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생 이영순은 학창시절 공부도 곧잘했지만, 형평이 어려워 대학이 진학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맞선을 통해 무뚝뚝하지만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고, 남성중심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신의 꿈 없이 집안일과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주부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영순 부부는 아들하나 딸하나를 낳고 모든 것을 헌신하면서 키웠다. 특히 첫째인 딸인 82년생 지영이에겐 영순씨 자신이 여성으로서 살면서 누지리 못했던 모든 것을 해주었다. 영순씨 부부는 빠듯한 살림에도 딸래미에게 예쁜옷도 사주고, 학창시절엔 좋은 학원도 보내고, 비싼 과외도 시켰다. 하지만 공부에는 흥미와 재능이 없는 지영이는 투자한 학비만큼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고 자신의 성적에 맞는 그저그런 대학에 진학했다.
영순씨는 지영이가 자신의 꿈을 키워 멋진 여성으로 자랐으면 좋겠지만, 외모에만 관심많고 뭐든 한가지에 빠져서 열정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고 실증을 금방 내버리는 지영이가 걱정됐다.
친구딸인 연아는 자신의 꿈인 통번역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교환학생으로 미국에도 갔다는데... 우리딸은.... 그래도 나중에 잘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지영이는 초라한 대학성적으로 졸업을했고, 취업이 어려워서 그저그런 회사에 낮은 연봉으로 입사를 했다. 그래도 부모와 함께 사는 지영이가 월급의 일부분을 저축하면서 결혼자금 마련 등 미래를 준비하길 바랬다.
하지만, 지영이는 해마다 해외여행을가고, 핸드폰을 바꾸고... 비싼 커피를 하루에 여러잔 사마시고... 그렇게 지넀다.
어는날 지영이가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혼자금을 달라고 한다. 5년정도 회사생활을 했는데 모든돈은 300만원... 겨우 돈을 끌어모아서 1500만원을 건내줬다. 그런데 고맙단 소리는 커녕, 불평불만만한다. 평생 한번 있는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갈건데, 1000만원이 든단다.
아무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영이는 결혼을 했다. 사위인 두순이가 맘에 들진 않았지만, 지영이가 좋다고하고 지영이 수준에 누구 조건 따질 건 아니니 결혼을 허락했다. 그런데 역시.. 두순이는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없었고, 능력도 없었다. 하지만 사위를 욕할 것도 없다. 왜냐면 내 딸 지영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친구 딸 연아 소식을 들었다. 통번역사가 되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갔고, 일하다가 만난 좋은 남자와 결혼해서 맞벌이로 억넘게 벌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얼마 후 지영이가 결혼생활을 못하겠다고 가방을 싸들고 친정에 왔다. 남편이 무능력해서 못살겠다는 거다. 월급 250으로 못살겠다고 한다. 그럼 맞벌이라도 하라고 했더니, 자기 친구들은 다 남편 잘 만나서 호강하고 산다고 하는데 왜 자기가 일을 해야하냐고 성을 낸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나서 비참하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나와 남편이 무능해서 자기에게도 가난이 이어졌다고 한다. 난 지영이랑 지훈이 키울 때... 남편 수입이 불안정해서 낮에 남의 집에가서 청소도 했었는데.... 그렇게 번 돈으로 지영이게 모든 것을 다 해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