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03240 블로그, 카페 등에 퍼진 ‘불법복제판’ 스퀘어 에닉스 또한 ‘신과 함께’의 일본판이 불법복제돼 퍼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한국 내에서 불법복제가 만연한 상황을 생각해 일본어판 1편은 무료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루묵’이 됐다. 일본판 ‘신과 함께’가 실린 잡지가 발간된 지 5일 만에 누군가 불법 스캔한 뒤 여기에 한국말로 번역까지 한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대 포털 네이버에서 이름을 알린 만큼 ‘신과 함께’의 일본판 불법 복제판은 블로그와 카페에서 급속히 퍼졌다. 주호민 작가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독자들에게 불법스캔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불법복제물을 올린 이들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스퀘어 에닉스에도 이 사실을 알리며 대책을 호소했다. 놀란 스퀘어 에닉스는 불법복제물을 올린 카페와 블로그, 사이트에 삭제를 요구하는 한편 최초 유포자의 처벌 등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저작권자의 ‘합법적인 요구’에 불법 복제물을 유통한 사람들이 몰려와 집단 반발한 것이다. ‘불법복제는 한국의 문화’ 큰 소리 불법 복제물을 ‘즐기던’ 이들은 ‘불법 스캔도 우리나라 문화다. 일본이 인정하라’거나 ‘돈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불법 복제물을 다운로드 받는 것도 소중한 문화생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며 스퀘어 에닉스 한국 담당자와 주호민 작가의 블로그로 몰려와 ‘난동’을 피웠다. 어떤 이들은 ‘아무리 그래봐야 근절 못한다’고 빈정거리고, 어떤 이들은 ‘한국 시장에 빨리 대응 못한 일본 출판사 책임’이라는 말을 해대기도 했다. 이 일이 인터넷으로 알려지면서 루리웹이나 일베저장소, 디시인사이드 같은 대형 커뮤니티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日스퀘어에닉스 측과 주호민 작가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자 반발한 불법복제자들이 내세운 주장. '불법복제가 문화'라는 주장도 보인다. ‘불법복제’가 정당하다고 주장을 하는 이들의 블로그나 카페 등을 살펴본 결과 웹하드-P2P업체를 통해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를 마음대로 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작권 침해는 죄가 아니라는 식이었다. 이들의 주장처럼 한 때는 ‘불법복제’가 한국의 문화처럼 여겨졌지만 지난 수 년 사이 저작권자들의 꾸준한 단속과 고소고발, 문광부의 캠페인으로 상당한 의식 변화가 있었다. 영화나 동영상, 음악 등의 불법복제물을 유통한 사람들이 처벌받으면서 이용자들도 자연스럽게 조심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하지만 만화는 여전히 불법복제물이 판을 친다. 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가 2007년 말 집계를 한 결과 연간 만화 불법복제로 적발된 건수는 35만788건에 달한다. 이 중 해외 만화가 27만3,913건으로 전체의 71% 가량을 차지했다. 이것조차도 어느 정도 명성을 얻은 기성 만화가들이 단속한 결과라고 한다. '불법복제'의 온상이었던 웹하드-P2P와 새로운 온상이 된 토렌트 사이트는 여전히 큰 돈을 벌고 있다. 심지어 'PD박스' 등의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던 문용식 나우콤 前대표는 총선 출마를 선언했고, 한동안 큰 돈을 벌던 웹하드 업체의 실제 오너는 코스닥 기업을 인수한 뒤 '저작권 침해방지' 사업을 한다며 위장을 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조차 '불법복제'에 무감각해졌다는 게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