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왔네요!!
제가 수능을 본 게 벌써 3년전..(가물가물)이지만
매년 수능날이 되면 저도 덩달아 떨리곤 했는데
올해는 제 동생이 수능을 보게 되어 그런지 더 떨리네요
3년 전 제가 고3이던 시절 수능이 100일 남았을 때 동생이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줬는데
그게 아직도 고마워서 저도 이번에 뭘 해주면 좋을까 정말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응원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일주일동안 조공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동생네 교실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ㅎㅅㅎ/
프로젝트명은 수.능.요.정.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전, 다짜고짜 교실에 찾아가면 공부하는 아이들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렇게 미리 담임선생님과 협상을 체결했습니다 -_-*
거절하시면 어쩌나 정말 걱정했는데 다행히 엄청 반겨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그리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합니다.
공부할 때 피로를 회복시켜줄 비타500과 수제 마카롱을 주문했어요
여고생들인지라 비타500의 라벨지에 남자 연예인들의 사진을 일일이 합성해서
응원메시지를 담아보았습니다. (내가 만들면서도 받을 아이들이 부러웠던 건 함정)
선생님께 부탁드려 받은 아이들 명단을 참고해서 한 명 한 명 이름과 응원메시지를 담아
공강시간에 열심히 라벨지 합성 노가다를 뛰었습니다 ㅇ_<
다시봐도 왕.뿌.듯.
완성~~~
학술제랑 과제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틈만나면 이렇게 준비를 해씁니당
좋아할 동생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손에서 가위를 놓을 수가 없었음ㅎㅎ
프로젝트 실행 D-day -1 저녁, 마카롱도 완성되었습니다!!
학교 앞 고로케집에서 대량주문했는데 고로케보다 맛있었음 (소곤소곤)
한 개 맛보라고 주셨는데 진짜 맛있어서 주금 ㅇ-<-<
나약한 마카롱이 행여나 뭉개질까봐 주의에 주의를 거듭하고..
수업 중간에 나와서 집 내려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다음날 첫 차로 다시 올라올 생각에 정말..아득했지요..^^
소중한 마카롱들은 이렇게 발 밑에 안착!
..하려니 좀 불안해서
옆자리 빈 좌석에 앉혀드렸습니다.
버스 흔들릴까봐 안전벨트도 채워드림ㅋ
서천 휴게소 수제어묵바 존맛
요정으로 변신할 시간이 다가오네요 (두근)
-아버님..탈밍아웃 죄송..
집에 도착하니 웬 택배가..?
는 저의 분장도구
제정신으로 이런걸 샀다니ㅋ..
그래도 나의 동생이 행복할 수 있다면..기꺼이...팅커벨이..되리라..
만들어서 들고오면 깨질까봐 비타오백은 내려와서 준비했어요~
(사실 마카롱이랑 요정날개 사느라 돈이 없어서 엄마한테 손벌린 것임ㅎ)
미리 물에 넣어두면 라벨지가 손만 대도 잘 떨어져요
손쉽게 착착 벗긴 뒤 (-_-*)
다시 노가다 대장정
-노가다-
-완성-
-뿌듯-
-안뿌듯-
-한숨-
갖은 노력 덕분인지 마카롱은 단 하나도 깨진 녀석 없이
무사히 도착했답니다 ^------^
다~~~~합격해라!!!!!
마카롱 포장은 제대한지 1달 된 사회인 친구가 도와줬어요
덕분에 포장이 각이 딱딱 잡혀서 간지났음b
교실에 출몰하기에 앞서 동생이 집에 와서 한번 더 놀라게
2중 선물을 준비해 보았어요~~
동생이 좋아하는 초콜릿이랑 동생이 지망하는 학과 오빠의 싸인!
마지막으로 요정 시뮬레이션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날 들고 나가면 댐ㅎㅎ!”
짜잔ㅋ
담임선생님의 소개와 함께 등장
(사실 복도에 나와서 공부하는 친구들한테 이미 들켜서 진짜 창피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수능요정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관이네요..이 때 창피해서 안면홍조 도졌음
애들 이름 한명한명 불러주면서 준비한 선물을 하사했지요
(머리띠는 찡겨서 중간에 벗음. -요정지수가 -5 되었습니다.-)
줄때는 애들이 그냥 비타오백인줄 알고 아무 반응 없더니
받아서 자리에 들어가가지고 라벨지를 보면서 놀라더라구요ㅎ0ㅎ~~
바로 그걸 노린거였음ㅎ(으쓱)
언니가 다 만든거야~자랑도 하고
너에게 마카롱을 허하노라
마지막으로, 챙겨간 요정봉으로
한명한명 정수리에 기를 불어 넣어준 뒤 탈진하게 됩니다.
사족)
어린이용 분장도구라 그런지 날개가 목에 있네요 (권장연령:7세)
우투리같당ㅎ
-the end-
교실에 들어가서 눈 마주치자마자 동생이 경기를 일으키면서 창피해 하기에
‘아 요정분장은 오바였음..동생님 ㅈㅅ...’라고 생각했는데 집가보니 이렇게 카톡이 와있었어요ㅎ♡ 긔여운 녀석..^^
조금 챙피했지만 (사실은 조금많이)
지금까지 수능 준비하느라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 아이들이
저로 인해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했습니다 ㅎㅅㅎ
혼자서했다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마침 휴가 나온 군인 친구와
제대한지 얼마 안된 친구가 흔쾌히 도와줘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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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능이 하루 남았는데요
수험생 여러분 다들 고생한만큼, 준비한만큼 값진 결과 있으시길 바라요!
지금껏 견뎌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여러분은 박수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수고하셨어요 정말로!!♡