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상황입니다.
새벽에 배가 고파서 일찍 일어았습니다. 어제 술을 한잔 하고 잔 터라 해장도 할겸 츄리링에 모자 눌러쓰고 혼자서 24시간 국밥집으로 갔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국밥집에 들어가서 마침 알바생이 인사하길래 국밥하나요~ 하고 앉으려고 들어가는 찰나 테이블에 앉아서 수육과 술을 드시던 아저씨가 갑자기 제 팔을 잡더니 한마디 하십니다.
"니 어디고?"
제가 놀래서 이어폰을 귀에서 떼고 그 아저씨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인가 해서요.
근데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뒤이어 한마디 더 하시더군요.
"너 이디 용역에서 일하노?"
제가 아~ 착각했나보구나 하고 피식 웃으면서 "저 용역에서 일하는 사람 아닙니다." 하고 다시 가려고 했습니다.
제가 한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다시 한번 말합니다.
"화랑이가? XX가? 아님 XX가? 어데서 일하노?"
(아마 업체명인듯. 화랑까지는 기억나는데 뒤에 한 업체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전 귀찮아서 "아닙니다" 하고 무시하고 가려는데 그 아저씨가 다시 팔을 잡습니다.
"이 새끼가 한국와서 일하는주제에 물으면 대답해야지 뭘 아닌척 하노?!"
이때쯤 알바분께서 아저씨와 저 중간에 와서 말렸지만 전 이 때 이성이 조금 날아간 상태입니다.
네... 전 어렸을때부터 이목구비가...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게 큰거고 다름말로 하면... 필리핀이나 인도쪽 계열입니다 ㅜㅜ
부모님은 두분 다 한국인이십니다... 그 윗대도... 그 윗대도... 토종 한국사람입니다. 부모님도 잘 생기시고 미인이신... 하지만 딱 한국사람처럼 생기셨는데 두분의 조합이 조금 잘못되어서 인지 이런 얼굴로 태어났네요 ㅜㅜ
항상 친구들과 우스개 소리로 내 조상중에 외국인 용병이 최소한분은 계실꺼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친구들은 절대 한명은 아니실꺼야 설마 ㅋㅋㅋ 하면서 놀리죠.
여튼 이성이 조금 날라가서 말리는 알바분을 비키게 하고 말했습니다.
"저 한국사람인데요"
그러자 그 아저씨 입에서 쏟아지는 육두문자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너 외노자 맞다... 어디서 건방지게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니 몇살이고...와 욕들의 조합이었던거 같습니다.
절말 화가 나서 "당신 지금 나한테 뭐하자는거야? 그리고 한국인 맞고 내일모래 마흔인데?" 하고 응수했습니다.
(화가나서 반말을 한건 제가 잘못됐지만 상대방은 처음부터 저에게 반말했기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란 심정으로...)
이 아저씨 외노자 같이 보이는 사람한테 반말을 들으니 기분이 많이 상한모양입니다. 갑자기 소주병을 들고 테이블에다 쳐서 깨고는 제게 들이밀고는 또 욕을 합니다.
"이 C8X끼야! 죽을래?"
알바분이 놀래서 말리는데 혹시라도 다칠까봐 알바분 비키게 하고 제가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면서 말했습니다, " 뭐 어쩌려고"
제가 겁을 안 내고 다가서니까 깨진 소주병을 바닥에 던집니다. 대개 그렇죠. 찌르면 정말로 주옥같아지니까요.
그 아저씨 제 멱살을 잡고는 당기면서 가계밖으로 끄집어내면서 말합니다.
"너 이새끼 나와 죽여버린다"
그 와중에 티셔츠가 더 중한 저는 "어.. 어.. 옷 늘어난다 놔라! 따라갈테니까 놔라" 라고 말합니다.
(제가 아끼는 티셔츠입니다. 대회참가 기념 티셔츠라 더 이상 사지도 못하는... 제 소중한... 잠옷...)
