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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게문학] 겨울왕국
게시물ID : lol_428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인현석
추천 : 3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06 21: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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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document_srl=4502772&SSOID=41pn68dqi7q6ju8d20n2aiejt3&mid=bgmstorage
 
 
반전은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싶었다.
 

모든 팬들이 '이제 퇴물이다' '매라신은 한물갔다' '미드와 정글은 그냥 개판이다' 라고 말하는 그 더러운 롤판에 강력한 징벌을 내리고 싶었다.
 
[헬리오스 선수! 거짓말같이 역갱을 성공시킵니다! 다이브친 엘리스와 오리아나를 더블킬시키죠! 갱맘의 제드는 유유히 살아돌아갑니다!]
 
[기가막힌 로밍타이밍! 쉬바나도 잡았으니까 이 기세로 탑도밀면 이득이거든요? 이건 진짜 갱맘선수가 잘한거에요. 스노우볼효과가 대단하니까. 이거 바로 용앞와드로 텔포타서 봇에 문도가 지원사격해주고, 그리고 조급해하지 말고 스노우볼 굴리면되요. 그러면 프로스트가 이기는거에요!]
 
[어느 누가 감히 매라신보고 죽었다고 했습니까! 지금 봇에서만 더블킬이 두번째에요! 갱을 간것도 아닌데 챌린저 1위찍은 임프선수와 마타선수가 힘을 못쓰고있어요!]
 
[샤이선수!!! 문도!! 문도가 안죽어요!!! 저럴때보고 문도를 징그럽다고 하는거맞나요!]
 
[스페이스 베인 프리딜!!! 베인!! 쉬바나가 베인 딜을 못견딥니다!]
 
가챠없죠:와 프로스트 좀 쩌는듯.
나는귀족:어느 새끼들이 프로스트형들보고 퇴물이라고했냐?
콩콩:사스가 매라....
 
이런 반응을 우리는 만들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모든 팬들이 우리의 승리를 염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우리들의 패배를 점쳤고, 우리또한 이길수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있었다.
하지만 그런 발전없는 생각을 가지고있으면 안되니까.
우리들은 기적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3:0의, 거짓말같은 완패.
뭘 해볼틈새도 없이 오존의 운영에 발톱부터 머리끝까지 말려버렸다.
게임을 하는도중에 머리가 백지장마냥 새하얗게 되어버렸다.
 
"........"
 
대기실에 정적만이 감돌고있었다.
항상 웃으며 농담하던 민기는 말을 잃었고, 상면이에게 짖궃은 장난을 치던 창석이또한 얼굴을 감싸안고있다.
그 정적을 처음으로 깬것은 이동진, 헬리오스였다.
 
"...내가 미안하다"
 
그 말에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차가운 침묵속, 헬리오스가 계속 말을이었다.
 
"그냥 내가 잘못했다. 첫경기 무리한 초반드래곤 스타트부터 계속...게임자체에 내가 도움이 된적이 없었던것 같아. 누누는 탱이되질않았고, 카직스는 그냥 한게 없고. 이블린도...."
 
입술을 꽉 깨물며 말하던 헬리오스의 눈에 물기가 가득찬다.
걷잡을수없이, 지금 이 감정이 북받쳐올라 미친듯이 눈물이흘렀다.
 
"...아니에요. 제가...제가 더 잘못한거같아요. 죄송합니다"
갱맘이.
"아니다. 내가 정신적지주 역할을 하면서 니네 맨탈 잘 잡아줘야했는데...미안하다"
샤이가.
"아..아니에요 형들! 제가 딜을 잘 못넣어서...한타 계속 지고..."
스페이스가.
"시야싸움 잘 못했네요. 여러가지 놓친점도 많고... 죄송합니다"
매라가.
 
서로의 잘못이라며 헬리오스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 어떤것도 그의 눈물을 막을수는 없었다.
가만히 한숨을 내쉬던 매라는 동진의 어깨를 툭툭치고는 먼저나갔고, 잠시뒤에 샤이, 갱맘, 스페이스순서로 방을 나갔다.
 
