 좋아하는 동네에 착(하기만)한 오빠, 누나 느낌의 이름이죠? 유인씨? 대답하세요~
이제부터 유인씨는 한국 대표 평범 남, 혹은 여 가 되셨습니다. 본격적인 카운셀링에 앞서, 짝사랑을 하는 대상을 잠시 떠올려 봅시다.
어떻습니까? 막 두근거립니까? 막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됩니까? 그럼 그 사람을 잘 생각하면서 저와 얘기 나눠보시죠.
우린 10대 혹은 20대 또는 30대 입니다. 뭐 크게 다른건 없어요. 주머니속 지갑은 항상 빵빵하고 외제차 타고 다니고 매일 아침 브런치와
커피한잔 마시죠. 회사, 학교에 가면 모두 인사합니다. 다들 반겨주고,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나면 해 떨어질때 쯤 헬스장도 갑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몸매도 좋고, 인상도 좋고, 대인관계도 좋고, 우린 참 평범합니다. 어느 모임이든, 자리든 우리가 있어야 분위기
가 살고, 우리가 또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합니다. 가수 뺨때기 막 후려칠 만큼요. 신나게 놀았으니 집에 가야죠? 가는길에 깨알같이
얍삽한 목소리로 '까똑' 하고 핸드폰이 절 부르네요. 하나같이 우리보고 재밌었다고, 최고라고, 다음에 또 놀자고 하네요. 기분 좋네요.
....그런데....
아니 그런데!!!
애인한테 연락이 없습니다. 뭐죠? 왜죠? 뭡니까? 사랑하는 우리 자기는 왜 문자가 없죠? 혹시...자기가 없는 건가요...?
이상하죠?
애인이 있어야되는데....꼭 있어야 하는데...위에 보다시피 저렇게 평범한데 왜 애인이 없지?
아니야...없을 수 있어.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나에게 왜 그, 그녀는 내게 관심이 없지?
조금 더 우리 현실에 맞춰봅시다. 보자... 일단 주머니 지갑 꺼내보세요. 어때요? 돈이 거의 없거나 지폐 몇장 정도 있죠? 그럼 됐어요.
음...외제차는 없지만 우리도 좀 큰차가 있어요. '버스'라고 리무진입니다. 아~주 길고 커요. 서있어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도 않을만큼 높죠.
그리고...매일 아침 브런치는 아니고 그것보다 좀 더 한국식으로 밥을 먹읍시다. '아점' 이라고 아침겸 점심인데 우린 이거 먹어요.
회사, 학교 가면 우리는 인사는 잘 안하지만 그냥 얼굴들은 다 알죠? 다 아니까 안하는거예요. 친한 친구들하고만 인사합시다.
몸매는 연애인 같지는 않지만 뭐 그래도 사람같으니 굳이 더 가꿀필요 없어요. 요정도면 괜찮을것 같네요. 아! 한가지 더 우리는 음...저녁에
술을 한잔 먹읍시다. 매일은 아니고 한 일주일에 1~2번 정도? 그냥 자리만 지키는 그런 '평범한' 느낌의 '유인씨' 입니다.
뭐 좀 다르면 본인들 스스로 맞춰서 생각해 보세요. 저는 이 정도가 적당한 '유인씨' 의 모습인것 같네요. 비슷한거 같나요?
우선 주변에 연애하는 친구를 한번 봅시다. 하루종일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좀 놀려고 하면 애인한테 전화오고 지들끼리 신나서 애칭이나
부르고 아주 재수가 없는 그런 친구들이네요. 아 진짜 재수없어요.
침 한번 뱉읍시다.
카~~~~악 퉤!! 에잇 악마같은 놈들!!
아 그런데, 유인씨는 없는 애인이 친구한테는 왜 있을까요? 혹시 저~~~위에 말한 외제차에 브런치먹는 사람이 유인씨 친구 인가요?
맞다면 그 친구 열과 성을 다해서 친하게 지냅시다. 그런친구 드물어요. 언젠가 도움됩니다. 재수없단 말도 취소하고 그 친구보고 스마일~
만약 유인씨랑 비슷한 사람이라면 일단 재수없다고 한번 더 말해주세요. 커플은 그렇게 대해도 됩니다. 괜찮아요. 아 그냥 한대 때릴까요?
흠흠....감정이 너무 앞섰네요. 다시 유인씨 얘기로 돌아와서, 자 좀 이상합니다. '나랑 비슷한 놈인데 왜 난 안생기지?' 라는 의문이 슬슬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슬슬 올라와야합니다. 분노와 알수없는 질투심에 뒤범벅 된 내 가슴이 내게 말을 걸어야 하죠.