멱살잡혀서 옷이 늘어날까봐 순순히 따라가니 가계밖으로 나오자마자 제 빰을 후려칩니다.
(피할까 고민하다가 티셔츠도 늘어나면 안 되고 훗일이 어찌될지 모르니 그냥 눈 딱 감고 맞았습니다. 별로 아프지는...
그리고는 욕과 협박성 발언, 외노자 비하 발언, 제일 대박은 전 절대로 한국인이 아니랍니다. 한국인도 아닌게 한국인 행세 한답니다.
(아부지 어무이 왜 저를 이렇게 ㅠㅠ... 아... 아닙니다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ㅠ)
너무 억울해서 모자를 벗고 샤우팅을 했습니다. "아 한국사람이라고 이 XXX끼야!!!" 네... 저도 욕을 하고 말았지만 참기에는 너무 힘든 모욕적인 발언을 계속 하셨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전 플라스틱 빈 화분을 들고는 저를 치려합니다. 플라스틱이라 그냥 맞을려고 가만히 서서 아저씨 얼굴을 쳐다 봤습니다. 내려 놓더군요. 아까 소주병도 그렇고 화분도 그렇고 그나마 무기를 사용하는 악질은 아닌거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왼손훅을 날리십니다. 맞으려 했는데 이건 몸이 본능적으로 막아버리더군요. 그리고는 바로 구스넥으로 목을 당겼습니다.
(손과 팔을 거위 목처럼 만들어서 상대방 목을 잡아서 끄는 동작. 무에타이나 킥복싱에서 니킥을 넣으려 뺨클린치를 잡으려고 할 때 많이 하는 동작입니다.)
여기까지는 본능이어서 목을 잡았으나 이내 이성을 유지하고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아 아저씨 왈
" 와 이새끼 운동했네~ 니 운동했나? 힘 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이새끼 운동했네~ 니 운동했나? 힘 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이새끼 운동했네~ 니 운동했나? 힘 좋네~" 아 어쩌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저씨 급 꼬리내리고는 너 운동해서 힘 좋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합니다.
네... 저 운동했습니다. 무에타이는 조금 한 수준이지만 주짓수를 10년 넘게 했습니다. 지금은 브라운벨트를 차고 있습니다. 주짓수라는 운동의 특성상 브라운벨트까지 열심히 해서 5~8년 정도 걸립니다.
제압하려면 쉽게 할수 있었지만 제압과정에서 아저씨가 다칠까봐 그냥 맞아주고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ㅠㅠ
여튼 운동해서 힘 좋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라는 터무니 없는 논리에 웃음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라 옆에서 있던 알바분에게 "저 맞은거 보셨죠? 경찰불러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분이 오셔서 그 아저씨 인적사항 조사하고 술병 깨진거 사진찍고 내일 와서 조서 좀 꾸미라고 하시는거 저는 오늘하겠다고 경찰차타고 파출서로 가서 조서 꾸미고 왔습니다.
중간에 피의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으시길래 "그냥 법대로 해 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내일 불러서 조사하겠다고... 벌금형 나올꺼라고 하시더군요 ㅎㅎㅎ
아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길래 한국사람이 맞다고 해도 계속 외국인이 거짓말한다고 한 것도 기분 나쁘지만 외국인이면 저렇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씩으로 대하는게 더 기분 나빳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배가 더 고파져서 다시 그 국밥집으로 갔는데 사장님이 미안하다고 국밥값을 안 받으시더군요. 이러면 제가 여기 다시 못 온다고 받으시라고 해도 끝까지 안 받고 제 호주머니에 다시 넣어주셨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ㅜㅜ 자주 갈께요~~
요약
1. 배고파서 국밥먹으러 갔다가 외국인이 한국인인척한다고 맞음.
2. 경찰불러서 신고
3. 국밥 공짜로 먹음
오랜만에 생각나는군요. 인실좆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