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지난 일이니까 적어봐도 괜찮겠죠.
예전에 악플러 인실좇을 해봐는데 말이에요.
악플 달 때는 30살도 되고 40살도 되고 20살도 되던 애가 실제로 만나보니까 17살 짜리에요.
현실에선 멀쩡한 놈이더라구요. 학교에서 그냥 멀쩡하게 친구랑 어울려 노는 녀석이구요.
뭐 일진이나 그런 것 같진 않고;;; 반에 흔하게 있는 아이들 있잖아요? 그런 느낌.
신고하기 전까지는 신고 해봐해봐해봐 ㅂㅈ년아 ㅊ년아 하면서 욕하던 놈이
신고하고 연락 들어가고 하니까 갑자기 공손해져요
애가 멍청하진 않은 것 같고... 참 똑똑한 것 같은게, 진짜 사람이 다 안타까워질 정도로 공손하게 사과하고
님도 어릴적 피치 못할 실수를 저질러 본 적 있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상황입니다.
이런 식으로 공감도 이끌어 내고 하는 거 보면 한 두번 사람 다뤄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감정 가라 앉히고 사과문 같은걸 차분히 읽어보면 이상한 부분이 참 많아요.
주민번호 도용 같은 범죄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든가,
이 모든 것이 놀이라고 생각했다던가 하는 식으로.
그 행간을 더 자세히 보면 애초에 범죄를 범죄가 아니라고, 자기가 재수 없어서 걸린거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눈에 띄구요,
(사실 이런 일로 신고를 당하게 될 줄은 몰랐고... 라는 부분에서. )
놀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모니터 너머에 사람 있다는 것을 인지 못하는 것 같은;;; 면모랑 상대방의 반응을 끌어내면서(속아넘어가는 모습이라던가, 자기 말에 분노한다던가 하는 모습) 희열을 느낀다던가 하는 면모도 보이지요.
(속아넘어가고 분노하고 하는 걸 보면서 혼자서 좋아했지만... 이라는 부분에서)
제가 짧은 기간 봤고 사과문도 한장 짜리를 받았지만,
그 사과문 안에 상처 입힌 상대방에 대한 생각, 죄책감 같은건 전혀 담겨 있지 않더라구요.
그냥 내가 잘못했다, 난 그게 그렇게 큰 범죈줄 몰랐다, 용서해주시면 꺠끗하게 다시 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가겠다 등등
자기 변명으로 덧칠하고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벗어나야겠기만 하고
상대방에게 잘못했다는 죄책감 보다는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이 처벌을 그만 둬줘.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그 사과문을 보며
아 이 놈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폭력을 즐기는 것이구나 싶더라구요.
게임에서는
가상의 캐릭터만 꺠부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현실에 있는 무언가한테 상처를 주고 파괴를 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하고 싶은데
실제로 그러면 범죄자로 낙인 찍히고, 그건 바라지 않으니까, 즉 책임 지지 않는 폭력을 즐기고 싶으니까
인터넷으로 악플을 남기고, 사람들을 속이고, 그러는 것 같더라구요.
아마 얘는
니가 악플 남기면 상대방이 얼마나 상처 받는 줄 아냐?
니가 남긴 악플로 상대방이 자살하면 어쩔려고?
이런 말은 전혀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 자기 의도가 성공한 것이니까요. 자기 의도가 애초에 자신한테 피해 없이 상대방을 파괴하기 위한 거고,
상대방이 파괴 됬다는 즉, 내 의도가 성공했다.... 라는 거니까요.
아마 진짜 자기 악플로 상대방이 자살해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기뻐 날뛰지 않을까 싶어요.
게임에서 처리하기 힘든 몹 하나 처리한 것처럼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소름 끼치더라구요. 이 놈은 제대로 도덕관이 정립 되지 않은채로 사회로 나가면 뭐가 될건가 싶고.
뭐 대부분 제 의견이고 오랫동안 얘를 본 것도 아니니까 선무당 선 것도 있고 그런 것 같은데
일단 제가 느낀 것 그대로 주절주절 써봐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오유 고게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