이제부터 '왜 없는가?' 혹은 '왜 나에게 관심을 안 가지는가?' 에 대해서 심도있고 진지한 대화의 장을 열어보죠.
일단 제가 정의 하는 '연인이 되기위한 네가지 단계' 에 대해 먼저 말씀드려볼께요. 본인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혹은 본인의 생각이랑
비슷한지 비교 해 봅시다.
저는 연인이 되려면, '지인, 친구, 썸씽, 맞사랑' 이렇게 4개의 관문을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4개의 관문이 어렵진 않아요.
먼저 각 관문에 대한 정확하고 얄짤없는 개념을 설명 드리도록 하죠. 혹시 지금쯤 지루하신가요? 들어보세요. 아주 재밌을지도 몰라요.
지인단계는 말 그대로 아는 사람입니다. 너와 나는 얼굴을 알고 아주 표면적인 서로의 인적사항, 혹은 겉모습 정도만 알아요.
뭐 조금 더 안다면 인사 정도는 할 지 모르지만, 그거나 그거나 개찐도찐이예요. 이 단계는 뭘 할게 없어요. 둘 사이의 관계진전에 힘씁시다.
친구단계. 여긴 지인에서 발전한 단계죠. 말 그대로 '우린 서로 얼굴만 알았지만 이젠 제법 대화도 해' 하는 그런 사이입니다.
친구관계라는게 어떻게 서로를 대하냐에 따라 깊이가 달라지죠. 이 단계가 보통 짝사랑이 시작 될랑 말랑 말랑말랑 한 그런 단계입니다.
여기 잠깐 귀기울이세요. 중요한 요점 나갑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될건 '우정' 입니다. 우정을 느끼기 시작하면 상대는 이성으로
보기보다 동성으로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걸 조심해야되요. 우정이란 놈 생각보다 악독한 자식입니다. 우린 사랑이란걸 쟁취해야 하는데
가장 방해되는 요소가 바로 이 우정입니다. 이놈의 싹은 정당히 자랄때 마다 쳐줘야되요. 안그럼 나중에는 자를 수 도 없고, 그냥 너랑 나
사이를 잘라야되요. 이거 조심하셔야 됩니다. 여기까지가 친구단계의 요점입니다.
썸씽단계는 사실 적절한 우리말 단어를 사용하지 못했지만 대충 짐작 가시죠? 친구단계에서 서로 약간 하트뿅뿅 연인인듯 아닌듯 신경은
쓰이지만, 아직 우린 연인이 아니야. 하지만 넌 내꺼였음 해. 알콩달콩 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둘이 모이면 주변에 핑크빛 아우라를 아주
자비없이 뿜어대는 그런 자비없는 단계예요. 이 단계가 사실 연애를 하지 못하는 솔로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단계죠.
노래도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 사이라고,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 가깝다고 개거품 물고 부르는 노래예요. 간혹 이 단계에서는 주변인들의
오지랖이 +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만약 잘되면 나중에 잊지말고 밥사줍시다. 솔로인것도 불쌍한데 연인 만들어 줬으면 밥은 사야지.
마지막 맞사랑단계 입니다. 사실 이건 연애 초입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죠. 일단 유인씨는 2단계 혹은 1단계 돌파도 못한
혹은 많이 해봐야 3단계 초입일지도 모르고, 그나마도 마지막 맞사랑단계까지 올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이건 나중에 얘기합시다.
자! 일단 제가 정의하는 네 단계에 대한 간단하고 얄짤없는 설명이 끝났습니다. 지금 유인씨는 어디계신가요?
-계속-
------------------------------------------------------------------------------------------------------------------
뒷풀이
사실은 이 얘기들은 전부 친구에게 한 말입니다. 선천적인 말빨로 사짜냄새 풍기는 제 주특기를 살려 친구들에게 고민상담 명목으로
커피를 얻어먹곤 했죠. 대신써준 편지, 여자친구로부터의 보호, 싸움의 화해, 중간 심판자 등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경력을 저의 경력과
제가 또 글쓰는걸 좋아하는지라 재능과 취미를 접목시켜 '사랑의 카운셀링 카페' 라는 재미위주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싶어지는 제 욕심에 길이 자꾸 길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네요. 좋은글 게시판은 항상 눈팅만 했는데,
아직 좋은글은 아니지만, 좋은글이라고 다들 인정해 주실때까지 조금씩이라도 써볼까 합니다. 뭐...재미위주로 쓰고싶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신다면 좀 더 진지하게 써볼 용의도 있지만, 사실 연애 잘하는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이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고마워요ㅠ 흙흙 모래모래.
네...이런게 바로 제 개그 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