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조 한 가득한 얼굴을 하고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지. 여중,여고를 졸업하고 로맨스소설만 정독했던 애가 뭘 알려만은,
누구누구 따먹었고 테크닉이 어떠하다 술 안주거리로 여자를 씹는 그새끼를 상상도 못한 채 그저 착한 남자, 소중히 다뤄주는 남자라고 하는 여동생 면전에 니가 만나는 그 새끼가 대학교에 소문난 난봉꾼이라고 말해줄 수가 없다.
벗어날 수 없는 룰에 얽매여 꿈꾸기만 했던 어린 소녀가 어느새 이만큼 컸구나. 이제 현실을 깨닫고, 어른이 되야겠지. 죽을만큼 아프겠지만 그 아픔을 딛고 어른으로 일어서라.
늘 어리숙하고 철없던 나도 한때 열병같은 사랑을 했다. 몸만 컸지 소년과 어른의 경계에 서있었을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장식된 욕망에 속아 결국 젓가락에 실로 매달린 인형처럼 놀아났지. 그걸 깨닫을 때 냉혹한 현실에 목이 메여 어리석은 실수를 할 뻔 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 그리고 네 덕에 지금에야 진실된 사랑을 찾을 수 있게 됬다.
네 눈에는 아직 그 사람의 진면목이 보이지 않을거다. 무슨 말로 해도 돌아서지 않을거고. 크게 데인 후에, 방황따윈 하지 말고 영원히 너를 웃으며 안아줄 가족 품으로 돌아와 주겠다고 약속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