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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짓엔 더 큰 꼰대짓으로
게시물ID : soda_4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쿠크다스
추천 : 23
조회수 : 10397회
댓글수 : 129개
등록시간 : 2016/09/04 22:55:48
본인은 12학번 고학번임
물론, 0이나9로 시작하는 학번분들한테는 애기이지만
대학에선 아직도 졸업안했어? 소리듣는..ㅠ
어쨋든 여느 고학번과 다름없이  '형님 오실꺼죠?' '아냐, 나는 일이 있어서ㅎㅎ 재밌게 놀아라' 하고 빠지는게 항례인 아싸임
이번 개총에도 제대하고 복학하는 동기 몇 명이랑 따로 모여서 조촐하게 놀고있었음
그러다 담배를 피러나왔는데 맞은 편에 우리 과 뒤풀이중
마음속으로는 나..나도 낄테야! 하고 달려가고 싶었지만 멀리서만 바라봄ㅠㅠ
결국 막차시간 맞춰 일어나는데 마침 담배피러나온 회장(14학번)이랑 마주침
술에 좀 취했는지 한껏 업 된 목소리로 형님들! 하면서 뛰오더니 인사만 하고 가라함
에헤이, 이 사람아! 하면서 부정아닌 부정을 하면서 마지못해 끌려가는척함
왜냐면..나도 수염덮수룩한 동기놈들보단 파릇파릇한 후배들이 보고싶었음..
그렇게 들어간 과 술자리는 한 마디로 난장판..
회장이라는 이름의 웨이터에게 이끌려 한테이블로 앉혀짐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보니 16학번들  '재밌나봐요 막차시간인데 다들 안가네요?'  하니까 서로 눈빛 교환하며 웃음
??
소심소심한 나는 말실수했나 싶어서 눈치보는데 여자 후배 한 분이 '가고싶어요ㅎㅎ' 함
'그럼 빨리 가야죠 막차 끊겨요'하니까 또 말없이 웃음
나머지는 힘들어서 죽으려함 대체 뭐지 하고있는데 빈자리로 남자 2명이 앉음
서로 통성명하고 인사하는데 15학번들임 많이 취한건지 억양이 이상함
게다가 16한번 한명이 폰을 보고있으니 15학번 하나가 '폰 보지말랬지? 마셔'이럼
??
그 16학번이 '저 이제 못마시겠어요ㅠ' 하니까 자기들끼리 또 신나서 뭐라뭐라 소리지름
감이 딱 와서 '자리 파하는 분위기인데 다들 안가세요?' 하니까
남자 한 명이 '갈 사람은 가라 그래! 우리는 끝까지 간다' 요럼
반말은 신경안쓰는데 후배들이 눈치보는게 다보임
넌지시 16학번들한테 '저 지금 갈건데 갈사람은 가죠' 하니까 눈치보면서 쭈뼛쭈뼛
15학번들은 차마 나한테는 뭐라 못하고 '너 갈꺼야?, 진짜 실망이다' 이러고있음
나도 억지로 술자리 잡힌적 많고 당연히 선배들만 재밌지 후배들만 힘들다는거 알고있음
게다가 선배들이 취해있다? 답도 없음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워서 지들 학번 내세워서 집도 못가게하나
'다들 피곤해보이고 그쪽들만 신나보여서 하는 말이에요. 노는건 좋은데 집갈 사람 잡아두는건 아니지, 술자리가 오늘만 있는것도 아니잖아?'
중간에 조금 짜증나서 반말로 바꾸니까 얘네도 똥씹은 표정
왠만하면 이 정도로 알아들을텐데 기분나쁜거 티내는게 아직 어려서 그런건지 취해서 그런건지..
쨋든 괜히 일만들기싫어서 '미안해요 나 때문에 분위기만 이상해졌네요 저는 가볼게요 재밌게 놀아요' 하고 일어남
그리고 회장한테 '저기 애들이 가고싶어하는데 저 두 놈이 못가게하네, 많이 취한거 같은데 너가 잘말해봐라 나는 아싸라 약발이 안듣는다' 하니까
냅다 가서 뭐라 하더니 16학번들 우루루 일어남
그것만 보고 밖에서 동기들이랑 담배피고 있는데
이 친구들이 와서 감사합니다ㅠ 함
혹시나 괜한 짓 한거 아닐까 했는데 다행이었음
이 친구들 가고 회장이 위의 2명을 대려옴
회장이 이 친구들이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한거같다고 변호함
'아냐 그럴수도 있지ㅎㅎ그런데..' 하고 꼰대짓 시전
나 신입생때는~~, 나 2학년때는~~, 나 때 그랬으면~~ 등등
마지막으로 '아, 나는 별로 신경안쓰는데 선배한테 막 반말하면 안돼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참 생각이 짧은거같음
그냥 애들 보내고 거기서 끝냈어야했는데 괜히 갈군거 같기도하고..
어쨋든 나이 한 두개 많다고 억지로 술권하고 집못가게 하는 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짜증난다는걸 알아줬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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