"...대기실에는 오래 있어도 된대. 천천히 생각하다 와"
 
샤이가 문득 생각한듯이 헬리오스에게 전했다.
대기실안에서, 헬리오스는 그저 벽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뿐이였다.
매라가 밖으로 나오자 밖에서는 눈이 내리고있었다.
프로스트의 이름에 걸맞는 아주 하얀눈이. 이런 눈이 내릴때면 전부 연습은 내팽겨치고 밖으로 나가서 블레이즈vs프로스트로 팀을 나눠서 서로 눈싸움을 했었다. 가끔 엠비션이 야구방망이를 들고나와서 돌을 넣은 눈덩이를 날리는 일이 있었지만, 아무도 맞은일이 없으니 딱히 상관없었다.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이 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을것 같았다.
상념이 너무 많았다. 프로스트는 몰락하는건지, 게임을 접어야하는건지. 이제 슬슬 클템형처럼 은퇴를 준비해야하는건지.
 
 
샤이는 그저 숙소의 의자에 앉아 창밖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서 스페이스가 슬그머니 다가와 커피를 한잔건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곧 방에서 익숙한소리들이 흘러나오자 샤이가 시선을돌려 창밖을 살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커피를 한잔하자 그나마 마음이 진정되는것 같았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되는걸까.

지난 윈터로부터 1년이 지났다.
....그래, 그때도 거짓말같이 완패를당하면서 게임이 끝났었다.
미처 뭘 해볼겨를이 없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역전의 발판은 만들어져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밟을기회도, 찾아내지도 못했다.
푸른색의 겨울.
다가갈수도 없을정도로 시린, 바라보는것조차 허락하지않는 겨울이 되고싶었다.
 
 
매라가 하염없이 걷다 도착한곳은 한 pc방이였다.
한숨을 내쉬고는 아무자리에나 앉아 습관적으로 롤을 켜려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도타2를 켰다.
집중이 되질않았다.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실수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게임을 하면 잊을수있을까, 롤을 제외한 다른수많은게임을 켰지만 머리가 전환되질않았다.
다른사람의 칭찬이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머리가 깨질것같이 아파 그만 갈까, 생각하고 있던 도중에 한 남자가 다가왔다.
 
"...어? 혹시 cj frost의 매라선수에요?"
"아...예"
"와 대박, 미친. 사진좀 찍어주시면 안돼요? 저 진짜 팬인데!"
남자가 카메라를 켜고, 웃어주자 남자도 크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아...저, 오늘 경기 봤어요"
"네"
"...? 별로 신경쓰지않으시는듯한 모습이네요"
"별로...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매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러지마세요. 그래도 우리나라 롤하는 사람들은 전부...프로스트 응원하고 있으니까"
"네? 왜요?"
"2012년 서머에도 clg eu에 질뻔한걸 역적하고...말로 다 할순없지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프로스트보면서 많은사람들이 롤에 제대로 빠졌을걸요. 매라의 서포터가 수많은 사람들이 서폿을 하게 만들었고, 샤이의 잭스가 수많은 사람들의 전율을 일으켰죠. 몰락해도 전 상관없어요. 저희들 마음속의 우상이니까"
 
남자가 웃으며 "수고하세요"란 말과 함께 사라지고, 매라가 잠시 멍하니 앉아있었다.
샤이또한 그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밖에서는 하얀 눈이 내린다.

산 위에서 눈이 반짝였다.
태풍같은곳에서 우리들은 살아남아야 한다.
태풍속의 작은 바람의 우리는, 신이 우리가 노력했단것을 알고있기에.
ㅡ우리는 겨울의 여왕이 될꺼다.

그 누구도 범접할수없는 추위를, 겨울을 보여줄것이다.
 
 
스스로 해답을 찾은 이.
누군가에서, 방법을 찾아낸 한 남자.
 
".....힘내야지"
"...힘내야겠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은 롤을 켰다.
팬들이 바라는게 어려울지라도, 우리는 그들로 인해 살아가는 자들이다.
차가운 겨울을 지내는 나그네가 되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하지만 그 겨울은 이제 몰락하려 하고있다.
아니, 이미 몰락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겨울이 몰락해도 또 다시 찾아오는것은 겨울이다.
겨울속에서 겨울을 만들어낼것이다.
그 어떤 시련도 견뎌낼수있는 겨울의 왕국을 말이다.
그 겨울의 범접할수없는 여황과 황제가 되기위해.
 
 
그들은 다시한번, 큐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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