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성적우수, 스포츠만능, 사교성 좋음, 성격 활발함, 외모우수. 그게 지금 밖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며 남자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는 그녀의 스펙이다. 그녀는 학생회장을 하고 있으며, 또래상담을 맡아서 한다. 그리고 그녀는 선생님들에게 신임을 얻고, 몇몇 학생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학교 내의 잡다한 일을 실속 있게 처리하며, 호응도 좋았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쓸모없다. 그녀는 게임으로 따지자면 에디터를 써서 영웅에게 능력치를 뻥튀기 한 뒤에 마왕을 처치하고, 공주와 벌써 결혼까지 한, 그 뒤에는 쓸 필요조차도 없는 캐릭터다. 그만큼 비난을 받을 것이며, 어디선가 그녀를 욕할 것이며, 보나마나 누군가는 그녀를 자신의 발아래에 두고 싶을 것이다. 지금 학교건물 내의 우리 반에서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는 나는 그런 그녀를 보다가도 잠시 스마트폰을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녀를 보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던, 그녀는 그냥 능력치가 높은, 한 번 클리어 이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캐릭터이다.
의자에서 일어나서 책상 속에 집어넣고 뒷문을 통해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는 다시 스마트폰을 본 뒤에, 사물함을 열어 가방을 챙겨든 뒤 교내에 있는 ‘또래상담실’을 향해서 걸었다. 그녀가 축구를 끝내고 가는 곳.
약 20분가량을 문 옆에 서서 스마트폰을 건드려가며 정보를 보는 도중에 스마트폰이 울렸다. 동생이 대화를 걸어왔다.
[오빠, 오늘 저녁은 뭐야?]
[학교에서 먹고 먼저 가.]
[에? 왜?]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믿을 수 없어!]
[아, 먼저 끊는다.]
아까까지 얘기한 그녀가 내 앞에서 어깨너머까지 내려오는 머리, 여자임에도 남학생의 옷을 입고 있는 특이함. 약간 젖어있는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말리며 나를 보고 나서는,
“잠깐 기다려줄래?”
말한 뒤에 그녀는 잠긴 문을 열었다. 또래상담을 위해 배정된 교실… 이라고 하기에는 빈약한 약 6평 남짓의 방이다. 있는 거라고는 탁자, 컴퓨터를 대신한 노트북, 종이와 펜들. 가장 처음으로 내가 썼던 방이다. 지금은 또래상담을 위해 더 이상은 쓸 일 없는 내가 다시 학교에 반환한 방.
“네, 선배.”
난 문을 닫고 들어가는 그녀한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덕에 안경이 흘러내렸다. 안경을 추슬러 올린 뒤, 다시 스마트폰에 집중했다. 그러기를 5분 뒤에 그녀가 나를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다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그녀도 상투적으로 “응.”이라고 한 뒤에 나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난 또 내려간 안경을 다시 추슬러 올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래, 무슨 상담이 필요해서 온 거야?”
그녀는 바로 질문을 했다.
“활동형 외톨이의 성격을 고칠 상담이 필요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선배님.”
그녀는 종이에 내 상담 내용을 적었다.
‘활동형 외톨이 상담.’
별 감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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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베스트에 올리신 글을 봤습니다.
저도 조아라에서 연재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인기도 없고 말이죠.
게다가 대학 수시 시즌이 끝나면 글이나 써볼까? 했더니, 이게 뭡니까 병까지 걸려서 병원에 2주마다 올라가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려서 지금은 완결난 이 글을 제외하고 손을 놓고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재밌는 오유에 와서 살짝살짝 발자취 남기면서 사는걸 낙으로 삼았는데, 이렇게 사람들이랑 소통할 겸, 제 글을 봐주시고 즐거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 올려봅니다. 잘 읽어주셨으면 추천 말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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