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치관이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정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자유를 만끽하는 것입니다.", "돈을 좇는 것입니다.", "하루종일 인터넷이나 슬쩍이다가 밤되면 자고 일어나서 밥먹고 똥싸는 것이 최상의 가치이지 싶습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들으면 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당신의 가치관이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한 마디로 자신의 의미체계 중 최상위의 것을 툭하고 내뱉을 수 있는 인성의 소유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어떤 사람은 솔직담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죠. 사실, 누구나 정의를, 자유를, 돈을, 행복을, 추구하거든요.
그 중에 하나를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집념이지요.
듣는 사람입장에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 것입니다.
'그럼 다른 것들은 다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덜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가치관은 "~~이 내 최상의 가치고, 내가 걸어가야하는 길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만 가치관일까요?
오히려 "불의를 용인하지 않는 것이 내 가치관입니다." , "무의미한 억압에 반대하는 것이 내 가치관입니다.", "지나치게 먹고사는데에 치이지 말고 살자는 것이 내 가치관입니다.", "하루를 너무 무의미하게 보내지 말자는 것이 내 가치관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요?
아마 누군가에게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혹시, 위의 불의를~ 억압에~ 먹고 사는데에~ 하루를~ 입니까?" 라고 물어보면
누구나 "아 그것은 내 가치관에 가깝습니다." 라고 말할 겁니다.
누구나 그런 가치관들을 갖고 삽니다. 경계가 모호하다고 해서, 누군가 물었을 때 선뜻 대답할 수 없다고 해서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좀 이상한 질문입니다.
오히려 "당신이 인정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이 훨씬 타당합니다.
어떤 사람은 창피를 당하고 살지 않겠다(명예), 비굴한 모습을 견딜 수 없다.(용기), 소소한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싶지 않다.(초연함)
등, 가치들이 끝도 없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상 가치관에 대한 소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